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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국가의 부 나남신서 164
제인 제이콥스 지음, 서은경 옮김 / 나남출판 / 2004년 9월
품절


1816년 미 연방정부는 초창기의 세관처럼 세입을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입 공산품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리기 위해 처음으로 관세 조치를 취했다. 이 관세는 도시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그들이 살고 잇는 도시경제의 진실한 못브을 말해 주었다. 수출품을 생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모든 수입품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관세는 효과가 있었다. 관세로 외국산 공산품이 국산품과 비교해 예전보다 더 비싸지자 도시의 수입대체 활동이 활발해졌다. 도시경제는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했고 더 이상 농촌의 공급경제가 벌어들인 소득으로 먹고살지 않게 되었다. -188쪽

도시가 생산적으로 발전하지 못한 미 남부에서 관세는 북부와 달리 경제적 혜택이 생겨나지 않은 채 오히려 생활비용만 증가시켰다. 남부의 농촌 생산자들은 과거처럼 싼 수입품을 살 수 없게 되었다. 이들은 사실 도시생산을 지원하는데 희생되었다. 관세를 비롯해 많은 불만이 쌓였고 남부지방은 1861년 합중국으로부터 탈퇴를 시도했고 그후 4년간 남북전쟁이 벌어졌다. -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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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국가의 부 나남신서 164
제인 제이콥스 지음, 서은경 옮김 / 나남출판 / 2004년 9월
품절


베니스가 콘스탄티노플과의 양방향 교역에만 집중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랬다면 베니스는 고유의 도시경제를 발전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베니스가 콘스탄티노플을 모방해 생산했을 조악한 상품은 콘스탄티노플 사람들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었다면 태동단계의 베니스는 콘스탄티노플로부터 수입한 다양한 제품을 자체생산으로 대체하지 못했을 것이다. 살 수 있었던 제품과 생산할 수 있었던 제품은 그 차이가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베니스가 필요했던 것은 실제로 자신이 생산할 수 있었던 도시에서 만든 제품을 사줄 시장이었다. 그 시장을 통해서만이 경제발전 프로세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 -164쪽

우르과이의 몬테비데오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라플라타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다. 경제적으로 낙후된 농촌으로 둘러싸인 이 두 도시는 모두 부유한 선진경제와의 단순한 양방향 교역에 집중하였다. 서로 기댈 어깨를 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경제가 발전하지 못했다. 낙후된 도시는 서로의 힘이 필요하다. -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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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제국주의 - 오리엔탈리즘과 중국사
폴 코헨 지음, 이남희 옮김 / 산해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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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70년대 이전 미국의 중국 연구자들 - 특히 19세기부터 20세기 초엽의 중국에 대한 연구자들 - 이 가졌던 연구경향을 분석, 비판하고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연구경향을 요약하고 있다.

코헨은 기존의 접근법을 세가지로 대별하고 있다. 그것은 충격-반응 접근법, 근대화 접근법, 제국주의 접근법이다. 충격-반응 접근법은 19세기 중국사를 서양의 충격에 따른 중국의 반응으로만 해석하는 방법이다. 근대화 접근법은 전통시대와 근대로 긴 중국의 역사를 간단히 구분하는 이분법적 방식이다. 제국주의 접근법은 근대화 접근법에 대한 비판적 접근법이다. 세가지 접근법 모두 서양의 영향을 과대평가하고 중국 내부의 발전이나 갈등구조를 등한시한다. 세가지 접근법은 모두 무엇이 중국의 근대사회로의 이행을 촉진 또는 방해했느냐는 목적론적 접근법에 함몰되어 실제 무엇이 일어났느냐는 비목적론적 질문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시각과 연구성과를 볼 수 없게 만든다. 

이 책에서 매우 드라마틱하게 읽히는 부분은 제3장 초반의 제임스 펙에 의한 기존 중국전문가 비판과 반비판, 이어진 반반비판 그리고 저자의 촌평이다. 베트남 전쟁으로 야기된 (미국)제국주의에 대한 반성 또는 증오가 미국내 중국학 학계를 어떻게 뒤흔들어 놓았는지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1980년대 남한 대학가를 휩쓴 지적 광풍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에드워드 사이드가 그의 주저 “오리엔탈리즘”을 통해 중동 지역 연구에 있어  서구의 편견을 잘 보여준 것처럼 폴 코헨은 오리엔탈리즘의 폐해가 중국 연구에 있어서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이 책은 인문학 관련 책으로 치부될 수 없는 사회과학자에게도 필독서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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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개석은 왜 패하였는가 서울대학교동양사학강의총서 8
로이드 E. 이스트만 지음, 민두기 옮김 / 지식산업사 / 199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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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최대 약점은 장개석이 패한 이유에 대해서는 길게 설명하지만 모택동이 승리한 이유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짐작컨데 저자가 철저한 반공주의자라서 모택동이 승리한 이유를 기술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불가능했다는 것 아닐까.

이 책에는 경제학을 전공한 이들에게 크게 도움이 되는 부분이 두가지 있다. 하나는 제2장 항일전시기의 농민과 징세 및 국민당 지배와 제3장 전후기의 농민과 과세부담과 혁명이다. 부정부패란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해 고전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특히 부정부패에 직면하여 농민들이 어떻게 대응하여 조세를 회피하는지도 잘 보여준다. 또한 혁명과 정부재정의 관계에 대한 통찰도 돋보인다.  아쉬운 측면은 부농과 대지주들이 과세를 피할 수 있었던 구체적 이유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것이다.

또하나는 제8장 장경국과 금원권 통화개혁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바이마르공화국의 하이퍼 인플레이션에 비견되는 중국의 하이퍼 인플레이션 사례를 읽을 수 있다. 화폐금융론 초입에서 등장하는 재정과 신뢰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갖는 관계에 대해 생생하게 읽을 수 있다. 인플레이션하면 바이마르공화국만 예를 들던 경제학 강사 또는 교수들은 꼭 한번 읽고 써먹길 바란다.

저자가 들고 있는 장개석이 패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1927년 토지개혁을 실시할 기회를 놓쳐버렸다는 것이다. 1927년에 국민당 좌파와 우파 사이에서 토지개혁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는데 장개석은 토지개혁을 미루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우파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마 저자는 1927년부터 1937년 사이의 국민당 역사를 다룬 "유산된 혁명"이라는 책에서 발견할 수 있을 듯하다. 왜 이 책은 번역되지 않는 것일까. 고 민두기 선생님의 제자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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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C. 더글러스 러미스 지음, 이반.김종철 옮김 / 녹색평론사 / 2002년 12월
구판절판


기술의 발달에 따라 새로운 필요가 만들어지고, 거기로부터 새로운 종류의 빈곤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일리치의 말을 빌리면, '근원적 독점'에서 생기는 빈곤입니다. -87쪽

20세기가 되면서 사람들이 꿈도 꾸지 못했던, 필요하다고 생각도 해보지 못했던 물건이 생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존재하지 않았고, 그래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물건을 만들게 되었습니다만, 그것은 단순히 사람들의 취미라든가 흥미가 변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 새로운 제품을 사지 않으면 만족한 생활이 불가능한 그런 사회를 그동안 우리는 만들어왔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을 살펴볼까요. 지금까지 존재했던 적이 없는 상품이 처음에는 사치품으로 등장합니다. 살 수 없는 사람은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 일로 속이 상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 사회가 변하면 그 상품은 어느새 '있으면 좋은 것'에서 '없으면 곤란한 것'으로 변해가며 살 수 없는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고 가난한 사람으로 만듭니다. -88쪽

지금 캘리포니아의 거의 모든 거리에서는 자동차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습니다. 원하느냐 원치 않느냐는 별개 문제로 자동차가 있다고 하는 것이 거리 구성의 전제가 돼버렸습니다. 이것이 일리치가 말하는 '근원적 독점'이라는 개념의 의미입니다.
자동차 사회는 "자동차를 사면 어떻겠냐?"라고 사람을 설득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가 없으면 가난뱅이다, 그대는 매우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는 거야"라고 사람을 위협하고, 강제하고 있습니다. -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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