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세트 - 전3권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평점 :
작년 12월, 독서모임에서 정해서 읽기 시작한 이 소설.
약 3개월이 지나서 4부 12권의 책장을 덮게 되었다.
톨스토이와 동시대를 살았으나, 전혀 다른, 아니 거의 반대의 환경속에서 돈을 벌기 위해 글로 썼다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마지막 저작이다.
어찌보면 막장드라마같은 집안의 살인사건과 애정행각들, 그리고 신학적 변론들이 난무하여 읽는 내내 즐거움이라곤 손톱만큼도 제공하지 않으나, 추리소설적 전개와 세밀하면서도 정확한 인물스케치, 각 인물의 특징적인 언변과 인간관계로 인하여 독자를 끌고 나가는 필력이 있다.
드미트리, 이반, 알료샤와 스메르쟈코프, 그리고 그들의 아비이며 원수같은 표도르 카라마조프.
또 드미트리가 사랑한 그루셴카와 약혼녀 케체리나간에 얽힌 애정과 증오관계, 무엇보다 돈 3천루블을 둘러싼 의혹과 법정에서의 검사, 변호사가 펼치는 말의 잔치들, 이 모든 걸 만들어낸 작가의 치밀한 글쓰기에 박수를 친다. 한 인간 안에는 선과 악 모두가 있어서 한쪽으로 편가름할 수 없다는 것과, 아버지로 아들을 낳았다고 아버지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니고 아버지 다운 아버지여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했다.
어른들의 거짓과 불의에 대비하여 오히려 콜랴 크라소트킨과 일류세치카의 순수한 마음이 감동을 주고 있었고, 한 알의 밀알처럼 일찍 세상을 떴으나, 선한 파장력이 길이 미치게 되도록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세상을 살면서 만나는 인간 관계 속에서, 그리고 신앙에 대해서 좋은 안내판 하나를 이 책으로 삼게 된다. 두고 두고 간간이 펼쳐봐야겠단 생각을 하며 소설을 쓴 도스토예프스키의 다른 저작에 관심을 가져본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624/pimg_751396173122862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