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책의 저자, Jorge Jose와 Eugene Saletan 교수는 Northeastern University에서 은퇴한 뒤 명예교수로 있다. 이 두 사람이 공동 집필한 Classical Dynamics: A contemporary approach는 Goldstein이 쓴 기존 역학 교과서와는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쓴 책이다. 이 전에 이미 수학자들이 수학적인 관점에서 쓴 고전역학 책들이 있다. 예를 들면, V.I. Arnold의 저 유명한<Mathematical Methods of Classical Mechanics>나, R. Abraham과 J. E. Marsden이 쓴 <Foundations of Mechanics>는 이 분야에서 이미 고전의 반열에 든 책이다. 물론 위 두 책만큼이나 읽기에 쉽지 않지만 이론물리학자 둘이서 쓴 책도 있는데, 바로 Sudarshan과 Mukunda의 <Classical Dynamics: A Modern Perspective>다. 이 책 또한 Lie Group과 Lie Algebra를 본격적으로 써서 역학을 다룬 책이라 대학원 고전역학을 처음 접하는 학생에게는 적합한 책이 아니다.
하지만 수학자들이 쓴 책은 현대미분기하학을 주 언어로 쓰기 때문에 수학적인 준비 없이 이 책들을 소화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물론 V.I. Arnold가 쓴 책은 R. Abraham과 J. E. Marsden이 쓴 책 보다는 좀 낫지만 대개 미분다양체와 Tangent bundle 같은 미분기하학의 기초적인 지식이 없이는 첫 장에서 아마 흥미를 잃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Sudarshan과 Mukunda가 쓴 책도 이론물리학에서 쓰는 고급 수학을 덧입혀서 고전역학을 기술하였기 때문에 고전역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에게 어렵긴 매 마찬가지이다. 이런 점에서 Jose와 Saletan이 쓴 교과서는 기존의 관점과 수학자들의 관점을 잇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떤 이들은 수학적인 Rigorisity가 결여되어 있는 책이라고 비난하지만 모노그래피가 아니고 물리학과 대학원 초년생들을 위해 쓴 교과서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 혹평하는 건 공평하지 못하다. 이제 막 고전역학을 접하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관점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건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훌륭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2. 이런 점에서 보면 Jose와 Saletan이 쓴 이 새로운 관점의 고전역학 교과서는 한번 쯤은 대학원에서 교재로 선택해 사용할만 하다. 가르치는 사람에게도 고전역학이 뉴턴과 라그랑쥐, 해밀턴 이래로 장농 속에 묻어 둔 학문이 아니고 오늘날에도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라는 걸 새삼 느끼게 해 줄 테니까 말이다. 학생 중에서 앞으로 이론물리학을 전공할 사람이 있다면 고전역학을 통해 이런 기하학적 방법에 익숙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류의 교과서가 앞으로도 계속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구나 비선형 역학은 최근 들어 경이로운 진보를 이룬 분야라는 걸 감안하면 학생들을 일찍부터 새로운 방법들에 노출시키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물론 이렇게 새로운 관점에서 쓴 책으로 공부할 때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대부분의 물리학에서는 수학과는 달리 실제 문제를 다룬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소위 Coordinate-free한 접근을 한다해도 결국에는 좌표계를 선택해서 특별한 경우의 문제들을 다루어야만 한다. 이 Jose와 Saletan의 책이 부분적으로는 Coordinate-free한 방법을 도입하곤 있지만 본격적이진 않고 정통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다루고는 있지만 그래도 Goldstein이 쓴 역학 교과서의 고전인 Classical Mechanics를 반드시 같이 공부하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