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이해하는 현대사상 그림으로 이해하는 교양사전 1
발리 뒤 지음, 남도현 옮김 / 개마고원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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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어디 프랑스 저자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일본의 집필 그룹이라고 한다.  

현대 사상을 형성하는 데 크게 영향을 준 50여명의 사상가들을 정말 아주 간략하게 그림을 덧붙여서 설명해 주는 책이다. 하지만 이 사람들의 사상을 단 몇 페이지로 다 설명할 수 있다는 건 원래부터 불가능했을 터, 이 책에서 동기를 얻거나 자극을 받고 이 사상가들이 쓴 책을 고통을 감내하고 대하리라, 마음 먹기만 해도 이 책을 쓴 저자들의 목적은 이뤄진 셈일 거다.  이 책을 산 이유도 실은 현대사상가들에 대한 가이드북이 필요했기 때문이니까. 

이 책을 읽다가 놀란 점 하나. 러셀이야 유명한 수학자이면서 철학자, 문학가이기도 하니까 굳이 러셀의 수학 이론 외에도 다룰 게 충분하지만 노벨상까지 받은 유명한 물리학자인 프리고진을 현대사상가에 포함시켜 놓았다는 점이다. 내 생각에는 그 외 다른 물리학자도 있는데 왜 굳이 통계역학으로 유명한 프리고진을 다뤘을까 하는 점이다. 하긴 "엔트로피"라는 말이 주는 신비함이라는 게 있긴 하니까. 아무튼 프리고진 부분을 읽으면서 깨달은 것 하나. 역시 남들이 전하는 사상가들의 생각이라는 건 결국 여러 필터를 거쳐서 전해지는 거라 절반 이하의 신빙성만 둬야 한다는 것. 결국은 힘들더라도 한 사람, 한 사람, 스스로 이해하려 해야 한다는 것. 문제는 이 책에서 다룬 사람들이 쓴 책을 번역본으로 대하여야 한다는 건데 그게 읽는 고통을 배가시킨다는 점이다.  

그래도 그런 고통, 경험할 만 하겠지? 그게 철학함일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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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기술로 본 세계사 강의
제임스 E. 매클렐란 3세.해럴드 도른 지음, 전대호 옮김 / 모티브북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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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세계사 책은 정치, 사건 중심적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원제: Science and Technology in World History)은 확연히 구별되는 책이다.   

이 책은 참고로 미국 세계사 학회에서 주는 상을 받은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인 매클레런(아래 사진 왼쪽)은 현재 스티븐스 공과대학에서 역사학을 가르치고 있고 도른(오른쪽) 같은 대학에서 역사학을 가르치다가 은퇴하였다. 두 사람 다 모두 역사학으로 프린스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두 사람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학자라는 것은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알 수 있는데, 다른 역사책과는 달리 역사에 대한 분명하지만 균형 잡힌 관점을 보여 준다. 그건 이 책에 별 다섯 개를 준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선사 시대 때부터 오늘날까지 인간 문명의 한 부분으로 과학과 기술을 다룬다. 그러니까 과학과 기술은 인간 문명의 어펜딕스가 아니라 한 부분이라는 사실.  

디트리히 슈바니츠가 쓴 <교양>이라는 책에서 인문학은 다뤘지만 자연과학과 기술은 다루지 않았다는 사실, 그 사실 때문에 에른스트 페터 피셔과 <또 다른 교양>이라는 책에서 현대인이 알아야 할 과학 교양을 다루기도 했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교양 중 절반은 과학과 기술이라는 사실, 그래야지만 사회 문제를 좀 더 정확히 직시할 수 있을 것이다.  

교양은 인문학의 언저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학, 자연과학과 기술 모두를 포함한다는 것, 종종 잊고 있지만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꼭 한번 읽기를 권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번역 또한 여러 책을 번역한 전대호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동시에 전공한 전문가 답게 이 책을 훌륭하게 번역하였다. 이 책이 전대호가 번역한 책 중 세 번째로 읽은 책이기도 하지만 역시 번역을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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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 행복의 중심
울리히 슈나벨 지음, 김희상 옮김 / 걷는나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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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휴식>이라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샀다. 이 책의 원제는 "Musse, die Wissenschaft vom Nichtstun"이다. 직역하면 "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의 과학"쯤 되겠다. 저자 Ulrich Schnabel은 독일 신문(정확히 말하면 주간지) 중 가장 지성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Zeit(시간), 그러니까 Bild 신문과는 대척점에 서 있는 신문에 과학 관련 글을 쓰는 저널리스트다.  그리고 전공이 물리학과 출판학이라 좀 더 저자에게 끌렸는지 모르겠다.

과학 관련 글을 쓰는 사람 답게 이 책에서도(책 원제도 그렇고) 왜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한가, 를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특히 이 책의 첫 부분은, 대개 책들이 그렇지만, 인상적이고 실제적이다. 낮잠을 자라, 휴대폰이랑 이메일을 좀 멀리 하라, 등등. 낮잠도 체계적(?)으로 분류해 놓았다.  언젠가 읽었던 버트란트 러셀의 <게으름의 찬양>을 생각나게 한 책이다.  

지금 번 아웃 직전에 있는 사람에게 일독을 권한다. 지금 쉰다고 뭐 큰 일 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잠시 멍 하니 쉬는 것도 시간 낭비가 아니라는 걸 일깨워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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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없는 열정 - 20세기 지식인의 오만과 편견
마크 릴라 지음, 서유경 옮김 / 미토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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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마크 릴라의 글 중에 내가 읽은 건 이 <분별없는 열정: Reckless Mind: Intellectuals in politics>랑 <이사야 벌린의 지적 유산>에 실은 논문 한편이 전부다. 이 책은 몇 년 전에 읽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었다.  저자 마크릴라는 현재 콜럼비아 대학교  인문학부 교수로 있다.
http://www.columbia.edu/cu/history/fac-bios/Lilla/faculty.html  

이 책 <분별없는 열정>은 New York Review of Books에 실은 리뷰(1, 2, 3, 6장)와 The Times Literary Supplement(4, 5장)에 기고했던 글을 모아 낸 책이다. 실제로 New York Review of Books의 마크 릴라가 쓴 리뷰란에 가보면 이 책에 실렸던 글을 부분적으로 볼 수 있다.  
 http://www.nybooks.com/contributors/mark-lilla/  

NYBooks of Review에 책 리뷰를 실은 순서와 이 책에서의 순서는 다른데, 그 이유는 아마 역사적 순서에 따라 글을 배치하느라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니까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하이데거, 아렌트, 칼 야스퍼스, 칼 슈미트, 발터 베냐민, 푸코, 데리다의 책들을 리뷰하면서 쓴 글이다. 저자의 생각은 이 책의 맨 마지막 장인 후기: 시라쿠사의 유혹에 나온다.  

책 리뷰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읽은 다음에는 마크 릴라가 소개하는 책들을 읽는 게 순서겠지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이 아니라 시간 좀 걸리지 않을까. 아무튼 마크 릴라가 소개하는 저자들의 공통점이라면 나치를 위시한 현대 전제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지식인"들 이야기다. 후기에 나온 대로  이 사람들의 속 마음을 들여다 본다면 이 쟁쟁한 학자들 마음에 억누를 수 없었던 전제성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책 제목도 분별 없는 열정이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정확히 말하자면 좀 더 생각해보고 자신을 돌아보고 비판해 본 다음 정치에 발을 들여 놓아야 했지만 결국 마음 속에 있는 욕망에 충실했던 사람들이 바로 하이데거를 위시해서 이 책에서 소개해 놓은 사람들이다.  

근데 이 책을 읽다 보면 하이데거도 그렇고 베냐민도 그렇고, 푸코나 데리다는 더더욱 그렇고 별로 읽고 싶은 생각이 안 드는데 굳이 이 사람들 책을 읽어야 하나 싶다.  특히 데리다 같이 모호하기 짝이 없는 글들은 읽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저자가 이렇게 진지하게 소개하는 책들이라 쉬이 무시하기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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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사기 - 포스트모던 사상가들은 과학을 어떻게 남용했는가
앨런 소칼, 장 브리크몽 지음 | 이희재 옮김 / 민음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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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소칼(Alan Sokal)은 뉴욕 대학 물리학과 교수이고 장 브리크몽(Jean Bricmont)은 벨기에 루뱅 대학 교수로 있다. 이 책은 원래 자적 사기(Impostures Intellectuelles)라는 제목으로 1976년 프랑스에서 먼저 출간된 책을 영어로 번역한 책이다. 저자들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자크 라캉, 줄리아 크리스테바, 뤼스 이리가레이, 브루노 다투르, 장 보드리야르,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 폴 비릴리오와 같은 프랑스계 포스트모던 철학자들이 어떻게 수학과 과학을 잘못 사용하고 있는가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위의 철학자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아마 분개할지도 모를 만큼 도발적인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이 쓰여지게 된 동기가 있다. 1996년에 소칼이 Social Text라는 철학잡지에 "경계의 침범:양자 중력의 변형해석학을 위하여(Transgressing the boundaries: Toward a transformative hermeneutics of quantum gravity)"라는 논문을 실는 데 성공한다. 이 논문은 포스트모더니즘을 패러디한 억지와 후안무치한 궤변으로 가득 차 있는 논문이다. 소칼은 의도적으로 이러한 논문을 쓴 후 과연 이렇게 쓰여진 논문이 게재될 수 있는지 보기로 했다고 한다. 극단적 형태의 인식론적 상대주의를 표방한 이 논문이 Social text에 게재된 후 얼마 뒤 소칼이 위 논문이 단순한 패러디였다고 밝힌다. 이 일로 학계에 엄청난 파문이 일었다고 한다. 뉴욕 타임즈, 옵저버, 르 몽드 같은 신문에 여러 학자들-이 중에는 S.Weinberg도 들어 있다-이 관계되는 글을 싣기도 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포스트모더니즘을 비판하기보다는 수학과 물리학에서 나오는 개념들이 남용되는 것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다. 수학과 물리학의 개념들을 남발하면서 어설픈 학식을 드러내는 철학자들의 의도는 과학에 무지한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무엇보다도 겁을 주려 하는 것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그 예로 라캉은 위상수학의 가장 최근 이론을 응용한다고 으스대고 라투르는 자기가 아인스타인한테 한 수 가르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기염을 토한다고 말한다.  


이 책을 차분히 읽어보면 저자들이 가볍게 위 철학자들을 다루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들이 말하듯 이 책을 통해서 라캉의 정신 분석학, 들뢰즈의 철학, 라투르의 사회학 연구를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 저자들이 과학적인 기본 문제에 대해서 한 말들에 대해 비판한다. 

한 가지 덧붙이면 소칼이 다룬 철학자들이 비록 과학과 수학을 오남용한 구석은 있지만 메타포로써 수학과 과학을 썼다면 그용서 받을 수도 있는 것 아닐까. 그저 그 사람들이 수학과 과학을 자신들의 문체를 강화하는 방편으로 사용했다면 말이다. 그래서 쓰이는 언어가 더 풍부해 질 수 있다면. 하지만 수학과 과학을 대하는 인문학자들의 잠재된 오만 또한 반드시 비판하고 넘어가긴 해야겠다.  

참고로 이 책은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제법 논란이 되었던 책이다.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Physics Today에 실렸던 머민(Mermin) 교수의 글로 일단락 된 듯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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