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유월~ 이렇게 또 계절 타령을 ... 확실히 후덥지근한게 살맛난다. ㅋ
염장 지르나 하겠지만 생체리듬상 더운게좋다. 물론 나이가 드니 여름 뿐만아니라 모든 계절이 다 좋다.

지난해 말 글쎄... 한 5,6년은 쓴것 같은, 폴더폰의 열고 닫는 연결부위가
똑 끊어져 버렸다. 그래도 한동안은 그 끊어져 전선이 자꾸 흐르는 전화를 들고 다녔다.

주변에선 이제야 말로 당신도 좀 스맛폰으로 바꾸라고 난리였는데 애도의 기간이 필요하다며
들고 다녔다. 그러나 시절을 거스를수는 없는 법 , 드디어 나도 그 똑똑하다는 전화를 샀다.
처음엔 눈이 핑핑 돌아가 적응이 쉽지 않더니 요샌 너무 적응이 되어서 탈인지도 모르겠다.ㅠ..

단 하나 차별점은,  카톡 머시깽이는 깔지 않았다는 것. 난 사람들이 왜 그렇게 쉼없이 카톡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것 없이도 예전 폴더폰에 비하면 문자질이 훨씬 쉬운데....
하여간 안하니까 자유롭다. 즉, 인터넷기능이 추가된것 빼고 예전과 변함이 없다.
그런데 이 인터넷이 쉬이 되다보니 책상용 컴을 쓰지 않게 되었다.

예전엔 하루에 한번은 꼭켰었는데 지금은 수시로 누워서, 앉아서도 가능하니
붙박이로 컴에 앉을 이유가 없어졌다. 그러다 보니 블로그질도 자연 멀어지고... 어느 뉴스에서
책상용 컴이 사양길이라더니, 정말 몇년안에  공공칠 가방같은 몸체에게 우리는 영원히 안녕을 고할지도 모르겠다.
기술의 발전에 정말 눈 돌아간다.
아예 지금형식의 스맛폰도 필요없이 구글 글라스 스타일이 일반화 되는 것도 시간문제 일수도 있겠다.

인간과 기계인간이 더불어 살고 100수를 넘어 120,130살이 일반적인 인간의 평균수명이
될것을 생각하면 소름끼친다. 그 꼴 보기 전에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수 있는
지금의 내나이가 너무 좋다. 후세들을 생각하면 좀 미안하다.

아무튼, 세월은 거침없이 흐르고 내 취미는 돌고돌아 다시 영화에 꽂혔다. ㅎ
지난해 선거 이틀후 <레 미제라블>을 보며 대성통곡했다. 혁명군 앙졸라가 창문으로 떨어져 죽는데
어린아이와 같은 막무가내 울음이 터져 손수건으로 입을 틀어막고 꺼이꺼이 했다.

(꺼이꺼이 모든 것을 쏟아내서 그런지 두번째로 보니 그냥 저냥 담담했다.
해서 처음 볼때 확실히 내가 감정이입을 했고 그때  잠시 미쳤구나 인정했다.
그렇다고 영화에 흠이 있다는것은 아니고. 맴버들 다 좋았다.
개인적으로 휴잭맨과 러셀크로 성량이 너무 온화해서 미지근... 앤 해서웨이와 사만드 박스는 대단!)

<로얄 어페어>보고는 확실이 마음정리. 씨를 뿌려놓으면 언젠가 거두리라. 그리고 또하나의 확실한 마음정리는
적금 드는 것. 풋~~ 이름하여 5년 만기 적금을 들었다. 5년후의 성탄 언저리 그 적금을 타서
기뻐서 술을 먹을 지언정 슬퍼서 술푸는 일은 없기를 바라는데 어찌될지.... 아무튼, 이 시절을 견디는 데는
소액 적금도 하나의 장땡이리. ㅎㅎ

....

지난 4월. 결혼 한 조카네 집에 놀러 갔다 자고 오게 되었는데.
이튿날 조카 남편이 생각보다 일찍 집으로 귀가 한다는 소식에
급 도망을 나와 지하철을 타고 오다가 문득 집에 들어가기엔 너무 아까운 휴일의 오전 12시라
뭔가 의미있는 꺼리가 없을까 하다 동성아트홀을 떠올렸다. 맞아 오랜만에 한번 가보는 거야.

해서 보게 된 영화가 <어둠속의 빛>과 <바바라>. 점심도 못 먹고 연속 두편을 보고
집에 오니 해는 저물고 하늘이 노랬다~. 한편으론 두 영화가 너무 괜찮아 다시금 영화에 대한 눈이 번쩍 뜨이는
기분이었다.

그동안 이렇게 좋은 영화들이 꾸준히 상영되었을텐데 다 놓쳤구나 생각하니 못 본 영화들의
정체들이 궁금했으나 일단 통과하고 앞으로나 잘 보자 맹서했다.~~
그러고 나서 본 것이 <홀리 모터스>와 <지슬>. 이후로 계속 이젠 좋은 영화 놏치지 않으리라
투지를 불태우는데 글씨 언제까지 갈지? ㅋㅋㅋ

아래는 상반기에 본 인상적 영화

1. <어둠속의 빛>... 세상에! 하수도 수리공이란 직업이 그렇게 아름다울수가.  유대인 수난엔 그런 사연도..

2. <바바라>...동독의 숨막히는 부자유, 감시사회. 그 속에서도 자유는 꿈틀거리고 사랑은 꽃피네~


3.<홀리 모터스>... 배우의 삶과 인간의 삶. 영화속 내가 진짜 나인지 영화밖내가 진짜나인지.
배우들이 보면 통곡하지 않을까. 배우아닌 내가 봐도 가슴이 무너지던데...

4. <지슬>... 제주도 감자에 그런 사연이... 제주 도민은 여전히 아프구나.

5.<노리개>... 맨땅헤딩뉴스 ㅋㅋ.. 마동석이란 연기자가 새롭네. 이 영화는 또다른 빛깔로 한번더 태어나길..

6.<링컨>...오우, 다니엘 데이 루이스. 이분은 한동안 뜸하다가 한번씩 나타날때마다 대박!
그 목소리 , 그 칼스마, 넘 좋네. 하늘의 링컨도 탄복할터... 노대통령도 생각나고...

7. <클라우드 아틀라스>... 배두나 대박. 비와 이병헌, 전지현 합한것보다 더한 비중? 정말 인류의 미래는 어찌될지 숙연해지는 영화.

8.<비포 미드나잇>... 기대가 너무 컸나? 결혼의 현실이 그렇게까지 재미없을건 또 뭐누? 서양은 육아를
역할분담 척척 잘 나눠하는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은 모양. 이혼한 전 배우자의 관계또한 생각처럼 상큼하지 않은 모양. 작가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쉬게 해주는 할아버지 아름다워. 식탁에서 나누던 그들의 대화 지성충만.~~

9.<셰임>...어이구 깜짝이야! 영화를 본 분들은 왜 이런 감탄사가 나오는지 알터..ㅋㅋ 영화가 야해도 야하게
안보이고 예술로 보이고 가없는 고독으로 보이고 ... 갈수록 문명사회는 더 고독하겠지... 패스밴더 충분히
상 줘야해~ 살짝 대머리 소견이 보여 관리요망 ㅋ

10.<러스트 앤 본>... <셰임> 하고는 또 다른 각도로 깜짝이야! 벨기에에도 저런 배우가 있거늘! 마리옹 꼬띠아르 요새 제일 잘나가네.

11.<헬터 스켈터>... 제목이 참 요란한데 <홀리 모터스>와는 또 다른 각도로 인간의 욕망과 그 대상이 되는 배우의 삶, 쓸쓸하고 쓸쓸하여라.

12. <섀도우 댄서>... 연약한 여성. 그러나 아일랜드 독립군이라면 야그가 다르제? 암! 그 연약함 속에 감춰진
강인함이라니. 키이라 나이틀리와는 또 다른 새로운 매력의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차기작이 기대^^

13. <도리안 그레이>... 원작을 읽어 봐야 겠다는 생각이..^^

14. <제로 다크 서티>... 늙은 빈라덴 죽이면 뭐하나..
 

베스트 5편을 꼽으라면(스크롤을 오르락 내리락...^^)

<바바라>
<홀리모터스>
<러스트 앤 본>
<셰임>
<지슬>

특히, <홀리 모터스><러스트 앤 본><셰임>은 영화를 본 후 감독들에 대한 궁금증이 팍 일었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기에 이런 영화들을 만들었는지 그 창의와 인간적 훈훈함에 저절로 짠....감동이..^^
더불어 감독들의 차기작을 기대 만발 기다림중~~짝짝짝!


시사한토막... 우석훈의 <모피아>를 읽었을때 케이멘 제도니 페이퍼 컴퍼니.. 이게 다 뭔소리야 했는데
버진 아일랜드도 있었네. 쯧.. 뿐만 아니라 그런 섬이 수도 없이 있다니.. 시사인 김영미 기자에 의하면
버진 아일랜드 방법은 이미 한물갔고 꾼들은 또 다른 섬들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조세 도피를 꾸미고 있다고...
즉, 수법들이 갈수록 나쁘게 일취월장하고 있다고..

돈 많은 자와 그 돈 많은 자들의 하수인 머리 좋은 자들이, 그 돈으로 그 머리로 그런 일들이나 하다니.
그리스 기득권들 비자금 다 토해내면 그리스 위기 탈출 할수 있다해서 설마했는데 사실이구나.

그리고 세상에! 나쁜 쪽으로 등수 따는 데 자신있는 우리나라가 이번에도 빠지지 않고 게중 3등을 했다고라?
4차 명단 발표하는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의 흰머리를 보자니 짠하고 고맙고... 그 수만 종이 서류를
다 확인하자면 뉴스타파 식구들 각각 눈이 열개라도 모자랄텐데.... 다른 언론 다 무엇하고 이분들이 개고생인지...에효...

아래는 펌글

며칠전 불교티비에서 모 성우가 생각이 말이 되고 말이 행동되고 행동이 습관되고 습관이 모여
성격, 운명이 된다는 류의 말을 했는데. 말은 맞지만 현실적으로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걸린다는 생각이.
중간에 좌절하기도 하고.

반면에,
그 반대로 말하는 김동렬의 말에 한표. 운명이 바뀌어야 성격바뀌고 습관, 행동...바뀐다고.
운명을 바꾸려면? 자기보다 상위의 사람을 만나라고..
과연~~^^ 우리 그럴때 있지 않은가.
가끔 책에서나 현실에서 혹은 영화에서등등 누군가를 만났는데 너무 괜찮아서 나도 그처럼 내 자신을
확 리셋하고 싶어지는 그런 순간이 있지 않은가?  그럴때 운명을 바꿀수 있는 건가?
가끔씩 군대가서 선임 잘 만나 사람되는것도 그경우?
그럼 즐감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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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커피볶기

일전에 뜬금없이 한번 사 먹어본 아몬드가 무척 맜있어서 1킬로그램 봉지로 사려는데 생아몬드와 구운아몬드의 가격차이가 3000 원 정도였다. 양념이 들면 얼마나 든다고...단돈 3000원이었지만  왠지 눈뜨고 코베이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생아몬드를 사서 직접 구워 보기로 했다. 아무런 사전 지식없이 그저 땅콩 볶듯이 하면 되겠지하고 볶았는데 이런~ 아몬드는 외관에 비해 쉽게 볶이는 견과였다.

이제 익었겠지 하는 순간, 이미 너무 익어버렸다고나 할까. 즉, 아몬드는 땅콩보다  살짝 볶아야 그 특유의 아사삭 부서지는 느낌을 살릴수 있다는 것. 그리고 결정적으로 생아몬드는 간이 안 되어 있어서 맛이 없었다는... 해서 소금물 시럽을 만들어 한번더 덖어 주고 먹어보니 간은 되는데 뭔가 부족해도 한참 부족했다. 하여 구워져 팔리는 아몬드에는 도대체 어떤 양념감초들이 들어가는지 몹시 궁금했으나... 귀차니즘이 발동해서 3000원 더 쓰고말자로 결론내렸다.

아무튼, 참깨, 땅콩, 콩에 이어 아몬드가 네번째로 볶아본 견과류 였는데, 이 봄, 견과류 비슷하게 생겼으나 견과류는 아닌 '커피콩' 볶아보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겄다. 친구가 직접 볶은 커피를 한봉지 주었기에 겸사겸사 커피가는 기계를 샀었고, 사고 보니 계속 커피를 갈아먹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해서 생전 안해본 인터넷 쇼핑을 하게 되었다. 온라인 커피몰을 살피니 '세상에 이런 별천지도 다 있구나~' ㅋㅋ
그야말로 커피에 관한 모든것들이 있었다. 게다가 생두는 가격이 쌌다. 생아몬드와 구운아몬드의 가격차는 3000원이었는데 구운 커피두와 생두의 가격차는 무려 '1만원'이었다.

참,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 다더니~~ 물론 볶는게 대단한 기술일수도 있겠지만...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한 것이 그 볶은 커피콩을 갈아서 동서나, 네슬레, 맥심등의 포장지에 넣게 되면 가격이 4~5배는 족히 뛰는듯. 더 나아가, 생두 1킬로에 2만원일 경우 그 생두의 가격은  커피 전문점에서 카페모카 넉잔 먹는 가격이랑 같다는 결론의 씁쓸함이라니...ㅉ ㅉ

물론 커피콩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어떤 생두는 카페모카 열잔, 스무잔의 가격이 되는 것도 있지만 2만원 생두도 믹서에 비하면 별다섯개임에랴~~ 문득 생두 1킬로를 2만원에 팔아도 남는다면 도대체 산지에서는 얼마에 사 온다는 건지... 내가 마시는 커피 한잔이 아프리카의 눈물일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하여, 공정무역커피에서도 생두를 파는지 찾아봐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그램 내외의 원두소포장은? 아휴 안먹고 말지. 너무 감질아서..  아무튼, 이봄 커피볶는 법을 알게 되었다. 뚜껑있는 팬에 적당량을 넣고 약불로 30분 정도 앞뒤로 흔들어주면 뚝딱! 거짓말 좀 보태 숯이 되기 직전까지 볶아야 우리가 흔히 보아온 그 커피콩 색깔이 나온다는게 놀라웠다.

견과류처럼 먹을수 없다면 혹은 앵두처럼 과육을 먹을수 없다면 그냥 못 먹는 열매인가보다 지나칠수도 있었을텐데
겉껍질 속껍질을 다 벗기고 그 속의 열매를 탈 정도로 볶아서 빻아서 그 시커먼 물을 마실 생각을 맨처음 한 사람은 누구? 였는지 각종 커피이야기 책들속에 나오려나. 언젠가 들은 듯도 하나 까묵었... 그냥 지나치기엔 그 빨간 열매가 너무도 앙증맞아서 호기심이 아니 일어날수 없었나?

2. 막걸리 식초

사진 맡기러 갔다가 동네 사진관 주인장의 말 한마디에 '맞다!' 무릎을 쳤다.

"혹, 막걸리 식초 어떻게 만드는지 알아요?"

" 에엥? 막걸리 식초라는 것도 있어요? 막걸리 식초는 모르겠고 막걸리 만드는 법은 알아요. 고들밥에 누룩을 썩어 버무린 다음 물 부으면 끝이예요.^^ 그러고서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막걸리가 된대요. 누룩속의 효모 때문에~ "

위와 같은 대화를 한후 집에 와서 지난해 봄에 사두었던 누룩을 그제야 꺼내게 되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원래 대로 하자면 막걸리를 만들어야 되는데 막걸리 식초가 더 당겼다. 세상에 막걸리로 식초를 만들다니. 나로서는 금시 초문이었기에 호기심이 확 당겼다. 그런데 알고보니 막걸리 식초는 조상님들이 양조식초 없을 때 만들어 먹던
전통 천연식초라고 이웃아짐의 어머니가 알려주었다. 감식초 또한 전통식초였다.

나는 막걸리 식초와 감식초 모두 오늘날의 자연주의 혹은 전통요리 연구가들이 새로이 만든 신상품인줄 알았다. 각종 효소식품들 처럼.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니. 조상님들의 슬기에 새삼 감탄! 더불어 나의 무지에 알밤을... ㅠㅠ
(감식초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세상에 감식초처럼 쉬운것도 없다. 가을에 단감 먹다가 물러지면, 참 맛 없다. 그러나 버리기는 아깝고. 그럴때 유리병에 감넣고 뚜껑닫아두면 저절로 물이 생기는데 그게 바로 감식초!)

아무튼, 쇳불도 단김에 빼라고. 사진관에서 돌아오자 마자 고들밥을 짓고 따깨비 같은 누룩을 부수었다. 고들밥을 식힌다음 누룩과 썪었고 그런다음 유리병에 넣고 물을 붓고 병 입구에 망을 씌웠다.  막걸리 식초는 뚜껑아닌 망을 씌워 두어야 공기중의 초산균이 망을 뚫고 누룩효모에 침투하여 식초를 만든다고 하였다. 참으로 오묘한데 역시 조상님들은 어떻게 그 비법을 알게 되었는지 신기하고 신기해.~

....... 벋뜨,

오늘로 5일째인데 뭔가 잘못 돌아가는 느낌이다. 인터넷 고수님들의 설명사진과 달리 거품이 일어도 너~무 일었고
말간 부분이 없고 온통 뿌였기만 하니 아무래도 세균증식이 너무 된것은 아닐런지...ㅉㅉ 먹어보니 세콤한듯도 한데
눈으로 보여지는 모양새는 영 아닌듯...ㅠ

뭐, 그래도 방긋~ 미소를 잃지 말지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우헤헤~~ 혹 조금더 지켜보면 구사일생 정말 식초가
될지도..^^

그래서? 1+2, 결론이 뭐냐규?

올봄에는 뜬금없이 커피생두와 막걸리 식초에 반했다는... 뭐 그랬다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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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또 세월이 유수처럼 흘러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말았네.
지난해 12월 초순인가, 뜬금없이 눈이 첫눈부터 연속 두번 대설로 내리는 바람에 거의 한달이상
눈쌓인 산길을 아이젠 신고 걸었다.
첫 눈부터 대설이라 올겨울, 눈 폭탄의 연속이겠거니 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그걸로 끝.
그러나 산길은 달랐다. 지상에선 쌓인눈이 녹고 질척해지고 정나미 떨어지는 것과는 달리
인근 산의 눈은 그렇지 않았다. 낮에 살짝 녹았다 밤에 다시 얼고를 반복했기에
까쓸까쓸한 눈을 여러날 밟을수 있었다.^^



그러나 오는 세월 막을수 없는 법.
2월의 제주에는 벌써 동백이 피고지고 피고지고를 반복했고,  텃밭에는 봄풀들이 옹기종기,
섣부른 매화들 또한 방긋방긋~~ 출발당시 대구의 날씨는 쌀쌀했기에 제주의 봄내음은
뜻밖의 선물처럼 설레였다.
그렇지. 바야흐로 봄인 것이네. 지난 겨울도 좋았지만 봄이라니, 봄은 또 봄대로 얼마나
멋진 계절일 것이냐~



비행기 한번 타 보는 것이 여행보다 '숙제'였던 시모님과 할머니덕에 나발 불게 된 아이들과 함께
팔자에 없던 호텔에서 일박을 했다.
'뭣이라, 하룻밤에 40이라고? 아이고오, 우리아들 뼈빠지게 번 돈 이렇게 날려도 되는 게야?'
흐흐~ 해서 다음날은 공하나 떼고 4만원 짜리 방에서 묵었다.

굳이 그렇게 극과 극 달릴 필요없이 7,8만원 방도, 팬션도 있었지만 아이들 교육상 4만원을 택했다.
물론 4만원 방도 충분했다. 제주(서귀포)에서 방 못 잡을까 걱정말라.  중국손님 떼거지로 오는 날
아닌 다음에야 널리고 널린게 호텔, 모텔, 펜션.^^



호텔 배란다에서 바라본 제주 바다. 멀리 주상절리가 보이네. 시모님은 주상절리를 보고
거참 볼만하네 감탄을 하였다.
나또한 주상절리가 보고 싶었다. 뜬금없이 요몇년  화산이니 사막이니 하는 것들이 와닿았는데...
즉, 화산이 존재하고 한번씩 터져주기에 지구가 유지된다고 했던가.

아무튼, 그 옛날 화산의 흔적을 보니 , 그 숯 돌덩이들이 주는 아름다움을 보자니
그 많은 세월과 풍상과 인내의 향기가 오롯이 느껴졌다.



(사진속 내용물은 커피 아닌 포도주^^)

제주여행 며칠후 오랜만에 충청도 친구네를 방문했다. 여행 뒤끝이라서인지 아이들은 또다시 집을
떠나야 함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몇번더 맛있는 먹을거리로 꼬셨으나 넘어오지 않았다.
하여 속으로 홀가분함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엄마 오늘 갔다 내일 저녁에 돌아온다'며 떠났다.
가서는 오랜만에 온김에 하루 더 묵고 간다고 문자.

도예를 하는 친구의 집은 여러모로 휴식이 되는 공간이었다.
생두를 사다가 직접 볶고 갈아서 또 손수 만든 그릇에다 커피를 따라주니
보는 맛 마시는 맛에 세월가는 줄 몰라.ㅋㅋ~

뿐인가. 각종 차들을 매번 다른 다기에 따라주니 그 또한 일품일세.
'이렇게 손님들 혼을 빼 놓으면 엉덩이가 무거워지는데  언제 그릇 만드니?'
'그러게, 그 적정선을 지키는 게 어렵다.'
'깃발을 내 걸어라. 외부인 출입금지, 출입환영 두가지로..ㅎㅎ'

..... 헤...우좌간 2013년 봄이다.
봄은 역시 싱그럽다. 2003년이 엊그제 같은데 2013년이라니
세기말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여지던 그 연도를 우리네가 살고 있네.
1800년대, 1900년대 사람이 본다면 우리는 얼마나 미래인간인가!


아무튼 이봄. 만물들이 저마다 용을 쓰며 새쑨을 틔우니 나도 굼뜬 몸땡이 추스리고
좀 분발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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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3-03-08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참을 기다렸는데 사진이 엔박이에요! 다시 올려주세요.
올해 애아빠가 제주도 가자 하는데..... 저는 망설이고 있습니다.

폭설 2013-03-08 21:09   좋아요 0 | URL
제컴에서는 뜨는데요 가끔 컴의상태에따라
안뜨기도..~~
제주도 다녀오세요^^
무엇보다 차가 적은것이 마음에
들더군요~~^^
 

럴수 럴수 이럴수가.....ㅠㅠ
총선에 이어 또 다시 속은 건가.

평소 나의 집에 와서 차한잔 나눠 마셨고. 서로들 생각은 조금 다른듯해도
오다가다 마주치면 상냥하게 인사주고받는 이웃아짐들 18명에게 문자를 보냈었다.
그런데 답장이 단 두사람에게서만 왔다.

아이들 피아노 선생님과 <운명> 북콘서트에 같이 갔던 이, 딱 두사람이었다.
나보다 젊은 아짐들에게 보냈기에 반타작은 할줄 알았는데,
평소 그녀들의 말 뽄새로 봐서는 충분히 호응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둘 뿐이었다.

둘 뿐이라니, 순간 가슴 어딘가에서 뭔가 쿵!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에이 설마? 불길한 마음을 애써 접으며,
이 꼴통 티케이의 허물은 수도권이나 서울시민들이 보정해주겠지 생각했다.

그랬는데.......... 정말 꿈에도 생각못한 결과다.
다들 얼마나 열심히들 노력했나.
그러한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가슴뭉클했는데.... 이런 결과를 안겨줘야 되다니..

이 나라 국민들은 똥인지 된장인지 기어이 5년을 더 찍어먹어봐야 정신이 들려나.
그토록 끔찍했던 쥐님이 갑자기 대단해 보이기까지 한다.
도대체 그녀와 그녀의 수족들에게 어떻게 이 나라를 맡긴단 말인가...ㅠㅠ

정말이지 신천지교의 신도는 몇만으로 한정되지만
박정희교 신도는 기독교 천주교 불교를 다 능가하네.
대구경북도민 80%의 마음을 사로잡고
서울 부산 충청 도민 50%의 마음을 사로잡으니 과히 유불선을 능가하네, 능가하고 능가하네...ㅠㅠ

제일 걸리는 것은 광주와 전라도민들이다.
그들에게 너무 송구하다. 고개를 들 수가 없다.
같은 하늘아래 사는데 이렇게 수준차이가 나다니.
너무 부끄럽다.......너무 부끄럽다.

아래 펌글은 지금의 내 심정과 똑같다.
이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어디까지나 긍정적 의미로,
나이 오십이 되면 더이상 한국인이라는 것에 얽매일 필요없이 유목하며
세계인으로 살다가 디져불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젠 울화를 걷어내기 위해서 세계시민 고스프레를 해야하나...ㅉ ㅉ...

종점인줄 알았는데 다시 출발점이라니...
내 황금의 마흔시절이 이런 암흑으로 얼룩질줄이야. 긍께, 오십이 되어야 이 어둠이 걷히는 거네.
오십이 어서오길 간절히 기다리며 살아야 하다니...참으로 쓰벌스럽다.


http://gujoron.com/xe/301476 -<한국을 포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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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0 0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20 2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2-12-20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어제 광주 투표율보고 욹컥했는데, 너무 고맙더라구요. 사실 문후보 기반이 부산인데도 그렇게 많은 분들이 찍어주셨다는 것에서요.

저랑 언니랑도 이야기 했지만, 젊은 엄마들의 역사적, 사회적, 정치적 인식이 생각보다 깊지 못해서 (심지어 이명박정권을 경험중인데도요), 불안했어요. 언니가 배송알바 하는데, 작은 인터넷 옷가게에서 배송알바 하거든요. 그런데 거기 일하는 젊은 여직원들 거의 다 닭을 지지한대요. 문 이야기만 해도 콧방귀뀌고...그렇다고 그들이 월급을 많이 받거나 가정 형편이 좋은 것도 아니여요. 사실 가진 것도 없고 월급도 백이십 알바도 칠십밖에 못 받는데도 그렇다고 하는 거에요. 자신의 생활이 불만족스러운데도. 그게 정치하고 연관되었다고 생각 못 하는 거지요. 어휴, 언니랑 아침에 통화하면서 그 곳 알바 그만 두겠다고 열받아서 못 다니겠다고 말하는데.... 20,30대의 젊은 분들이 문제가 많은 것 같아요.40댄 반반 같았어요. 휴, 한국을 포기하고 저는 신자유주의 모토대로 살까 어제는 이궁리저 궁리 해 봤네요.

폭설 2012-12-20 22:0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사람들은 왜 자기 계급에 반하는 투표를 할까요?ㅠㅠ

당분간은 슬퍼해요.^^
필요하다면 알콜도, 친구도...만나면서 토닥토닥~~
뭔가 영혼을 송두리째 도둑맞은 기분이예요.ㅠㅠ
누구는 첫사랑이 떠나간것 처럼 슬프다고도..~~


이진 2012-12-20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읽는데 울컥하네요. 광주전남도민들이 그저 고맙고, 죄송스럽습니다. 경남 사람으로서 왜 이딴 쓸데없는 고착이 들어선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아... 그냥 있어야죠ㅠㅠ

폭설 2012-12-20 22:12   좋아요 0 | URL
정말이지 경상도 넘 부끄러워요.ㅠㅠ
지인중 한사람은 평소 꼴 보수인줄 안 본당 신부님이 문재인 커밍아웃을 해
놀랐는데 문제는 60대 아짐 신자들이 눈에 쌍심지를 켜 식겁했다는...~~
60년 신앙생활동안 뭘 배우셨는지들...ㅠㅠ
 

이제 내일이면 새로운 역사가 시작 될것이다. ^^
그게 비극일지? 희극일지? 우좌간 24시간 안에 결정날터..^^

지난주 친정에 갔다. 친정가는 길에 방년 65세? 큰 언니를 만나서 함께 갔는데
자연 대선 이야기가 나왔다.

나: 언니 누구 찍을 꼬야?

언니: (결의에 찬 어조로) 당연히 박근혜지!

너무도 강렬한 어조라 설득이고 뭐고 전의를 상실했다.

나: 언니 찍고 싶은 대로 찍어.~

언니: 야, 그런데 요번 투표 열기 정말 대단하데. 다들 죽자사자 달려드는 것 같더군, 호호~.

구십대 초반의 사장 할머니도 이번엔 기필코 투표를 한다며 다짐 하셨다고.

지난 5년, 언론이 다 망가졌는데 시골 어른 들이 무슨 수로 참소리를 듣겠는가.

시골 어른들은 그대로 투표하게 놔두고 대신 도회의 젊은이들이 투표를 그만큼 더하면
되겠지?!

올 한해 많은 분들의, 이번 대선을 향한 노력을, 읽고 보았다.
감사드리고 싶다.^^  나꼼수 마지막회를 들으니 눈물이 나네...ㅠㅠ

고맙습니다.^^

(아래는 펌글, 김동렬님에게도 감사~~ 드루킹님의 글은 좀 슬퍼서 풀수가 없음이라.)

http://gujoron.com/xe/300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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