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감독판 + 극장판) (2disc) - [할인행사]
에릭 브레스 외 감독, 애쉬튼 커처 외 출연 / 엔터원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영화를 보고 나서도 머릿 속에서 ?가 가시지 않았다. 이런 영화는 정말 싫은데... 하며 투덜대다가도 다시 영화 내용을 떠올려 보게 된다. 영화를 보고 나서 주연을 맡은 애쉬튼 커쳐의 모습에 매료되었다. 다른 어떤 영화보다도 제대로 된 연기를 보여준 것 같다. (다른 영화에서는 너무 가벼웠던 것 같다)

기억을 제 멋대로 편집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영화의 내용은 하나같이 너무 잔인하고 무서운 내용들이었다. 그래서 내 취향에는 솔직히 맞지 않는 영화였지만 호기심때문에 끝까지 보았다. 결국 영화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유년 시절의 기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것이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잘 잊혀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평생 좋은 기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되도록 많은 것을 보여주어야 할 것 같다.

주인공 에반은 유년 시절 힘겨운 기억을 안은 채 살아간다. 어디까지가 과거이며 어디가 편집된 내용인지 뒤죽박죽여서 아직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지만 다시 영화를 본다면 이전에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보이게 될 것 같다.

과거를 편집해서 기억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행복할까? 미스테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험한 관계 - [할인행사]
스티븐 프리어즈 감독, 글렌 클로즈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어렸을 때부터 중세 유럽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나 영화가 좋았다. 그것은 아마도 종이 인형 놀이 탓이 아닌 가 싶다. 인형의 옷은 언제나 풍만한 드레스였는데 무의식에 그런 것들이 각인되어 사춘기 이후에도 계속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영화를 처음 알게 된 건 <스캔들>을 통해서였다. 리메이크된 영화라기에 원작이 궁금했고 <사랑보다 깊은 유혹>과 <위험한 관계>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 것이다. 세 영화를 모두 본 후 느낌은 원작이 가장 좋았다는 것이다.

키아누 리브스와 우마 서먼의 풋풋한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주인공을 맡은 두 배우는 나의 관점에서는 미남미녀라고 할 수 없는데 탁월한 연기력을 발휘했다. 둘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냉소적인 인물로 그려졌다. 그들은 사랑을 마치 게임과 같이 생각하는 듯했다. 진짜 사랑에 빠지는 것을 수치로 생각하는 부류들이었다.

그러나 발몽이 진짜 사랑에 빠지자 결국 그들은 파경에 이르게 된다. 진짜 사랑에 빠지는 길이 어찌 죽음에 이르는 길이 될 수 있을까. 사랑의 방법이 잘못된 두 주인공은 한 사람은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은 비운을, 또 한 사람은 사랑하는 이를 잃는 아픔으로 영화는 막을 내렸다.

사랑하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어려운 일인가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영화는 제대로 된 사랑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을 안겨 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he Musicians of Bremen (브레멘 음악대) 영어로 읽는 명작동화 14
계림닷컴 편집부 엮음 / 계림닷컴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이제는 어엿한 청년이 되었지만 어린 동생을 위해 구입한 책이었다. 책과 함께 영어테이프가 들어 있어서 좋았다. 우선 그림책이라 초등 저학년 어린이에게도 거부감없이 읽힐 것 같다. 동화 속 내용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문장 구조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영어 동화책을 아이들에게 읽히면 좋을 것 같다.

몇 번을 읽으면 식상해지기 쉬우나 그때는 테이프를 들어가며 문장을 읽어나가면 또다른 재미에 빠져들지 않을까. 우선은 아이가 좋아하는 책부터 골라주고 점차 수를 늘려가면 좋을 것 같다.

영어공부를 따로 하는 것보다는 동화를 통해 자연스레 단어와 문장, 문법을 습득할 수 있지 않을까.

놀이가 공부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루츠 판 다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데니스 도에 타마클로에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2년 월드컵이 한창이었을 때 예상외로 선전을 보이던 세네갈을 기억한다. 그때 처음 들어본 세네갈은 아프리카의 어디쯤 있는 나라일까 궁금했다. 그렇게, 아프리카에는 많은 나라들이 있지만 우리에게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유럽의 여러 나라는 물론이고 관광명소로 유명한 도시와 도시를 대표할 만한 상징물 가령 파리의 에펠탑, 런던하면 근위병이 선명히 떠오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것은 우리가 교과서에서 아프리카의 역사에 대해 깊이 배운 바가 없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아니면 우리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성장 위주의 사회에서 살다 보니 비교적 개발이 덜 된 아프리카보다는 선진 유럽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큰 까닭에 자연히 관심이 기울어지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배낭을 메고 여행을 떠날 때 유럽행이 많은 것은 그것을 단적으로 증명해주고 있다.

▲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겉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는 아프리카 대륙이 생성된 태고의 옛날부터 오늘날까지의 역사를 망라하고 있다. 책에 소개된 그림들은 아프리카 출신의 화가가 그린 것이라고 하는데 시각적인 효과는 책의 이해를 돕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이 한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다양한 색감으로 정성 들여 그린 그림들이 인상적이었다. 세네갈은 물론이고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나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나라인 수단, 지중해와 닿아있는 모로코 알제리 리비아 이집트 등의 나라가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지 뚜렷하게 그려진다.

가장 오래된 대륙이며 모든 것이 시작된 아프리카에서 원시 인류가 나타나 세계로 퍼져나가게 된다.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면서 아프리카에 문명이 발생하게 되었다. 그렇게 평화로운 땅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한 것은 지금부터 500여 년 전이다. 유럽 열강들이 다투어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만든 것이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아주 짧은 시간만에 유럽 사람들이 아프리카에서 약탈자와 압제자 노릇을 하고, 극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대륙 전체를 제멋대로 나누어 식민지로 만들었다. 그러면서 그곳 주민들에 대해서는 눈곱만큼도 고려하지 않았다. 마치 범죄자들이 훔친 물건을 놓고 분배하는 것과 같았다.

… 유럽의 많은 역사책들은 예나 지금이나 '식민지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는 아내와 자식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유럽 사람들의 전투를 상세히 보고한다. 자신의 땅에서 도둑을 맞은 아프리카 사람들의 방어 행위가 대부분 '학살'이라는 말로 서술되고, 정작 죽임을 당한 그들의 아내와 아이들에 대해서는 거의 한 마디 말도 없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세상에 누군가의 식민지가 되어도 좋을 나라는 없다. 야만의 시대의 결과물이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들은 풍부한 천연자원만 약탈해간 것이 아니라 '검둥이' 라고 부르며 아프리카 사람들을 노예로 삼았다. 노예는 '지위가 낮은, 또는 권리가 줄어들거나 없는 '인간'이 아니라 '상품'으로 취급'되었다.

그들은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남북아메리카로 강제 이주되어 고된 노동에 시달리게 된다. 머나먼 곳으로 떠나는 도중 탈출은 곧 죽음을 의미했는데 단 하나의 성공 사례는 실화를 바탕으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 <아미스타드>에 담았다고 한다.

아프리카는 식민지로 전락하면서 역사의 발전이 500년 이상이나 억지로 중단되었다. 언어만 해도 아랍어를 사용하는 이슬람의 북부 아프리카만 빼고,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유일하게 공통된 언어는 옛날 압제자의 말뿐이라고 한다. 그만큼 뿌리 깊이 그들의 의식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유럽 열강들이 사이좋게 나누어 지배한 그림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무기력한 것이 아니라 과거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조국의 독립을 위해 끊임없이 싸웠고 희망을 잃지 않았으며 미래를 꿈꾸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었음을 환기하게 되었다. 식민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한 지도자들의 업적은 유럽의 역사처럼 자세히 기록될 필요가 있다. 역사는 누가 쓰느냐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높지만 이제 유럽의 눈으로 바라보는 아프리카가 아니라 아프리카 자신이 이야기하는 아프리카 역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로 말미암아 우리는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균형을 잃고 있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자문하면서 새롭게 눈 뜰 수 있게 될 것 같다. 편향된 시각에서 벗어나 그 동안 잘 알지 못했던 아프리카의 역사를 돌아볼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며 나아가 보이지 않지만 하나로 연결된 '인류의 미래'를 위한 '공존의 메시지'로서 우리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겨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들의 대한민국 2 - 박노자 교수가 말하는 '주식회사 대한민국'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박노자의 <당신들의 대한민국2> 3분의 1을 읽었을 즈음 나는 더 이상 책을 읽어나갈 수 없었다. 그냥 조금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의 모습을 거의 해부하다시피 해놓은 이 책의 다음 부분을 읽으려면 물이라도 한 잔 마셔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슴 아픈 현실과 역사, 내면 깊숙이 맺힌 한과 억울함을 날카롭고 예리한 어조로 말하되 감정적이지 않게, 이성적으로 들려주어 어떤 반박도 무력화시키는 저자는 그 이전의 책보다 더 전투적으로 다가왔다.

한국인이 아니면서 이토록 한국에 애정을 가진 사람이 또 있을까. 우리가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저자는 우리 자신보다도 우리 역사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생각하고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단순히 직업상의 이유가 아니라는 것을 그의 글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착잡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될 것이라는 마음이 일기도 했다.

책을 읽을 때면 책갈피를 마련해 기억해야 할 만한 부분에 끼워두곤 했다. 그런데 이 책은 거의 대부분의 내용을 기억해야 하는 관계로 책장 사이로 어지럽게 튀어나온 갈피들이 사나워 보였다. 하지만 나는 이런 책을 좋아한다. 기실 하나도 허투루 들을 수 없는 글만이 수록된 책, 그냥 스쳐지나가서는 안될 이야기들만이 빼곡하게 들어 찬 책을.

성형수술, 욕망의 노예화

"나의 진로를 좌우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이들의 내 외모에 대한 평가를 의식해서 성형을 한다는 것은, 성형이 단순히 ‘신체에 대한 결정권의 행사’라기보다는 오히려 사회적 압력에 의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신체발부를 종교적으로 인식하는 것도 ‘자유’라 볼 수 없겠지만 남의 눈을 생각해서 얼굴을 뜯어고친다는 것은 더욱 심한 ‘예속’을 의미하지 않는가. … ‘예뻐지고 싶다’는 말을 사회과학 적으로 해석한다면 서구 중심의 세계 체제와 지역적인 대리인들이 ‘표준’으로 삼는 신체 모델에 내 몸을 무조건 맞추려는 ‘체제에 순치된 욕망’을 의미하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우리 사회는 젊고 예쁜 것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사회다. 면접시는 물론이고 일상적으로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 의식화되어 있다. 사람마다 미의 기준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바비 인형처럼 되지 못해 안달이다. 저자의 말처럼 그것은 암묵적으로 사회가 강요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면접시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혹은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으로 외모를 바꾸려는 가치관이 변하지 않는 이상 잡지책에서 성형외과 광고가 사라지는 날이 빨리 오지는 않을 것 같다.

시간강사와 알바생의 비애

"‘지식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소장 학자들이 교육 자본의 ‘먹이’가 되는 상황은 많은 이들에게서 희망을 빼앗기도 하고 지식·문화 사회로의 전환을 방해하기도 한다. 설령 세계적인 천재적 두뇌와 재능이 있다 해도 강의가 없는 방학 때 아이들의 비싼 양육비 걱정으로 잠 못 이루는 사람이 창조적이며 세계적인 연구 결과를 내기 쉽겠는가." - 본문 중에서

"그 누구라도 이름만 부르는 사회에서 ‘타이틀’ 위주의 사회로 옮겨와 ‘교수님’으로 지칭될 때 심기가 불편해진다"는 저자는 우리나라의 박사 인구가 거의 10만 명에 달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보따리 장사’로 비유되는 시간 강사들의 처지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여러 군데 보따리를 풀지 않아도 될 만큼 급여는 물론이고 연구비를 개인 자격으로 받을 수 있는 현실적 가능성이 생긴다면 ‘시간강사 시절을 학자적 훈련의 시기’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스민 저자의 이야기가 귓전을 맴돈다.

‘엿장수 마음대로 해고’가 불가능해야 교수가 강사를 머슴으로 부리는 추태가 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양심 있는 교수들의 각성과 강사에 대한 처우 개선은 언제쯤 관철될 수 있을 것인가. 대학원생과 강사의 착취는 이제 먼 나라 이야기였으면 좋겠다.

생애 처음 제 손으로 돈을 벌어보겠다고 신입생이 되어 아르바이트 시장에 나간 우리 젊은이들의 경우도 위의 경우와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시간당 겨우 2천원을 받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앞에 설 때면 왠지 얼굴이 붉어진다는 저자는 우리 사회에 겹겹이 쌓인 노동 착취의 현장을 외면할 수 없는 사람이다.

"‘상위자는 하위자의 인격을 존중할 필요가 없다는 수직 관계 위주 사회의 인간적 존엄성 무시의 관행, 최저임금 이하의 월급으로 무력한 '알바'들을 등쳐먹는 업체가 흑자만 내면 '효율적 경영'이라는 신자유주의의 일그러진 '경제상식'" - 본문 중에서

또한 이 책은 과당 경쟁에 허덕이는 상업과 외국 노동자에 대한 우리의 경박한 인종주의를 비롯하여 반전과 국가보안법에 대한 이야기, 병역 거부자들을 위한 대체 복무제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조명하고 있었다.

현재와 과거를 자유자재로 드나들며 한국과 세계 곳곳을 비교해 우리의 현주소가 어디인지 명확하게 짚어주는 이 책은 쓸쓸하지만 우리가 인정해야 할 우리 사회의 단면을 가감없이 드러내어주고 미래를 설계할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