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 [초특가판]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1
피터 웨버 감독, 스칼렛 요한슨 외 출연 / 기타 (DVD)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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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지 못한 사랑이 더 아름답다? 정말 그럴까? 소설을 읽고 영화를 봤다. 2004년이었던가. 소설을 읽을 그 즈음, 그림에 꽂혀있을 때라 더욱 환상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영화는 소설만큼의 여운을 안겨주지는 못했지만, 스칼렛 요한슨과 남자 주인공(이름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는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너무 이미지 좋았던 그가 등장하기에.. 충분히 만족했다. 푸줏간 청년도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에 나왔던 그가 아닌가. 휴~ 배우만으로도 빛나는 영화다!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일은 좋은 음악을 듣거나, 멋진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행복한 일이다. 빈센트 반 고흐 이후 그림을 좋아하게 되었다. 이런저런 화가들과 조우하다 요하네스 베르메르도 만나게 되었다. 그는 17세기 북구 유럽화단을 대표하는 네델란드 사실주의 화가다.

그의 작품 가운데 왼쪽 어깨를 살짝 틀어 커다란 눈으로 화가를 응시하는 소녀의 초상화, <진주 귀고리 소녀>의 표정은 뭐라고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신비롭다. 작가에 의해 재창조된 그림 속의 소녀 그리트는 언뜻 보아도 하녀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가 사고로 앞을 보지 못하게 되면서 가계에 보탬이 되어야 했으므로 그리트는 화가 베르메르의 집에 하녀로 가게된다. 베르메르는 미술 거래상이며, 여관 경영도 맡았기에 그림에만 전념하는 다른 화가들과는 달리 한 작품을 완성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편이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지내는 것이, 또 하녀가 해야하는 일이 버겁기만 한 그리트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집보다 이곳에 더 익숙해지게 된다. 나중에 그리트는 베르메르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부호의 요청으로 모델이 되는데, 이때 완성한 그림이 바로 <진주 귀고리 소녀>이다. 이 일로 그리트는 이 집에서 나오게 된다. 베르메르의 아내 카타리나는 하녀 신분으로 자신의 귀고리를 하고 모델이 된 그리트를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아니 단지 그 귀고리 때문이 아니라 남편과 하녀와의 관계에 대해 자신할 수 없었던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내면적으로 이들은 사랑하고 있었고, 그의 아내가 진주 귀고리라는 것에 자신의 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리라.

그리트는 푸줏간 청년 피터와 결혼식을 올렸고,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베르메르의 사망 소식을 듣고 카타리나를 만나게 되는 그리트는 베르메르의 유언에 따라 진주 귀고리를 건네 받게 된다. 진주 귀고리는 사랑의 상징이 된 셈이다. 눈빛으로만 나눈 사랑이었다. 오로지 모델과 화가의 위치에서만 서로의 눈을 깊이 바라볼 수 있었으므로….

주인과 하녀라는 신분적 금기, 또한 결혼한 남자와의 사랑이라는 이유로 사랑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이루지 못한 사랑이기에 더 애틋하고, 그래서 더 아름답게 각인되는 듯 같다. 삼자의 입장에선 그러하지만 당사자들은 어떨까? 남의 이야기라고 쉽게 말할 것이 못되긴 하지만..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이루지 못해 더 아름답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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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주룩주룩 (2disc)
도이 노부히로 감독, 나가사와 마사미 외 출연 / 팬텀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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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한 편의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오월의 장미보다 더 활짝 핀 요타로의 미소는 세상 시름을 잊게 할 위력을 지녔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요타로(츠마부키 사토시)는 밝은 웃음 하나로 단번에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엄마와 둘이 살던 요타로에게 갑자기 아버지와 여동생이 생긴다. 어머니가 재혼한 것이다. 잠시나마 행복해 보이던 가정은 아버지가 집을 나가는 일과 동시에 모든 상황이 나빠진다. 새 아버지를 그리워하던 어머니는 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 요타로와 여동생 카오루만이 망망대해 같은 세상에 남겨진다. 둘은 할머니가 계신 섬으로 가 살게 된다.

어머니는 카오루를 잘 돌봐주어야 한다고 당부했지만 내 보기에 유타로가 더 걱정이다. 제 앞가림도 하기 힘들어 보이는 어린 나이인 요타로가 과연 동생까지 건사할 수 있을지 말이다. 특수한 환경 탓에 비교적 철이 일찍 든 요타로는 어머니의 유언을 잊지 않고 동생을 잘 돌봐준다. 동생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 어려운 살림을 타계하기 위해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고 사회에 나와 돈을 번다.

낮에는 시장에서 배달을 하고 저녁에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주야로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그가 하고 싶은 일은 예전에 어머니가 했던 레스토랑 같은 식당을 여는 것이다. 빨리 기반을 닦아 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한시도 요타로를 떠나지 않았다. 유타로는 밤낮없이 일만 했다.

카오루는 고교 입학을 위해 할머니와 함께 살던 섬을 떠나 오빠가 있는 곳으로 오게 된다. 함께 살게 된 남매는 어느 오누이보다 사이좋고 행복해 보였다. 이를 데 없이 남루한 집에서도 행복이 퐁퐁 샘솟는 모습이 얼마나 대조적인지.

어느 정도 돈이 모였고 빚을 조금 얻어 요타로는 레스토랑을 연다. 제 손으로 인테리어를 담당해서 비용을 절감했다. 뜨거운 태양을 등지고 얼마간 열심히 나무를 다듬고 조립해서 새로이 태어난 레스토랑이었다. 드디어 개업파티를 시작했는데 느닷없이 가게주인이 나타나 요타로가 사기 당한 사실을 알게 된다.

요타로는 너무 어렸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자신처럼 착하지 않다는 걸 몰랐던 걸까. 아르바이트 하던 식당에 단골이었던 손님이 가여운 요타로의 등을 친 것이다. 괴로워하고 있을 요타로가 보기 힘겨워 여자친구인 케이코는 의사인 아버지에게 부탁을 한다. 아버지는 의대에 다니고 있던 케이코 짝으로 요타로가 못마땅했고 빚을 갚아주는 대신 헤어지라는 이야기를 건넨다. 요타로는 상처받았다.

그 일 이후로 요타로는 더 쉴 틈 없이 일해 빚을 모두 갚는다. 그리고 케이코와는 헤어졌다. 아버지일도 그렇지만, 케이코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보다는 카오루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서였을 것이다. 요타로가 사랑할 유일한 사람은 카오루 뿐이었다.

카오루는 자신을 위해 고생만 하는 오빠가 안쓰럽다. 오빠 자신의 꿈을 나에게 전가시키지 않기를, 더 이상 나를 위해 밤낮 할 것 없이 일하지 말고 오빠 자신을 위한 삶을 살기를 바랐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더 사랑하게 될까 두려워 떠난 것이 아닐까.

서로의 마음을 숨긴 채 의좋은 오누이로 살아왔지만, 싹트는 사랑을 막을 수는 없다. 카오루가 대학에 진학하며 떨어져 지내게 된 두 사람, 서로를 많이도 그리워하며 살지만 운명은 결국 그들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요타로가 과로사한 것이다.

눈물이 날 때 코를 쥐는 모습,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의 모습,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일본의 재래시장, 부유하지 않지만 사람들의 정이 넘쳐나는 풍경이 이채로웠다. 무언가 이야기가 지지부진하게 흐르는 것 같고 모두 다 좋은 사람들만 등장하는 자칫 밋밋한 영화라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가는 이들에게 휴식 같은 영화가 될 것이라 믿는다.

순수한 모습이던 한 때를 되뇌며 그 시절로 돌아가 보게 만드는 것은 이 영화가 가진 힘이다. 예측이 가능한 영화라는 걸 알면서도 매번 보게 되는 것은 그 속에 우리가 원하는 무언가가 숨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따사로운 햇살 같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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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명숙의 선택 - 이프 여성경험총서 2
김신명숙 지음 / 이프(if)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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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으로 이루어진다. 사소한 물건 하나 구입하는 것에서부터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선택이 그물처럼 얽혀 개인의 역사가 만들어진다.

어떤 선택이 옳은 선택인지, 후회가 남지 않을 선택인지 미리 알 수 있는 사람은 현명하거나 운이 좋은 사람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토록 현명한 사람이 되기를 갈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 이 길이 나에게 최선인가' 하는 문제는 언제나 현재진행형으로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다.

<김신명숙의 선택>은 여자들의 이야기다. 페미니즘에 관심 없는 사람일지라도 주체적으로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읽어두면 좋을 책이다. 심리치유에세이라고 하면 좋을까? 우리의 생각과 별반 다르지 않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삶을 돌아보게 된다. 책은 하나의 문제를 놓고 상황을 다각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혜안을 가져다 줄 것이다.

막 대학원에 입학한 여성의 남자친구는 복학생에다 결혼은 남의 일로 여기는 사람이라 낙태는 자연스레 이루어졌다. 그 후 마음에 남은 상처를 치유할 길 없어 보이는 여성은 살아있는 생명을 자신의 의지로 죽게 했다는 죄책감과 피임을 제대로 못한, 적극적으로 거절하지 못한 데 대한 상처가 컸다. 남자친구도 미안해 하지만 자신이 겪는 고통의 10분의 1도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만약 남자들이 피임에 대해 철저한 공동책임 의식을 갖고 여자가 원하지 않는 성관계는 포기할 줄 아는 양식을 가졌다면, 폭력적 섹스가 사라지고 성행위의 주도권을 '임신하는 몸'을 가진 여자들이 가지고 있다면, 공식적 발표만으로도 한 해 34만여 건에 이른다는 낙태는 현저하게 줄어들 수 있을 겁니다.

…누구도 '순결을 지키지 못해 낙태를 자초했다'는 식으로 당신을 힐난할 권리도 이유도 없다는 겁니다. 성인인 님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가진 자유로운 주체니까요. 오히려 시대착오적 순결 이데올로기가 여자들로 하여금 '성 경험이 많은 여자'로 몰릴까봐 철저한 피임 준비나 요구를 못하게 해 원치 않는 임신을 부르는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지 않은가요? - 126쪽

세상에 원하지 않는 임신으로 낙태를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연신 눈물을 흘리고 있을 여성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다시 되돌릴 수 있다면 좋을텐데.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사랑의 결실로 세상에 태어나야 할 아기가 축복은커녕 뱃속에서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참혹한 일이 한 해 그토록 많이 일어나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엄마와 아이는 물론, 남성에게도 슬픈 일이지만 가장 고통받는 사람은 수술을 받는 당사자일 것이다. 제대로 된 성교육과 그릇된 가치관에서 벗어나는 일만이 더 이상 낙태로 인해 몸과 마음이 고통 받는 사람들을 만들지 않을 유일한 방법이다. 낳지 않을 아이라면 만들지 않아야 한다. 생명을 두고 실수 어쩌고 하는 일은 정말이지 무책임한 말이 아닐 수 없다.

결혼이 부담스럽고 두렵다?

오래 사귀어 온 남자친구가 있고 내년이면 서른이라 결혼 얘기가 구체적으로 오가지만 결혼하기 두려운 여성이 있다. 결혼 후 있을 아이문제, 시가문제, 가사노동 문제 등이 여성에게 훨씬 더 큰 부담으로 던져질 거라 생각하니 머리가 복잡하다는 여성의 고민은 결혼 전 대부분의 여성이 생각하는 일이다.

저자는 평등하고 행복한 결혼을 위해 혼전계약서를 함께 만들어 보라고 권한다. 사실 결혼 전에 혼수를 보러 다니느라 분주하게 보낼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혼전계약서에는 주택 공동명의 등 재산관리나 수입관리에서부터 가사와 육아, 일상생활을 꾸리는 문제, 시가와 처가 관계 문제, 성생활 문제 등 결혼생활에서 직면하는 모든 문제들에 대한 부부 간의 합의내용을 담을 수 있습니다. 혹시 이혼하게 될 경우 어떤 원칙에 따라 재산이나 아이 문제 등을 정리할 것인지, 또 폭행이나 속이기, 외도 등 불상사가 발생했을 경우 어떤 대가를 치르기로 할 것인지 등도 덧붙일 수 있습니다. - 176쪽

저자는 '계약서에 담는 항목이 꼼꼼할수록 남자친구 뿐 아니라 스스로도 어떤 결혼생활을 기대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을 것이며, 둘의 입장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관계인지 아닌지도 판단할 수 있게 될 것'이라 했다.

그런 논의들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난 후에도 결혼이 두렵다면 저자는 잠시 결혼을 미루라고 권한다. '시야가 흐릴 때는 굳이 앞으로 나가기보다 눈을 감고 쉬는 편이 낫다'고 남자친구의 재촉에 쫓기지 말고 자신의 느낌과 판단을 존중하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사랑과 성, 결혼과 직업, 엄마 되기에 걸쳐 많은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고, 마지막 부분에는 본문에 소개된 페미니스트 32명의 생애와 사상이 간략히 소개되어 있다.

이 땅의 모든 여성들이 여성으로 태어나 차별받지 않고 주체적으로 행복하게 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은 태어났다. 걷잡을 수 없는 불행 속에 있다고 생각하기보다 자신의 의지로 척박한 땅을 개척하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인생을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책은 여성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교재로 남성들도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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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름왕자 2007-08-05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해드리고 갑니다.. ^^

연잎차 2007-08-06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왕자님, 감사합니다 ^^
 
유 콜 잇 러브 - [초특가판]
클라우드 피노티유 감독, 소피 마르소 외 출연 / 월드디지털엔터테인먼트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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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 영화를 두고 누가 18세 이상 판정을 내릴 수 있을까. 아래 리뷰를 보니 삭제된 부분이 있다고 하니, 그런가 하고 생각할 따름이다.

이 영화가 문득 궁금해진 건 주제가 유 콜 잇 러브의 영향이 크다. 물론 사춘기 시절 소피 마르소에 대한 기억도 한 몫을 했고.

중학교 때 집에서 버스로 1시간 가량 걸리는 친구네 놀러갔을 때였다.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나이즈음 아이들이 영어 가사를 적어 따라 부르며 해석해보는 재미(?)를 한번쯤은 경험해 보았을 텐데. 내 친구도 그랬다. 덩달아 나도 함께 따라 부르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던 추억이 생생하다.

그때 뉴키즈온더블록의 노래도 있었고, 영화 주제가 였던 유콜잇러브도 있었다. 라붐은 티비에서 보았는데, 이영화는 볼 수 없었다. 비디오는 있었을텐데 18세이상이어서 못봤나? 어쨌든 노래때문에 영화가 엄청 궁금했는데 그로부터 시간이 두배쯤 흐른 후 이 영화를 본다.

그때 봤더라면 얼마나 환상적이었을까. 사실, 지금은 별 감흥이 없었다. 사랑에 대한 망상이 많이 희석되어서 그런건가. 영화 내용은 솔직히 진부했다. 

그럼에도 추억 속에 깃들어 있는 영화 주제가와 주연 배우의 모습은  빛이 났다. 진부하지만 사랑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예나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나 보다.

그때 함께 노래불렀던 친구는 잘 지내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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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 2007-10-11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와 비슷한 추억을 갖고 계신 것 같아 서슴없이 다녀갑니다~

연잎차 2007-10-12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엉이님, 반가워요! 부엉이 사진이 넘 이쁘네요^^
 
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면장 선거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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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은 유쾌하다. 뭐든 처음이 가장 크게 각인되듯, <공중 그네> 만큼은 아니었지만 <면장선거>도 그에 버금갈 만하다.

<공중그네>< 인더풀>에 이어 고정 패널로 이라부와 마유미가 등장한다. 첫번째 손님은 거대신문사 대표이자 인기구단 구단주로 누가봐도 범접하지 못할 위치에 있지만 그는 언제나 불안해 한다.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라부를 만나러 온 두번째 손님은 청년성 알츠하이머에 걸린 안퐁맨이다. 성공을 향해 매진하다 결국 그러한 병까지 얻은 안퐁맨, 세번째 손님은 유명 여배우다. 마흔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한 아름다움을 지닌 여배우지만 백조가 수면 아래에서 말도 못할 종종걸음을 치듯 수면위의 고고한 모습과는 달리 미모를 잃게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표제작인 면장선거에서는 온갖 비리가 팽배해있는 선거의 과정을 담았다.

주지하듯 이라부는 권의적인 의사와는 거리가 멀다. 현대인은 저마다 위치에서 말못할 고민 속에 삶을 연명한다. 답답하면 점집을 찾듯, 정신과 상담도 필요하다. 마음의 병이 치유되지 않으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될 지 우리는 몸의 건강 만큼이나 신경을 써야 한다는 메시지를 안겨주고 있었다. 우리 인생에 이라부와 같은 존재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 그가 친구이든 부모 형제든 간에.

면장선거는 가벼운 필체로 독자를 이끌고 있지만 행간에 숨은 씁쓸한 기운은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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