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스토리 - 양자역학 100년 역사의 결정적 순간들 퀀텀 시리즈
짐 배것 지음, 박병철 옮김, 이강영 해제 / 반니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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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Quantum Story (퀀텀스토리)

저자: Jim Baggott https://en.wikipedia.org/wiki/Jim_Baggott

1957 3 2일 영국 버크셔 리딩에서 출생. 1978년 맨체스터대 학사. 그 후 옥스퍼드에서 화학물리학으로 박사. 리딩대학교에서 교수로 지내다 다국적 기업 쉘 석유회사에서 근무. 몇 년 후 회사에서 나와 컨설팅과 과학 작가로 활동 중. 지금까지 모두 아홉 권의 책을 출판함.


양자스토리의 부제목은 A History in 40 moments(번역본에서는 양자역학의 결정적 순간들이라고 번역하였다)이듯, 이 책은 40장으로 되어 있다. 저자는 이 40 장 안에 1900년부터 2000년대까지 물리학자들이 어떻게 원자와 그보다 더 작은 세계를 이해해왔는지 담아 놓았다. 저자가 글머리에서 이야기했지만 단 한권의 책으로 양자역학의 역사를 다 펼칠 순 없다. 이 책 맨 뒤에 참고문헌으로 나오는 약디쉬 메라(Jagdish Mehra)와 헬무트 레헨베르크(Helmut Rechenberg)가 집필한 양자역학의 역사적 발전(The Historical development of Quantum Theory)”만 해도 4권으로 되어 있다. 양자역학을 배우는 것도 단순히 책 한권을 독파하는 걸로는 부족하다. 하지만 책이 너무 두꺼우면 독자들이 싫어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던 저자는 양자역학이 발전해 오면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들을 40장으로 나눠 양자역학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그래서 박병철 교수가 부제를 이렇게 바꿨는지 모르겠다)을 한 물리학자들의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양자역학을 설명하거나 그 역사를 이야기해주는 대부분의 책들은 1940년대 이전 이야기만 기술하거나 아니면 양자역학의 해석 문제를 다루지만 이 책은 양자역학이 탄생한1900년부터 양자역학의 가장 까다로운 문제와 관련한 2000년대 실험과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 결합하면서 태어난 문제아인 양자장이론의 발전과정, 쿼크의 탄생, 표준모형의 등장, 그리고 마지막에는 우주로 확장되는 양자적 우주론까지, 양자역학을 대단히 폭넓게 조명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양자역학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준다. 원래 전공은 화학물리이지만 양자역학을 넘어서 양자장론, 핵물리, 입자물리, 초끈이론까지 이어지는 저자의 관심에 경의를 표한다.

디트리히 슈바니츠(Dietrich Schwanitz)교수는 교양을 사람이 알아야할 모든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역사, 문학, 철학, 언어, 미술, 음악, 건축…… 많은 리스트에 과학은 종종 빠질 때가 있다. 과학은 제너럴리스트들의 서고에는 있을 필요가 없고 스페셜리스트나 보면 되는 아니다. 인문학의 교양 못지 않게 수학과 과학은 인간 지성의 하나의 기둥이다. 과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과학을 소개한 교양서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퀀텀스토리> 두께가 조금 두꺼운 빼면 일반인이 읽기에 그리 어렵지는 않다. 양자역학을 세우는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인 인간들의 지성의 자락을 엿보기 원한다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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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가라 -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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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으레 클라이맥스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순간에 독자를 압도해가는 절정은 드물다. 한강의 <바람이 분다, 가라>는 8장부터 독자의 숨통을 조여온다. 서스펜스 때문도 아니고 재미 때문도 아니다. 한 여인이 과거에 겪었던 고통의 무게와 무참하게 꺾여버린 여인의 삶과 그 비극의 시작점에서 죽음을 맞이한 그 유복녀. 그리고 그 죽음 뒤에 숨어있는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 문체는 극도로 절제되어 있지만,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한 여인의 고통은 읽는 사람의 숨통을 조여온다. 소설을 읽은 후, 잠을 설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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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승리하는 사와카미 투자법 가치투자총서 4
사와카미 아쓰토 지음, 유주현 옮김 / 이콘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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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하는 덴 딱히 어려운 이론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앞부분은 장기주식 투자가 단기투자보다 나은 점을 설득 넘치는 어조로 설명한 다음, 장기 투자 원칙을 설명해 준다. 한번은 들어봤을, 하향식(top-down) 방법. 먼저 거시 경제를 살펴라. 그런 다음 향후 발전 가능한 산업 분야를 찾아라. 이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추론이다. 풀어서 말하면 상상력과 논리다. 마지막으로 투자할 회사를 정하라. 투자할 회사를 찾기 위해서는 한 회사의 지난 10년에서 15년간 재무구조, 특히 대차대조표를 철저하게 살펴보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그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눈에 들어온단다. 

주식 투자를 어떻게 하는지 알고 싶다면, 성공 신화나 기술적인 분석과 투자, 단순히 회사를 소개해 놓고 이런 회사들을 투자하라고 볼륨 업 하는 책보다는 <불황에도 승리하는 사와카미 투자법> 같은 책이 훨씬 더 낫다. 먼저 정직하다. 그리고 원리를 짚어준다. 나머지는 실제로 해봐야 하겠지만. 돈이 벌고 싶다면, 그만큼 노력을 기울어야 하는 건 당연하니까. 하지만 그게 그리 힘든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이 이야기해 준다. 얇지만, 투자의 원리를 가르쳐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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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김정선 지음 / 유유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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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저자가 앞서 출판한 <동사의 맛>이라는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좋았겠다. 외국어에 기울인 노력의 절반만 쏟으면 우리말을 참 잘 할 수 있겠지만, 어떻게 애써야 하는지 막막하다면 이책부터 시작하자. 막막한 기분은 이 책을 읽다 보면 조금은 사라질 것이다. "적.의를 보이는 것.들"부터 시작하자. 


이 책을 읽으면서 영어와 우리말의 차이를 시공의 차이를 들어 비교해 놓은 부분은 무척 인상적이다. 영어는 관계사(관계대명사나 관계부사)가 발달한 언어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서술해가는 방식이 관계사를 중심으로 되감아 가는 반면(저자는 이것을 공간에 빗대서 설명했다), 한글문장은 펼쳐내는 시간으로 의미를 만든다는 말, 의미 있는 말이다. 


잘못 쓰고 있는 표현을 지적하면서도 언뜻 비치는 저자의 따뜻한 마음. 이 마음 때문에 이 책을 읽고 난 뒤 별 다섯개를 준다. "잠시만 기다리실게요". 이 표현이 옳지 않지만 사람들이 계속 쓰는 이유는 그 만큼 감정 노동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일 거라는 저자의 말. 맞다, 맞아.  


"누구나 문장을 쓸 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써 나간다"는 말, 저자의 직업의식이 물씬 느껴져 좋다. 

    

한글로 글을 쓸 땐 이 책에서 지적한 예들을 꼭 기억해 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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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의 즐거움 - 인생을 해석하고 지성을 자극하는 수학 여행
스티븐 스트로가츠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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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스티븐 스트로가츠는 코넬대학교 수학과 교수로 있다. 오래 전에 산 책 <비선형 동역학과 카오스>라는 교과서에서 비선형 미분방정식을 아주 쉽게 설명하는 데 감명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 <x의 즐거움>이라는 책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말 그대로 복잡한 수식 너머에 있는 수학의 즐거움을 찾아 쉬운 말로 설명해주는 책이다. 하지만 단순한 연산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깊은 내용을 담고 있는 현대 수학의 핵심 되는 부분을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관련 지어 재미 있게 수학을 설명한다는 점에서 수학 교양책 중에는 단연 돋보이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예를 들면 사랑의 미분방정식을 이용해 연인들 사이의 밀땅을 어떻게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또는 사회 생활이나 정치, 국제관계에서 늘상 일어나는 내 적의 적은 내 친구라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어떻게 나타낼 수 있는지, 곱셈의 교환법칙 안에는 얼마나 심오한 원리가 숨어 있는지, 자세히 설명해주는 책이다. 

침대 매트리스를 한면만 계속 쓰면 모양이 변형되어 쓰기 불편해지기 때문에 한번씩 뒤집거나 돌리거나 해서 바꿔줘야 하는데 그 속에는 현대대수학이나 현대물리학에서 중요하게 쓰이는 군론이 숨어있다는 사실도 이야기 해준다. 빵집에서 파는 베이글 속에 숨어있는 위상수학, 양자역학의 근간을 이루는 필수수학인 힐베르트공간을 힐베르트호텔로 설명하기도 하고, 허수 안에 숨어있는 예술적 아름다움을 밝히기도 한다.

이렇게 잘 쓴 수학 교양책을 읽는다는 것, 참 즐거운 일이다. 저자에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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