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쥬쥬 숫자 공부하기
영실업 / 대원키즈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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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티커만 하지 말고 숫자공부도 좀 하라는 의미에서 사줬는데 숫자놀이판은 쳐다보지도 않고 스티커에만 열광. ㅎㅎ; 언젠간 쳐다는 봐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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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쥬쥬 나만의 패션 스타일링북
대원키즈 편집부 엮음 / 대원키즈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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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쁜 스티커도 많고 여자애들이 딱 좋아할 아이템이네요. 여러개 함께 사줬는데 이걸 제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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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왕과 가련한 왕비 - 유럽 5대 왕실에 숨겨진 피의 역사
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 이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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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나카노 교코라는 저자는 테마를 잡아서 글을 참 잘 쓰는 것 같다. 

그걸 위해서는 미술사적 지식 외에 역사 전반에 대해서도 아는 게 많아야하는데 이런 류의 책이 요구하는 수준의 깊이는 갖추고 있어서 별다른 거슬림없이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었다.

 

내용은 엘리자베스 1세와 스코틀랜드의 메리 스튜어드 여왕을 제외하고는 제목 그대로 왕과 버림받거나 천대받은 왕비들의 잔혹사이다.

 

내 성격이 멍청하거나 자기 위치에 걸맞지 않는, 생각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무~~~~지하게 싫어하는 고로 첫 챕터인 엘리자베스1세와 메리 스튜어드의 챕터에선 메리 때문에 페이지가 정말 안 나갔다.  왕, 혹은 여왕으로 태어났으면 거기에 걸맞게 제대로 생각이란 걸 하고 살아야지 오로지 자기 욕망에 충실해서 주변은 물론 자신까지 파괴하는 걸 보면 다 아는 얘기임에도 짜증이 팍팍 나서 피하는데 여기서는 하필이면 첫 장이라서 아주 고역이었다.

 

그림들도 그다지 땡기지 않았던 것도 진행이 느렸던 이유 중 하나라고 스스로 짐작.

 

이렇게 첫 장에서 잠시 지지부진했던 걸 제외하고는 나름대로 술술 읽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리가리타 공주의 초상화는 빈에 갔을 때 본 기억이 나서 더 재밌게 읽었고 3장 이반 뇌제의 스토리는 첫 황비 아나스타샤와 아들의 죽음은 대충 알고 있었지만 나머지 6명의 황비들은 잘 몰랐던 내용들이라 더 흥미진진했던 것 같다.  그림도 실제로 본적은 없으나 유명한 그림들과 모르는 그림들이 섞여 있어 복기하는 즐거움도 쏠쏠했다.

4번째 장인 조지 1세와 조피아 도로테아의 얘기는 각자의 단편적인 일화들은 알고 있었지만 이 부부를 묶어서는 아는 게 전혀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사실을 만난다는 부분에서 역시나 큰 즐거움을 느꼈음.  그러나 그림은 사실 별로 내 취향은 아니었던 것 같다.

마지막 5번째 장인 헨리 8세와 앤 볼린은.... 앤 볼린이 프랑스에 머물 때의 이야기를 제외하고 그 후반부는 이미 너무 많이 알고 있던 부분이고 그림들도 눈에 익고 또 역시나 그닥 내게는 매력이 없었던 그림들이라 그냥 설렁설렁.

 

분류는 미술에 속하는 책이지만 도판은 그렇게 다양하지 않다.

굳이 무게중심을 찾자면 그림보다는 역사쪽에 살짝 더 추가 기울어진.. 작고 얇고 편하게 읽기 좋은 책.

 

머리 복잡하던 때에 나름대로 즐거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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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윤정 옮김, 무라카미 요오코 사진 / 문학사상사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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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좋아하지 않는다.  왜 좋아하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글쎄?  나도 정확한 대답을 할 수가 없다. 그냥 뭔가 아주 많이 불편하고 나와 맞지 않는다는 막연한 이유밖에 댈 수 없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노르웨이의 숲은 힘들게 읽었다는 기억만 남아 있고 오래 전 중학교 때인가 읽었던 스푸트니크의 연인들만으로 하루키에 관한 내 인내심은 완전히 소진되었다고 할까?  ^^;  그런데 반대로 그의 에세이나 이런 여행기 류의 가벼운 글은 정말 아주아주 좋아한다. 

 

그가 즐기는 것들. 동물, 음악, 식도락, 여행에 대한 느낌이나 시각 등은 정말 양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싶을 정도로 나를 마구 끌어들인다.  그가 창조한 가상세계는 내게 불편하지만 이렇게 적절한 가미를 한 그의 실생활은 정말 부럽고 따라하고픈 묘한 관계의 작가가 내게 하루키이다.

 

이 책은 형식상 여행기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솔직히 여행기스럽지 않다.

이 위스키 성지여행을 통해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위스키 여행을 위한 정보를 얻으려는 목적으로 책을 산다면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려야 한다.

책의 반은 작가의 아내가 찍은 사진들(냉정하게 말해서 대단한 퀄리티나 특별함은 잘 못 느끼겠다)이고 내용은 스코틀랜드 아일래이 섬과 아일랜드를 가볍게 여행하면서 마신 싱글몰트 위스키들과 그의 식사, 그리고 방문한 2-3군데 양조장에 대한 가벼운 얘기가 고작이다.

 

기대와 내용의 괴리는 일본에서 발행된 이 책의 원제목과 국내 번역본의 제목 차이에서 비롯되지 않나 싶다.

하루키가 붙인 일본판의 제목은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면'.

 

그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라는 지역을 배경으로 -혹은 병풍으로- 위스키와 여행에 관한 전반적인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을까.

2주간의 길지도 짧지도 않은 여행에서 대단히 깊고 밀도 있는 정보를 얻어내기도 힘들 것이다.

여행만이 남겨주는 개인적인 느낌과 추억.

그것을 하루키는 위스키와 연결해서 독자들과 나누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이란 건 참 멋진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레 든다.

사람의 마음 속에만 남는 것, 그렇기에 더욱 귀중한 것을 여행은 우리에게 안겨준다.'

 

후기를 대신한 글의 얼추 마지막 부분을 읽으며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욕망이 슬슬 일어난다.

 

여행의 느낌을 공유하고 향수와 추억을 떠올리고 싶은 사람들에겐 추천.

빡빡하고 밀도있는 정보나 성찰을 원하는 사람에겐 비추.

편안한 책이 땡기는 사이클인지 개인적으로 내겐 즐거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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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일기
롤랑 바르트 지음, 김진영 옮김 / 이순(웅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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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 바르트의 메모를 책으로 엮은 거라 그런지 글밥이 많지 않아 쑥쑥 순식간에 책장이 넘어가는 것도 있지만 길지 않은 짧은 글들에서 많은 부분 공감을 했기에 더 집중이 잘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애도에 관한 내용이다.


롤랑 바르트가 평생을 함께해온 어머니를 잃고 자신의 상실감, 공허감, 슬픔에 대해 계속 사유하고 파헤치고 있다. 

그 깊은 성찰에 대해서 참 많은 부분 공감을 한다.

아마 가까운 사람, 특히 어머니라는 존재를 영영 떠나보낸 경험자들은 짧은 글귀 하나하나에 가슴이 할퀴어지는 아픔이나 공감을 새삼 느꼈을 것 같다.


기쁨을 느낀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갖고. 탯줄이 끊어진 아이처럼 상실과 공허감을 느끼고, 아픔을 느끼는 예민함이 둔해지는 것이지 그 고통과 텅 빈 자리는 영영 메워질 수 없다는 것.

롤랑 바르트가 이 책에서 수없이 인용한 프루스트나 작가 자신처럼 정확하게 글을 통해 묘사해낸 사람이 적을 뿐 그 감정은 거의 동일하다.

설명할 수 없었던 그 공허감이 정확한 언어로 정리되서 다가오니 갑자기 더 슬퍼졌다고 할까... 감탄도 많이 했다.


그렇지만 동시에, 20세기 최고의 기호학자이기도 한 이 인물의 내면이 자라지 않은 어린 남자아이라는 것을 발견하는 묘한 기쁨이랄까 씁쓸함을 느낀다.

어머니를 잃은 그의 심경과 죄책감, 또 어머니에 대한 그의 기억과 묘사를 보면 롤랑 바르트는 독립하지 못한 어린 영혼이다.

그가 독신이었다는 건 너무나 당연하고 혹시라도 그의 아내가 되었을지도 모를 어느 불행한 여인을 구원해줬단 면에서 여성들과 얽히지 않은 그의 선택은 정말로 탁월했다. 

독신은 롤랑 바르트의 가장 지적이고 완벽한 선택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책에 많은 주옥같은 성찰들이 있지만 내게 가장 와닿았던 구절 -롤랑 바르트가 얼마나 슬프고 힘들었는지 느끼게해줬던- 을 옮겨놓아 본다.


슬픔.  1978.7.13


물라이 부셀함에서.


영혼을 믿지 않는다는 건, 영혼들의 불멸을 믿지 않는다는 건 얼마나 야만스런 일인가!

유물론은 진리이지만 그러나 그 진리는 또 얼마나 어리석은 진리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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