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그레이스'(에릭 메택시스 저서)

노예무역에 반대하는 법안을 평생에 걸쳐서 의회에 올리면서 인권이란 주제로 애쓴 인물, 윌리엄 윌버포스(1759년 8월 24일 - 1833년 7월 29일). 영국의 노예무역선 선장이었던, 어메이징그레이스'란 곡을 지은 존 뉴턴 성공회 신부의 양아들과 같은 사람.

그의 일대기를 다룬 '어메이징 그레이스' 책을 수년전 정독했던 기억이 있다. 눈을 감기 전 그가 평생에 올린 법안이 통과된다. 1863년 1월 1일 링컨에 의해 노예해방 선언이 선포되기 영국에서 있었던 30년전의 일이었던 것이다.

 

아래 그림이 당시 노예 무역의 실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 노예선 브루크스호를 실측한 다음 그 내부를 정확히 묘사한 것이고, 브루크스 호는 법적으로 482명의 노예를 할당받았는데, 이 그림에는 정확하게 이 수만큼의 노예가 그려져 있다. 이 규제법이 있기전에는 이 배에 740명나 실었다.

곤충이나 계급장 같기도 하고 무슨 상형 문자같기도 하다. 그림 속 노예 한 사람 한 사람이 세밀하게 그려져 있는데 작은 것은 어린 아이를 그려놓은 것이다. 용변통도 눈에 들어오고, 사람들이 그 통들 옆에 있는 것도 보인다. 인간 대우를 못받던 당시 모습이 한장의 그림으로 적나라하게 보이네.

수개월을 배로 저런 상태에서 옮겨지는데, 그 자리에서 싸고 먹고 자고하니 질병에 시달리고, 오물 속에서 지냈다고 하니 그 익취와 불결과 상처들은 말할 것도 없었을 듯 싶다.

 

http://tvpot.daum.net/v/0JZvzlkPllc%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해 겨울은 일찍 와서 오래 머물렀다.

강들은 먼 하류까지 옥빛으로 얼어붙었고,

언 강이 터지면서 골짜기가 울렸다.

그해 눈은 메말라서 버스럭거렸다.

겨우내 가루눈이 내렸고,

눈이 걷힌 날 하늘은 찢어질 듯 팽팽했다.

 

그해 바람은 빠르고 날카로웠다.

습기가 빠져서 가벼운 바람은 결마다 날이 서 있었고 토막 없이 길게 이어졌다.

칼바람이 능선을 타고 올라가면 눈 덮인 봉우리에서 회오리가 일었다.

긴 바람속에서 마른 나무들이 길게 울었다.

 

주린 노루들이 마을로 내려오다가 눈구덩이에 빠져서 얼어 죽었다.

새들은 돌멩이처럼 나무에서 떨어졌고,

물고기들은 강바닥의 뻘 속으로 파고들었다.

사람 피와 말 피가 눈에 스며 얼었고,

그 위에 또 눈이 내렸다.

 

임금은 남한산성에 있었다.  <김훈, 남한산성, pp 31-32>

 

 

1636년 12월 말의 병자호란으로 인해

인조가 남한산성으로 피신했던 그날의 겨울도

무지 추웠나보다.

 

김훈의 필치로 그려낸 그날의 추위가 가슴으로 느껴지네.

일본에 일사늑약을 했던 굴욕의 날처럼,

민족적 수치의 삼전도의 굴욕의 날이 되었던 당시의 얘기를 그려낸

소설 '남한산성'의 첫장을 펼쳐서

아내에게 읽어주다가 들고 나왔는데,

잠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책장을 넘겨본다.

 

김훈의 책은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봐야하는 책이네.

 

아래 사진은 삼전도에 세워진 '대청황제공덕비'와 눈내린 남한산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광활한 대륙 중국은 인간 정글이라 할만한 땅이고,

그 땅에서 벌어지는 전세계의 세일즈맨들의 치열한 전쟁.

그리고 한국 남자 송재형과 중국 여자 리옌링의 로맨스.

 

다소 각 장들의 내용이 따로 놀아서

스토리의 연결이 어려움이 따르는 구성이지만,

이 책을 통해 중국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게되는 재미가 있다.

 

체면, 돈을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기고,

넓은 땅을 가졌음에도 땅 욕심이 많아서

동북공정을 비롯한 역사왜곡으로 욕먹고 있지만,

짧은 기간에 엄청난 경제성장을 하여서 G2로 선 나라.

이 땅에서 발로 뛰는 한국인들의 모습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이슈를 털어주는 남자, 김종배씨가

조정래 작가를 만나 한시간 인터뷰를 했네.

http://youtu.be/Qk6WK4dQsf8

 

손으로 태백산맥 필사하는 아들과 며느리를 가진 이분.

진정한 부자란 생각이 든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의 대하소설 속에서 대한민국 근대사를 다루고 이제는 이를 넘어서 대한민국 근대사를 넘어서 세계에 눈을 돌리게 만드는 작가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망의 인문학 - 클레멘트 코스 기적을 만들다
얼 쇼리스 지음, 이병곤.고병헌.임정아 옮김 / 이매진 / 200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클레멘트 코스는 얼쇼리스와 그의 뜻에 협력한 사람들의 열정,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애정의 표상이다. 정치적인 힘을 잃고 스스로 자해하는 각종 파괴와 약물, 그리고 헤어나지 못하는 가난 속 사람들이 인문학의 글과 강의를 통해 정체성을 찾아나가고, 자기 통제와 자치를 실천해 가도록 돕는 모습은 '희망'을 선물하는 자와 받는 자의 결실이다.

 

앞부분에서 도시빈민의 실상을 철학적으로 풀어서 논하는 부분이 다소 길고 지루한 측면이 없지 않았음은 그 입장에 내가 서 있지 못한 것 때문일 수도 있겠다. 뒷부분의 실제 수업의 진행과정과 교수진들, 학생들 개개인에 대한 소개, 타지역으로의 파급과정은 흥미진진하였고, 공동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왜 인문학을 배워야 하는지, 어느 분야에서 어떤 책을 읽고 어떻게 토론하며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지에 대한 노하우를 익힐 수 있었다.

 

독서모임, 성경공부모임들이 주입식이 아닌, 참여자들의 자기 주도와 자발적 참여 속에 진행되어가고, 그 여파가 각 개인과 가정을 변화시킬 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현세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그림을 그려보는 계기였다.


얼 쇼리스와 실비아 쇼리스 부부의 열의와 애정으로 일궈낸 이 무브먼트가 현재 박원순시장의 '희망서울' 시정에, 그리고 참여정부의 정책 속에 있었고, 정치적 소외계층에게 기회 제공을 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내가 속한 공동체만이 아니라, 영적 기갈 중에 있는 빈민들에게 손내밀고 나누고 돕는 공부의 실천에 평생 참여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세트 - 전3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 12월, 독서모임에서 정해서 읽기 시작한 이 소설.
약 3개월이 지나서 4부 12권의 책장을 덮게 되었다.


톨스토이와 동시대를 살았으나, 전혀 다른, 아니 거의 반대의 환경속에서 돈을 벌기 위해 글로 썼다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마지막 저작이다.


어찌보면 막장드라마같은 집안의 살인사건과 애정행각들, 그리고 신학적 변론들이 난무하여 읽는 내내 즐거움이라곤 손톱만큼도 제공하지 않으나, 추리소설적 전개와 세밀하면서도 정확한 인물스케치, 각 인물의 특징적인 언변과 인간관계로 인하여 독자를 끌고 나가는 필력이 있다.

 

드미트리, 이반, 알료샤와 스메르쟈코프, 그리고 그들의 아비이며 원수같은 표도르 카라마조프.
또 드미트리가 사랑한 그루셴카와 약혼녀 케체리나간에 얽힌 애정과 증오관계, 무엇보다 돈 3천루블을 둘러싼 의혹과 법정에서의 검사, 변호사가 펼치는 말의 잔치들, 이 모든 걸 만들어낸 작가의 치밀한 글쓰기에 박수를 친다. 한 인간 안에는 선과 악 모두가 있어서 한쪽으로 편가름할 수 없다는 것과, 아버지로 아들을 낳았다고 아버지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니고 아버지 다운 아버지여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했다.

 

어른들의 거짓과 불의에 대비하여 오히려 콜랴 크라소트킨과 일류세치카의 순수한 마음이 감동을 주고 있었고, 한 알의 밀알처럼 일찍 세상을 떴으나, 선한 파장력이 길이 미치게 되도록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세상을 살면서 만나는 인간 관계 속에서, 그리고 신앙에 대해서 좋은 안내판 하나를 이 책으로 삼게 된다. 두고 두고 간간이 펼쳐봐야겠단 생각을 하며 소설을 쓴 도스토예프스키의 다른 저작에 관심을 가져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