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늙은 여자 - 알래스카 원주민이 들려주는 생존에 대한 이야기
벨마 월리스 지음, 짐 그랜트 그림, 김남주 옮김 / 이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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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내륙에 사는 원주민의 이야기다.

무려 알래스카, 그 추운데서 살면서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유목민이란다.

헉.. 상상이 안간다.

그 유목민족이 먹을게 없고 상황이 너무 어려워

무리 중 가장 나이가 많고 짐이 되는 두 여자 노인을 버리고 가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두 노인이 버려졌는데......

 

기대했던 어떤 길이 막힐 때,

생각지도 않았던 다른 방법이 열릴 때가 있다.

단순히 차선책이 아니다.

길이 막혀 돌아가니 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 경우가 있다.

 

버려졌을 때는 얼마나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을까.

그러나 사람에게도 의외로 날개가 있으니

일단은 너무 절망하지 말고 다른 길을 기대해 볼 일이다.

 

두 늙은 여자는 몹시 수동적인 생활에서

극적으로 몹시 능동적인 삶으로 바뀌었다.

기대했던 길이 막히면 좀더 능동적인 대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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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돼가? 무엇이든 -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이경미 첫 번째 에세이
이경미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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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은 없다를 인상깊게 본 관객의 한 사람으로

이 감독에게 약간 관심을 갖고 있어 읽게 되었다.

 

책은 너무 너무 재미있다.

재미있으면서 위로와 통찰도 준다.

삶의 태도가 약간 엿보이는 것 같아 흥미롭다.

나의 태도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재미있는 일,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대부분 재미있고 웃기고 그런데

144쪽, 174-175쪽은

너무 웃겼다.

서점에서 보면서 웃다가 진짜 쪽팔릴뻔 했다.

눈물도 약간 날 뻔 ㅋㅋ

 

평소에 재미보다 의미를 추구하는 나같은 사람한테 꼭 필요한 책이다.

아, 이 문장도 재미보다는 의미... 이거 말고

눈물나게 웃기니까 일단 보시라.

읽고 나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

나같은 사람은 서점에서 읽지 말고 사서 가까운 데 두고 읽어야 하는데...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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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어느 지하생활자의 행복한 책일기 1
윤성근 지음 / 이매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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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방지기가 몇년 전 일간지에 연재했던 칼럼을 기억한다. 책을 좋아해서 뒤늦게 헌책방을 시작했고 독서편력이 상당하다는 것 정도가 생각난다. 글쓴이 난에 같이 있던 사진 -약간 독특한 모자를 쓰고 이상한 나라의 OOO 분위기를 내는-도 인상적이었다.

 

잘나가던 IT 엔지니어의 삶을 접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헌책방을 시작했다고 하니 책마니아답게 책에 관한 이야기만 주구장창 펼쳐질 줄 알았다. 그 헌책방 한 구석에서 나도 괜찮은 책 하나 건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과 함께.

 

예상과 달리 앞부분에는 은평씨앗학교와 함께 헌책방의 탄생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있다. 보통 학교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같은데 우리나라의 편협한 정규교육에서 품을 수 없는 아이들이니 다양한 개성을 지닌 아이들일 것이다. 역시, 책을 많이 읽고 글을 쓰는 사람은 어디선가 좋은 이웃들과 이리 저리 엮여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상한 모자를 썼던 그 사진만 보면 세상과 소통하기 어려운 지하생활자 덕후가 아닐까 싶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행사랑 각종 소모임도 무척 많이 하는 것 같다. 개인의 서점 운영자가 정말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될텐데, 아 은평.. 거기랑 협력을 해서인지 넓지 않은 서점 곳곳에 여러 가지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는 걸로 보인다.

 

그 다음에는 기대했던 책 이야기가 나온다. 내가 알고 있던 책도 있고 모르던 책도 있고. 어쨌든 숨어 있던 책 한권을 발굴해서 이야기를 나눠 보는 건 언제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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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계단 - 나를 흔들어 키운 불편한 지식들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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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를 듣기 시작한 시절 주요 구독채널 중 하나인 지대넓얕으로 저자를 알게 되었다. 팟케스트에서도 책에서도 본명은 알 수 없지만 목소리는 이제 제법 익숙하다. 그때는 지대넓얕.. 이름도 독특하고 발음도 어려워서 소위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거였는데. 이젠 그 제목으로 책도 여러 권이나 나왔다. 무엇보다도 제목이 독특하니,, 이제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다.

 

채사장이 어떻게 책을 읽고 자신의 고유한 길을 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한마디로 '내 인생의 책' 같은... 고등학교 때 우연히 읽게 되었던 <죄와 벌>을 시작으로 책과 함께 한 지적 여정이 담겨 있다.

 

나는 책에 관한 책을 좋아한다. 이런 장르를 '메타북'이라고 한다고 어디서 읽은 것 같기도 하다. 도서관 서가에서 이런 책에 관한 책이 있는 서가 즉, 001. 로 시작하는 책장을 지날 때는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도 든다. 나도 언젠가 - 어릴 적, 그리고 지금도 가끔 - 책에 빠져들던 시절이 있었다. 활자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발견했을 때의 설렘이 아직도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다. 어디서 무얼 하든 책은 이제 나의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지극히 내가 좋아하는, 나의 취향에 맞고 관심이 가는 책만 읽는다. 그것이 저자와 다른 점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 지식이 자신의 사고 방식에 균열을 가져와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 '정반합'으로 대변되는 헤겔의 변증법의 원리를 적용한 셈이다. 그렇게 적용한 책을 통해 사고가 확장되는 경험을 이 책에서 다루었다. 신약성서를 읽고 그다음에 불교의 경전을 읽는 식이다. 철학자 니체, 우주에 관한 책, 그리고 마지막은 아주 생소한 우파니샤드라는 책에서 끝이 난다. 인간이 마주한 죽음이라는 운명에 관한 심각한 직면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우파니샤드.. 이 부분은 너무 생소한 내용이라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아뭏튼 언젠가 인연이 되면 나도 접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이렇게 한번은 만났으므로...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 취향과만 공명하는 세계에서만 놀아 책으로 지적 자극을 크게 경험하지 않는 나한테는 새로운 자극이 된 면이 있다. 나는 주로 책에서 책으로 이어지는 독서를 한다. 책을 읽다가 만나는 책이나 저자를 찾아 읽고, 또 그 책에서 다른 책으로 소개를 받아 옮겨가는 편이다. 그러는 와중에도 내 취향과 가치관에 영향을 받게 되는 건 사실이다. 책모임 같은 걸 통해서 나와 관계없는 책을 소개 받아 읽고 새로운 기쁨을 느끼는 건 어떤 경험일까 상상해 본다. 나한테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손으로 고르지 않을 책을 읽어 보고 기대치 않은 어떤 것을 느껴 보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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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만드는 글자, 코딩 - 창의와 소통을 위한 코딩 인문학
박준석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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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프로그래밍을 배웠던 덕분에 나는 컴퓨터 기반의 요즘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불편을 겪지 못했던 것 같다.

물론 인간과는 다른 기계를 대하는 데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그때 컴퓨터와 프로그래밍을 배웠던 게 두고 두고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

어떤 컴퓨터 능력 테스트에서 1급을 받기도 했는데, 이건 그 시험을 대비해서 특별히 공부를 한다고 단기간에 오르기 어려운 경지였기 때문에 1급은 쉽지 않은 대상이기도 했다. 여튼 교육과정에서도 코딩을 포함한다 하고 앞으로의 세상은 어떤 변화를 맞이할 지 궁금해서 읽어 보게 되었다.

 

코딩이 단지 프로그램을 만드는 언어의 개념을 넘어 모든 하드웨어를 제어할 수 있고 그 하드웨어라는게 그동안의 컴퓨터 주변기기의 개념을 넘어서 모든 사물이 될 수 있다는 식으로 사고의 확장에 도움이 되었다. 망치질 하는 인간 대신 코딩하는 인간과 망치질하는 기계의 조합이 정말 멀지 않게 느껴진다.

DNA판독으로 인해 생물체도 코딩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도 새로운 깨달음이었다. 알고보니 조물주도 인간과 생물체, 생태계를 코딩한 것이었고 이제 우리는 문명 세계를 코딩으로 설계해 나간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좀더 비약하면 세계는 바벨탑 이후 코딩 언어로 하나가 되고 코딩 언어를 둘러싼 헤게모니로 세계는 하나의 국가가 되거나 기술산업의 자본을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로 재편될 수도 있지 않을까?

지금 개인의 삶을 구성하는데 한국이냐, 미국이냐 말레이시아냐 같은 국가적 정체성이 규정하는 것보다 앞으로는 구글, 아마존이냐 삼성이냐 등 어느 기술 기반의 사회에 살아가느냐가 훨씬 더 개인의 삶에 영향을 줄 것 같다.

44쪽

소프트웨어 '공학'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은 1960년대 후반입니다. 그 전까지 코딩은 대학에서 가르칠 필요가 있는 '학문'취급을 받지 못했습니다. 즉 코딩은 대학에서 배워야 할 정식 학문이 아니아 현장에서 배우는 실전 기술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1960년대까지는 대부분 프로그래머가 여성이었습니다. 최초의 프로그래머하고 불리는 에이다 러브레이스도 여성이었고 최초의 컴파일러를 개발한 그레이스 호퍼도 여성이었습니다. 코딩의 본질이 글쓰기이다 보니 자연스레 하드웨어 개발은 남성이, 소프트웨어 개발은 여성이 담당한거죠.

 

189쪽

이 테스트에선 질문자가 커튼 너머의 컴퓨터와 인간에게 질문을 하고 컴퓨터와 인간은 답변을 합니다. 컴퓨터가 내놓은 답변과 인간이 내놓은 답변 중 어느 것이 인간의 것인지 구별할 수 없다면 그 컴퓨터는 이 테스트를 통과한 것입니다. (이미테이션 게임에 관한 설명)

 

226쪽

1990년부터 2003년까지 진행된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사람의 DNA 안에 있는 30억개의 글자를 해독하는 것(소스코드를 읽어내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모든 해독을 마친 지금, DNA를 인공적으로 합성해내는 것, 즉 소스코드를 편집하거나 작성하는 것을 목표로 2016년부터 '제2차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3982쪽

산업혁명 시대를 지나 정보 통신 시대에 접어들면서 코딩이 망치질을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즉,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땀흘려 일하던 육체적 노동이 글쓰기 노동으로 바뀐 것입니다. 인류는 코딩을 통해 자신이 말로 창조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슴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게다가 코딩은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수많은 인부가 모여 도시를 건설하듯이 수많은 프로그래머가 모여 1권의 책을 함께 써내려갑니다.

 

384쪽

신공지능이 원자로 만들어졌다면 인공지능은 비트로 만들어졌습니다. 사람은 이 인공지능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의식이나 영혼에 대한 이해를 한층 높여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이 코딩한 것 외에 자연계에 존재하는 생명체도 코딩된 것입니다.

인간이 디지털 코드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DNA의 발견으로 인해 명백히 밝혀졌습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생명체도 코딩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물리학이 우주가 수학의 언어로 쓰여있음을 천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주가 코딩되었다는 것은 우주가 수학의 언어로 쓰였다는 것을 현대적으로 바꿔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386쪽

이 책의 핵심키워드를 꼽으라면 단연코 '언어'일 것입니다. 지능을 가진 존재한 결국 언어를 구사할 줄 하는 존재를 말합니다. 그래서 앨런 튜링도 인공지능이 마지막으로 통과해햐 할 관문을 '언어'로 설정했습니다. 동물은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동물로 취급받고 인공지능 역시 사람처럼 말을 못하기 때문에 기계로 취급받습니다. 인간의 언어 능력은 글자를 기록하는 능력을 탄생시켰고 글을 쓰는 능력은 코딩 능력을 탄생시켰습니다. 글쓰기 능력이 코딩 능력으로 발현되기까지는 무려 500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코딩의 역사는 불과 100여년에 불과하지만 이 능력을 갖춘 후부터 인류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바벨탑 사건으로 흩어졌던 인간의 언어가 프로그래밍 언어를 중심으로 다시 모이고 있습니다. 코딩은 언어를 구사하는 지능이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의 극대치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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