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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평점 :
1965년 출간되었고 1994년 작가 존 윌리엄스가 사망한 후, 2006년 재판이 발간되면서 미국,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은 소설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출판되었는데 출판 이후부터 요즘까지 역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다른 책을 읽다가 -어떤 책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아 안타깝다- 인용된 내용을 보고 호기심을 갖게 되었는데, 그러고보니 인터넷 서점에서도 호응이 크고 팟캐스트에 등장하는 등 요즘 핫한 책인 것 같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대출 예약을 한 끝에 읽게 되었는데......
서론이 이렇게 긴 이유는.. 나에게는 저렇게 큰 감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중간쯤 읽었을 때까지도 별 감동이 없어서, 신경쓰는 일이 많던 시즌이라 집중이 안되서 그런지, 아니면 내 감성에 무슨 결함이 있어서 그런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서평도 찾아보고 블로그도 뒤져보면서 이 책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도 했었다.
다 읽은 지금, 대다수 독자들의 의견과 같이 ‘평범’ ‘우직함’ ‘열정’ ‘안타까움’이 점철된 우리네 평범한 사람의 인생이야기라는데 공감한다. 초반부에 있는 것처럼 한두 단락 정도로 요약할만한 평범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이다. 구석 구석 감동도 있고 안도감과 슬픔도 있다. 농부의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대학에 입학한 뒤 문학의 맛을 느껴 영문학자의 길을 걷게 되고, 첫눈에 반해 결혼을 했지만 내내 불행한 결혼생활을 했고, 아이와 친밀함을 나누던 시기도 있었지만 어쨌든 자녀도 나름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 갈등과 반목 가운데서도 놓지 않은 학자로서의 정체성, 그리고 평생에 잊을 수 없는 로맨스까지...
대부분의 사람이 이정도의 굴곡진 인생을 사는 것 같다. 전쟁이나 극심한 고통, 갈등 또는 극단적인 사랑의 사건 등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의 일대기를 극적인 문체로 그려내어 독자 자신의 삶을 조명하는 역할을 해주는 것은 이 소설의 매력이라 인정한다. 누구나 각자에게 심각했던 어떤 일을 그려내자면 스토너가 겪은 일들 정도의 심각성은 있을 것 같다. 모두가 그렇게 충분히 소설같은 일들을 겪으면서 살아간다.
(평범한 인생을 극적으로 그려낸 면에서는 최근에 읽은 펄 벅의 <대지>와 후속편 <아들들> <분열된일가>에서 훨씬 큰 감동을 얻었다. 중국 근대화 무렵을 배경으로 한 농부 가족의 3대에 걸친 일대기로 같은 동양인으로서 이해와 공감이 훨씬 잘 되었다. 펄 벅의 부모는 중국으로 건너 온 미국인 선교사이었다고 하는데 미국인으로서 중국인 가정 3대의 이야기를 무척 실감나게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