러브조이 가설

이제 여자 입장에서 생각해 봅시다. 여자에겐 남자가 계속 자신게 고기를 가지고 오게 하는 것이 이득입니다. 하지만 가임기는 잘해야 한 달에 하루 이틀입니다. 그럼 나머지 날에는 남자가 가져오는고기를 받을 수 없는 걸까요? 여자가 내놓은 해답은 위장 전략입니다.
자신이 항상 가임기인 듯 속여서 계속해서 고기를 받으면 되죠. 가장 확실하게 속이는 방법은 남자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 속이는 것압니다. 그래서 여자는 남자를 속일 뿐 아니라, 아예 여성 자신도 자신의 가임기를 모르게 됐습니다. 가임기를 정확히 모르는 인간은 늘 수시로 성교를 해야 했고, 남자는 계속 같은 여자에게 되돌아오게 됐습니니다

이렇게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성과 먹을거리를 매개로 짝을 맺게 돼성별 분업, 핵가족, 직립 보행이 ‘패키지‘로 등장했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기원이라는 주장은 ‘러브조이 가설‘로 불리고 있습니다. 미국 켄트 주립 대학교 사회학 및 인류학과 오언 러브조이(Owen Lovejoy) 교수가1981년 유명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해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가설입니다.

주립 대학교 사회학 및 인류학과 오언 러브조이(Owen Lovejoy) 교수가1981년 유명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해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가설입니다.

러브조이 가설은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응을 일으켰으며, 특히 페미니스트들의 거센 반발을 샀습니다. 이전에 사람들은 핵가족이 자본주의와 시장 경제의 부산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러브조이 교수의 말이 맞다면 남자와 여자가 결혼을 하고, 남자는 밖에 나가 돈을벌어 오고 여자가 그 돈으로 집을 지키면서 아이들을 키우는 모습이태초부터 인간의 유전자에 새겨진 운명이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또말을 조금만 바꾸면 수백만 년 전부터 먹을 것을 얻기 위해 여자가 자신의 성을 제공했다는 해설이 생길 수 있습니다. 러브조이 교수의 학설은 인류의 기원에 대한 학설이 아니라, 무한한 성생활을 꿈꾸는 남성들의 환상일 뿐일지도 모릅니다.

지난 30년 동안의 연구 결과를 보면 러브조이 가설이 틀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먼저 가임기에 상관없이 성생활을 하는 것은 인간만의특징이 아닙니다. 멀리는 돌고래, 그리고 인간과 가장 가까운 보노보(bonobo, Pan paniscus) 역시 언제나 성생활을 합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는 핵가족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사실은, 러브조이 교수의 설명과 달리 사실은간의 가임기가 숨겨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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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 무리 그리고 뒷담화

많은 학자들이 오랜 기간 동안 도구의제작과 사용, 수렵 생활, 그리고 두뇌의 발달이 인류 진화의 고차원적인 원동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도구의 제작과 사용을 위해서라고 하기에는 인간 두뇌는 황당할 만큼, 불필요할 만큼 큽니다. 인간의 두뇌는 그 크기가 절대적으로 클 뿐 아니라, 두뇌 중에서도 높은 수준의 결정을 행하는 대뇌 피질(cerebral cortex)이 유난히 큽니다. - P201

이토록 뛰어난 두뇌가 도구의 제작과 사용이라는 고상한 일보다는다른 곳에 주로 사용된다는 학설이 있습니다. 그것이 앞서 말한 사회두뇌 이론입니다.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동물들일수록, 그리고 같이생활하는 무리의 크기가 클수록 대뇌 피질이 큽니다. 인류학자인 던바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엿듣는 일이 주된 연구 활동이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의 대화 내용을 수년 동안 엿듣고 분석한 결과, 남녀 할것 없이 종교, 철학, 정치보다는 주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수다는 주로 여자들의 독점물인양, 마치 남자들은수다를 떨지도 않고, 떨어서도 안 된다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어 보면 남자들 역시 이야기하기를 제일 좋아하고, 이야기의주제 역시 평범한 일상에 대한 것입니다. 밤새워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것에는 남녀의 구별이 없습니다.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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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립보행의 장기적인 이득

이상희 교수의 글에는 단기적인 이득, 진화적 이득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빠져 있다. 사람이나 교수의 책은 이 문제를 천착하고 있다.

인류학자들은 그 뒤로도 약 20년 동안이나 머리가 먼저인지 다리가 먼저인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인간다움‘이 머리끝이 아닌 발끝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그토록 힘들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논의가 정리됐고, 모두가 두 발 걷기가 우선이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P179

물론 두 발 걷기가 인류에게 고통만 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인류는두 발 걷기 덕분에 다른 ‘인간다움‘의 특성을 얻을 수 있었거든요. 바로 문화입니다. 두 발 걷기는 손과 팔을 보행에서 해방시켰습니다. 자유로워진 손과 팔은 도구를 만들고 사용하는 데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윗몸도 함께 보행에서 해방됐습니다. 그 결과 횡격막이 자유로워졌습니다. 숨쉬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고,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낼수 있게 됐습니다. 목소리는 언어를 탄생시켰습니다. 이렇게 해서 도구와 언어라는 인류 문화와 문명의 토대가 완성되었습니다.
두뇌가 커진 것도 역시 걷기 덕분입니다. 도구를 만들고 사용하려면 뛰어난 지능이 필요합니다. 언어를 사용할 만큼 복잡한 사회생활을 하려고 해도 지능이 필요하고, 이는 곧 큰 두뇌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두뇌는 그냥 커질 수 없습니다. 두뇌는 지방으로 이뤄진 기관입니다. 고지방, 고단백의 식생활이 필수입니다. 이런 식생활은 도구를 이용해 고기를 정기적으로 확보하고 섭취한 이후에야 가능했습니다. 모든 게 두 발로 걸은 이후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이뤄진 일입니다.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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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과 영양실조 그리고 인구 증가

인류학자들이 조사를 해 보니, 농경을 시작한 집단의 치아에서 에나멜질 형성부전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심각한 영양 부족 상태는 오히려 농경을 시작하면서부터 나타났습니다.
몸의 크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팔뼈나 다리뼈의 길이를 재 봤더니, 농경을 시작한 집단에서 오히려 더 작았습니다. 몸집이 왜소해진 것입니다. 역시 굶주림과 영양실조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농업이 시작되고 풍요로운 식생활이 시작됐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농사를 지으면서 오히려 영양은 부족해지고 건강은 형편없게 변했습니다.  - P121

여기까지만 보면, 인류는 농업을 하면서 오히려 인구가 크게 줄어들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인구가 급증한 것입니다.
이것은 죽는 사람이 줄어들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질병이 늘었으니 오히려 사망률이 증가했을지도 모르지요. 이유는 죽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농업이 지대한 공을 세웠습니다. - P124

수렵 시대에는 4~5년마다 아기를 낳았습니다. 아기가 자라 걷게 될때 쯤에 다시 아기를 낳아야 엄마가 손을 덜 들이고 아기를 키울 수 있거든요. 두 명의 아기를 동시에 안고 키우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현대 의학이 제공하는 피임 기법을 모르면서도 어떻게 터울 조정을 했을까요? 

자연 상태에서의 터울 조정은 이유 시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자는 집중적으로 수유를 하는 동안에는 수유를 관장하는 호르몬이 배란을 억제하기 때문입니다(이를 젖 분비 무월경(Lactational amenorrhea)이라고 합니다.). 아기에게 젖을 떼고 더 이상 젖을 만들지 않게 돼 수유 호르몬이 줄어들면, 여자는 자연스럽게 배란과 월경 주기를 다시 시작합니다. 

농경 생활을 하지 않는 민족지 집단의경우 보통 3~4년 동안 수유를 합니다. 그리고 이유를 한 다음 다시 아이를 갖게 됩니다. 그래서 터울이 4~5년이 됩니다. 그런데 곡식을 중심으로 하는 식생활이 자리 잡으면서 이유식이 탄생했고 모든 게 바뀌었습니다. 아기는 엄마 첫 대신에 죽과 미음을 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 결과 아기는 보다 빨리 엄마 품에서 떨어질 수 있었고 엄마는 곧 동생을 낳을 준비를 했습니다. 이제 엄마는 2년 터울로 아이를 낳아도 충분히 키울 수 있게 됐습니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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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청소부 인류

그래서 인류는 동물성 지방을 얻는 획기적인 방법을 생각해 내기에이르렀습니다. 사실 방법이랄 것도 없습니다. 사자부터 독수리, 하이에나까지 모든 경쟁자들이 내장과 고기를 다 발라 먹고 버리고 간 찌꺼기를 먹는 거니까요. 바로 뼈입니다. 뼈는 무시할 게 아닙니다.  - P77

팔다리의 뼈 속에는 골수가 있고 머리뼈 속에는 뇌가 있습니다. 골수와 뇌는 모두 순수한 지방 덩어리로 영양이 풍부한데, 이를 노리는 경쟁자는 벌레와 박테리아 정도입니다. 초기 인류가 아무리 약했다 해도 이정도는 물리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뼈 안의 영양분을 취하는 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뼈는 매우 단단하다는 점입니다. 특히 팔다리뼈는 먼 훗날 무기로도 사용할 정도로 굵고 단단합니다. 이빨로는 이런 뼈를 깰 수 없습니다. 그래서 초기 인류는 돌로 뼈를 깨서 골수를 빼 먹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뼈 깨는 돌은 점점 그럴싸한 모양새를 갖춘 ‘석기‘가 되었습니다. 호모 하빌리스가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올도완 석기는 이렇게 뼈깨는 돌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 P78

플라이스토세(Pleistocene, 약 258만~1만 2000년 전 기간에 아프리카는건조해졌습니다. 숲이 점점 줄어들고 초지가 늘어났습니다. 식물성 먹을거리를 얻기 위해서는 점점 치열한 경쟁을 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인류의 조상에게 무척 불리했습니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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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ny 2023-07-13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면 사골을 우려먹는 한국문화도 다 과거부터 이어졌네요. 근데 시체청소부라니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