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

호수는 안개의 잠옷을 벗고

여기저기 부드러운 잔물결이나

잔잔한 수면이 점차 모습을 드러냈으며,

안개는 무슨 밤의 비밀회의를 막 끝낸 유령들처럼

살금살금 숲의 모든 방향으로 빠져나가는 것이었다.

 

이슬마저도, 산허리에서 그러듯이

여느 곳보다 더 늦게까지 나뭇잎에 맺혀 있는 것 같았다.

 

이 작은 호수는

8월의 잔잔한 비바람이 불다 멈추다 하는 사이사이에

나의 가장 소중한 이웃이 되었다.

 

그때는 비록 하늘은 구름으로 덮여 있지만,

공기와 물이 다 같이 죽은 듯이 움직이지 않고 있어,

오후의 한때일지라도 초저녁의 고요함을 지니고 있으며,

티티새의 울음소리만 이 기슭 저 기숡에서 들려왔다.

 

이런 호수는 바로 그와 같은 때에 가장 잔잔한 것이다.

 

호수 위의 맑은 공기층은 얇고 구름에 가려 있기 때문에

빛과 반사로 가득 찬 수면은

그 자체가 지상의 하늘이 되며,

나에게는 더욱 소중한 하늘이 된다.

(월든 2장 p.133)

 

詩語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호수의 정경을 정말 잘 표현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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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5-07-07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술이네요^^

푸르미원주 2015-07-10 10:16   좋아요 0 | URL
사진이요? ^ ^
그림처럼 풀어낸 들도 예술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