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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없는 열정 - 20세기 지식인의 오만과 편견
마크 릴라 지음, 서유경 옮김 / 미토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 마크 릴라의 글 중에 내가 읽은 건 이 <분별없는 열정: Reckless Mind: Intellectuals in politics>랑 <이사야 벌린의 지적 유산>에 실은 논문 한편이 전부다. 이 책은 몇 년 전에 읽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었다. 저자 마크릴라는 현재 콜럼비아 대학교 인문학부 교수로 있다.
http://www.columbia.edu/cu/history/fac-bios/Lilla/faculty.html
이 책 <분별없는 열정>은 New York Review of Books에 실은 리뷰(1, 2, 3, 6장)와 The Times Literary Supplement(4, 5장)에 기고했던 글을 모아 낸 책이다. 실제로 New York Review of Books의 마크 릴라가 쓴 리뷰란에 가보면 이 책에 실렸던 글을 부분적으로 볼 수 있다.
http://www.nybooks.com/contributors/mark-lilla/
NYBooks of Review에 책 리뷰를 실은 순서와 이 책에서의 순서는 다른데, 그 이유는 아마 역사적 순서에 따라 글을 배치하느라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니까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하이데거, 아렌트, 칼 야스퍼스, 칼 슈미트, 발터 베냐민, 푸코, 데리다의 책들을 리뷰하면서 쓴 글이다. 저자의 생각은 이 책의 맨 마지막 장인 후기: 시라쿠사의 유혹에 나온다.
책 리뷰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읽은 다음에는 마크 릴라가 소개하는 책들을 읽는 게 순서겠지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이 아니라 시간 좀 걸리지 않을까. 아무튼 마크 릴라가 소개하는 저자들의 공통점이라면 나치를 위시한 현대 전제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지식인"들 이야기다. 후기에 나온 대로 이 사람들의 속 마음을 들여다 본다면 이 쟁쟁한 학자들 마음에 억누를 수 없었던 전제성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책 제목도 분별 없는 열정이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정확히 말하자면 좀 더 생각해보고 자신을 돌아보고 비판해 본 다음 정치에 발을 들여 놓아야 했지만 결국 마음 속에 있는 욕망에 충실했던 사람들이 바로 하이데거를 위시해서 이 책에서 소개해 놓은 사람들이다.
근데 이 책을 읽다 보면 하이데거도 그렇고 베냐민도 그렇고, 푸코나 데리다는 더더욱 그렇고 별로 읽고 싶은 생각이 안 드는데 굳이 이 사람들 책을 읽어야 하나 싶다. 특히 데리다 같이 모호하기 짝이 없는 글들은 읽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저자가 이렇게 진지하게 소개하는 책들이라 쉬이 무시하기도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