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농장 열린책들 세계문학 53
조지 오웰 지음, 박경서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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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의 소설로 [1984]와 함께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진

작가의 작품이며, 두고 두고 많은 글에 인용이 되는 소설이다.

 

오웰은 20세기 영문학사에서 독특한 문학적 위치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는 20세기 전반기의 모더니즘 시대에 살면서 문학을 했지만 그의 문학은 모더니즘을 지향하지 않았고

정반대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정치적 글쓰기를 지양했다.

오웰은 당시를 침몰하는 배 위에 있다고 하며 정치적 상황을 절박하게 여겼다.

 

이런 심각한 정치적 상황을 외면한 채 내면세계만을 탐색하는 것은 작가로서

사회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거라 생각한 그는 당대의 정치 상황과

그것에 희생 당하는 인간의 모습을 전달하고자 이 소설을 집필했다고 한다.

 

동물들이 인간을 몰아내고 농장의 새로운 주인이 되서

새 시대를 열어가는 모습은 인간의 역사에서 많이 보아왔던 장면들과 오버랩이 된다.

그리고, 우여곡절을 거쳐 끝내 혁명의 주체였던 집단이 다시 타락하여

한계를 드러내는 모습도...

 

인간의 한계인가, 아니면 혁명 세력만의 한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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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의 위대한 영혼
박수용 지음 / 김영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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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자연 다큐멘터리 PD를 하던 남자가 있다.

자연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로 생명에 따뜻한 시선을 더해 세상에 알려주던 이가

백두산 호랑이를 1000시간 가까이 영상으로 기록했다.

1000시간이면,,, 41.7일 분량인데,

이전에는 한 시간도 기록되어 있지 않던 야생 시베리아 호랑이의 기록이란다.

 

430쪽에 달하는 책의 무게감만큼 시베리아 호랑이의 위엄과

이를 기록한 사람의 집념과 헌신이 느껴졌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호랑이는 이름이 있고 족보가 있다.

족보라기보다 가계도. 어떤 호랑이의 엄마, 아빠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

엄마는 그렇다쳐도 동물의 세계에서 아빠까지 알 수 있다니...

호랑이들의 이름도 참 창의적이다.

블러디 메리, 왕대, 하쟈인 이들은 어른 호랑이,

월백, 설백, 천지백 이들은 어린이 호랑이 형제 자매들 이름이다.

어린이 호랑이 중에서 헨젤과 그레텔도 있다.

 

호랑이가 지나간 자리, 발자국을 관찰하며 무게를 알아내고

그 자리에서 애정표현이 있었는지 싸움이 있었는지도 알아낸다.

땅속에 굴을 파고 위를 감쪽같이 덮은 뒤, 카메라를 설치하고 며칠 동안 호랑이를 찍는다.

굴 속에서 쥐죽은 듯이 먹고 자고 숨만 쉬고 지내는거다.

숨소리 내지 않고 어떻게 자는지.. 그러다 카메라 렌즈가 들켜서 집 뚜껑이 반 날아간 적도 있었다.

호랑이 앞발에 맞아도 죽는다는데 다행히 살아남아 이 책이 우리의 손에 이르게 되었다.

정말 목숨을 내놓고 하는 일이었구나 싶다.

 

호랑이 세상의 애정, 가족, 갈등, 그리고 죽이고 죽기까지

사람들의 사회와 비교하며 애환을 그려낸다.

의외로 호랑이들이 서로 잡아먹기도 한다.

맹수라서 그런가 환경의 변화로 인한 적응의 일환인가

암튼 위엄있는 포스와 다른 충격적인 모습이다.

 

읽는 내내 어디선가 시베리아의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세밀한 관찰과 영혼이 깃들인 해석이 실감이 난다.

안타깝지만 시베리아 호랑이는 너무 조금밖에 남아있지 않다.

이런 사람이 있는 반면 같은 곳에서 밀렵을 위해 엄청 큰 덫을 설치하는 사람들도 있다.

 

새로운 자연의 모습,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모든 것 가운데 저자의 애정어린 시선에

따뜻한 눈밭 위를 거니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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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 보는 바보 진경문고 6
안소영 지음 / 보림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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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 보는 바보

 

조선의 선비 이덕무가 1761년에 쓴 간서치전(看書痴傳, 책만 보는 바보 이야기)라는 자서전이 있다. 이 책을 작가 안소영이 간소하고 아름다운 현대어로 그려낸 책이다.

이덕무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그가 책을 읽고 벗들과 만나는 가운데 나도 끼여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의 배경은 항상 담백한 수묵채색화이다.

 

책을 좋아하고 학문을 좋아했지만 서자라는 출신 성분 때문에 오래도록 빛을 보지 못하다가 젊은 시절을 다 보낸 후 정조의 규장각 진흥 정책으로 검서관이라는 직책을 맡게 되었다. 백탐 아래 동네에 책과 학문에 대한 애정을 함께 나누는 친구들과 보낸 세월, 다행히 좋은 기회로 중국 사신 행렬에 합류하게 되고 중국에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한다. 그리고 규장각 검서관이 되기까지 다행히 같은 처지로 책과 학문을 사랑하는 친구들과 같은 여정을 걷게 된다.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과 일도 같이 하게 된다면 흔지 않은 복이 되는 기회이다.

 

백탑 아래 정신세계가 비슷한 친구들이 모여 살고,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학문이 통하는 그들과 공유했던 에피소드들이 아름답고 정겹다. 그러나 배는 고프다. 배가 고파도 책을 읽으니 사람이다. 책을 읽으면 희망이 있다.

 

나도 책 속에서 친구들을 만난 것 같다. 이런게 저자의 의도였을까? 머리말 제목이 우리도 그들과 벗이 될 수 있을까이다.

벗이 될 수 있다. 책으로 통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모두 벗이다. 이덕무, 박제가, 홍대용, 백동수 우리는 모두 벗이 될 수 있다.

세상 살이는 벗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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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모 -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
이승욱.신희경.김은산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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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의 첫 문장

다른 삶도 가능합니다

제발 이랬으면 좋겠다.

 

몇 년 전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단어 대안적인 삶

일단 내가 먼저 대안을 찾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른 대안들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

 

한국 사회와 교육 그리고 부모, 어느 것 하나 따로 떼어 설명이 불가능한 이들은 문제점을 찾아 고치는 노력이 통하지 않을 것 같다.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결국 복음도 그런 것이 아니었나. 식민지배하의 그들에게 전혀 새로운 문법을 던져준 것이 복음 아니었다.

 

1장 죽거나 미치거나

과도한 학습 노동으로 정말 죽거나 미쳐가는 아이들에 관한 슬픈 르포이다. 이 사례들이 다 소설이 아니라 실화라니, 차라리 소설이었으면 좋겠는 너무 안타까운 현실이다.

 

2장 부모 실종 시대

대학교라는 종교 아래 부모는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돈 벌어 오는 아빠와 아이를 삼키는 엄마.

애정이 없는 남녀가 자녀의 대학입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곳이 바로 가족의 정체성이라는 누군가의 분석이 참 와닿는다. 나도 어쩌면 이런 부모가 되지 않을까, 나와 그들이 종이 한 장 정도의 차이라고 느껴진다.

 

3장 어른이 되지 못한 우리, 사랑할 수 있을까

결국 문제는 부모인데, 부모가 어른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도가 정상적인 가정 운영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기막힌 사연이 하나 나온다. 어떤 엄마가 외도를 하게 되었고 그 관계가 어찌나 정서적이었는지 눈물까지 흘렸다는 대목에서는 공감을 넘어서, 나도 그 엄마 아는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사례에 등장하는 아빠들은 어쩌면 하나같이 다 그렇게 일을 많이 해야 하는지. 먹고 살고 자녀 키우는게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일인지 말이다. 그 답은 언제쯤 알 수 있을까.

 

4장 부모, 무엇을 배우고 가르쳤는가

타이타닉 침몰에 비유하여 대학입시와 우리 사회를 그려낸 것이 인상적이다. 배가 난파했는데 구명조끼인줄 알고 기껏 붙잡고 있었다. 자녀한테 조금이라도 더 좋은 구명조끼를 입게 하려고 온갖 애를 쓰고 있는 돈 없는 돈, 별의 별 짓을 다 하며 벌어 구명조끼를 입게 해 줬는데, 어떤 사람들이 쾌속정을 타고 이 난국을 빠져나가고 있다. 생명을 구할 줄 알았던 구명조끼가 사실은 그런게 아니었다는 사실. 좋은 대학 입학이 사실은 이런 김새는 구명조끼라는 것이다. 세상은 결국 그들만의 리그이므로.

 

5부 원하는 것을 진정으로 추구하자

아이는 부모의 성찰을 물려받는다. 부모이기 전에 나는 어떤 인간이고 무엇을 추구하고 살고 있는가. 부모가 먼저 아이에게서 독립해야 한다.

 

뒤로 갈수록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나는 과연 어떤 가치를 살고 있는가. 나의 꿈은 무엇인지, 나는 지금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설명이 안된다. 그러니까, 원래 나는 이러이러한 것을 추구해야 하는 사람인데, 지금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런 걸 추구하며 이렇게 살고 있단다. 그런데 앞으로 어떻게 살거냐고? .. 그러면 일단,, 잠깐, 생각 좀 해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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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 교사들과 함께 쓴 학교현장의 이야기
엄기호 지음 / 따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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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학교와 교육에 대한 글이라고 해서 나도 익히 듣고 알고 있던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을까 했다. 교육에 대한 닳고 닳은 얘기가 아닐까, 대안적인 흐름을 조장해 내지 못할 바에는 이제 글만으로 설득하기엔 좀 무력한 것이 아닐까 했는데,

 

학교, 교실, 교사 그리고 학생들에게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학교 정문으로 들어가서 교무실을 들르고 복도를 지나 유리창 안으로 교실을 들어다 보듯이 말이다.

 

고등학교 교실은 정말 심각한 것 같다.

고등학생이라면 학교를 어떤 마음으로 다니고 있는지 한번 진지하게 살펴보거나 관찰해볼 일이다.

좋은 대학을 목표로 하고 어느 정도 가능성 있는 실력이 아니면 인간취급을 못받는 우리 교실의 슬픈 풍경이다.

 

1장 교실이라는 정글

한 교실에 같은 교복을 입고 앉아 있지만 목표와 정체성을 천지차이다. 공부를 하는 애들은 하는 애들대로 널브러진(이 책의 표현에 의하면 ^^) 애들은 널브러진 애들대로 수업이 제대로된 의미를 찾기 어렵게 되었다. 착한 아이들의 무기력이 무섭다.

 

2장 교무실, 침묵의 공간

요즘 교대나 사대를 가는 학생들은 아이들을 만나고 가르치는 데 별로 뜻이 없다. 안정적이고 비교적 일찍 끝나고 방학이 있고, 이렇게 자신이 누릴 것들에만 관심이 많다. 공부도 잘하고 모범생으로 자라 경험이 제한된 교사들이 모여 있으니 학생들에는 점점 관심이 없어지고 실적 챙기기만 바쁘다. 책임은 이미 책무가 되어 버려 책임이라는 개념을 교사들에게 이해시키기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3장 성장 대신 무기력만 남은 학교

정말 이런 곳에 우리 아이를 보내야 하나. 제발 이런 교사만 걸리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안들 정도로 현실이 심각하다. ‘타자와 만나지 않고 교육은 불가능하다에서는 성장은 나와 다른 이질적인 존재와의 만남을 통해 가능하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타인들이 모여서 같이 살던 군대에서 성장을 경험했다고 한다. 나같은 경우도 결혼이라는 무지막지한 장에서 깨닫고 얻은 바가 많았다. 그렇다고 성장한 것은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예전 모습이 무척 철부지같아 보이니 이걸 성장이라고 해야 하나.

이렇게 평범해 보이는 아이들이 다니는 초, , 고등학교가 이렇다니.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대안도 없이 문제만 분석하는 것은 무책임하지 않나.

 

엄기호 선생님은 교사들이 둥그렇게 모여 앉아야 한다고 하셨다. 역시다. 사적인 영역에서 나와 공적인 영역으로 연대와 우정, 커뮤니티를 지향해야 희망이 있다.

답은 우정이라는 것... 오래전 빛바랜 앨범에서나 적혀 있을 법안 단어 우정이란 이렇게 위험하고 파워풀한 가치인 것을.. 교사들도 깨닫고, 그리고 학생들도 다른 건 몰라도 우정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아직 그곳에 우정이 살아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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