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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ㅣ 블랙 장르의 재발견 1
오스카 와일드 지음, 서민아 옮김 / 예담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도리언 그레이는 화가의 모델이었다.
매력있고 잘생겼던 그는 화가와 그 친구 헨리에게 호감을 샀고
초상화가 완성된 후에도 이들과 관계를 이어간다.
그런데 초상화는 살아있는 사람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모습이 변한다.
그레이가 나쁜 일을 저지를때마다 그 죄가를 치르듯 인상이 험악하게 변해간다.
이 사실을 알고 그레이는 초상화를 아무도 들어가지 않는 방에 감추어 둔다.
그레이가 악행을 저지를수록 초상화는 점점 험상궂게 변해가고
반대로 그레이는 아름답고 순수한 얼굴과 젊음을 간직한다.
그레이는 초상화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살인까지 저지르고
결국 초상화를 찢으며 자살에 이른다.
매력적이고 순수하고 고상해 보이는 인간의 이면에 있는
또다른 추악한 진실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만든다.
그레이처럼 누구나 다른 사람이 상상도 못할 죄악을 마음 한켠에 품고 살아갈 것이다.
그레이는 화가를 통해서 만난 헨리에 의해 악한 심성이 부추켜졌으나
근본은 그의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죄악의 뿌리가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저지른 악행들을 사람은 어느 누구도 모를 수 있었지만 초상화는 그렇지 않았다.
사람이 내면을 감추려고 해도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사람은 언젠가 본심이 느껴지고 어떻게든 드러나게 되어 있다.
초상화가 아닌 자신의 얼굴이든, 말이든 표정이든, 가까운 사람에게든
어떤 방법이든 사람에게서는 냄새가 나고 내면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 진실한 모습에서는 어느 정도 악취가 난다.
그레이와 헨리, 그리고 화가와의 관계, 동성애적 뉘앙스 등
문화적으로 약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그레이가 바질을 살해하고 뒤처리를 부탁한 예전 친구에게
어떤 내용의 글을 보여줬기에 그가 순순히 협조하고
자살까지 하는지는 이야기가 끝이 나도 밝혀지지 않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