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안개가 자욱했다. 베란다 난간에 빗방울이 동글동글 맻혀있는 걸 보니 간밤에 비가 왔구나...
해서, 아이들 등교길에 우산을 가져가야 되나 어쩌나 확인하기 위해 방충망을 열고 손을 뻗으니
여전히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우산은 가져가는 걸로 결론이 나고 ... 나의 하루는 무엇으로?

지지난호<시사인> 영화면에서 김세윤씨가 추천하기에 찜해둔 <배리드>를 보러가야지 생각했는데
비가와서 , 이 비를 뚫고 보러가야 하나 그냥 누질러 앉아야하나 왔다갔다 서성이다
이나이에 무슨 충성으로  우산을 받치고 까지 극장엘.... 게다가 오늘처럼 시야가
오리무중인날에 관속에서 두시간 견디는 것을 보자면

필시, 나 또한 폐쇠공포증을 느낄지도 모를일이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주말을 보낸 '집구석'이 말이 아니라 후다닥 청소를 하고, 휴~ ,잠시 망연한 가운데
문득 <락락락>이 떠올랐다.  '길 라임'이라는 주인공 이름에 반해 <시크릿 가든>을 쭉 보게 되었는데
그 바람에 <락락락>을 못 봤다.

(길라임!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 길라임이라는 이름때문에 하지원씨까지 좋아져 버렸네~~
세상에, 드라마 내용도 아니고 주인공 인물도 아닌 주인공 '이름'에 반해 드라마를 보게 되다니 참 알다가도 모를 내마음..ㅋㅋ)

아무튼,  다시보기를 통해 <락락락>을 봤다.
흉내가 아닌 진짜로 밴드출신 연기자가 기타를 치니 새로웠다.
부활의 노래라면 고 김재희씨가 불렀던 <사랑할수록>을 음식점 알바 시절 스피커에서
매일처럼 흘러나와 매일처럼 들었고 매일매일 위로받았던 것이 전부...

국민할매가 티비에 출현하고 나서야 그곡을 김태원이 작곡했다는 것을 알고 그에게 급호기심.

그의 삶을 들여다 보자니 아름다운 곡은 그냥 나오는게 아니고 다 산고를 거쳐서 절명의 순간
한줄기 빛처럼 그렇게 태어났구나.

개인적으로, 김태원씨 목소리가 더 괜찮은데...^^
창자 끝에서 비틀어 쥐어짜며 뽑아올리는 듯 한
김태원씨의 목소리가 더 호소력 있어....  

하여간 다음주가 겁나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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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나의 결혼 중매 할머니를 뵈러 갔다. 햇수로 2년여 만이었다. 할머니는 여전했다. 이런저런 얘기꽃을 피우다가 몇 년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의 남편인 할아버지의 일대기를 듣게 되었다.

 

할아버지가 키는 작았어도 인물은 훤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세상에 그 인물 그대로 묵히기 아까우셨는지 인물값을 상당히 많이 하였다고. 이제는 다 지나간 이야기이고 할아버지도 떠날 때는 신사답게 할머니 고생 안 시키고 떠났기에 미움도 원망도 없이 다만 웃으면서 할머니는 할아버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세상에 바람도 바람도 어쩜 그리도 피우는지. 28, 30세 때 두 번, 그리고 마흔 넘어서 두어 번 그리고 중간 중간 잠깐씩 여자 없는 날이 없었지. 춤도 얼마나 잘 추는지 댄스 대회 나가서 맨날 상 타오고...."

"그 옛날에 춤을 잘 추셨다니 놀라운데요."

 

"나가기만 하면 여자들이 줄줄이 붙고 여자 데리고 와서 석 달, 넉 달씩 살게 되면 밥해 바치고 빨래해 바치고. 어느 때는 애 딸린 이혼녀가 애까지 데리고 와서 서너 달 묵었는데 그 애 옷까지 사주며 영감이랑 잘해보라고 떠받들어 주었지."

"왜요?"

 

"나는 영감 없이도 살 수 있었거든. 영감 없이 살고 싶기도 했고. 그렇게 여자를 데리고 오는데 살고 싶은 여자가 어디 있겠노. 애들 교육상도 안 좋고. 또, 애들 키우고 돈 벌고 등 일절 가정일은 내가 다했기에 영감이 필요 없기도 했고. 그래서 바람나 데려온 여자들이 부디 영감이랑 살아준다면 나는 애들 하고만 살 생각이었지. 그런데 여자들이 서너 달 살고 나면 모두들 인사하고 가버리는 거야."

"왜요?"

 

"형님이 너무 어질어서 도저히 더 있을 수가 없고, 또, 무엇보다 저는 형님처럼 00씨에게 잘 하지 못하겠기에  떠납니다. 그동안 면목 없고 고마웠습니다."

 

그렇게 떠나고 나면 할아버지는 또 새로운 여자를 데리고 오고, 할머니는 밥해주고, 또 떠나고 또 데리고 오고 그렇게 한평생을 살았다고. 그중 절정은 당시(1970년대?) 돈으로 꽤 큰 160만 원인가를 들고 나가 다 쓰고 할아버지는 거의 사망 직전의 몰골로 들어와 기절한 듯 도무지 기운을 차리지 못하였다고 한다.

 








  
할머니는 자그마하다. 그러나 통은 얼마나 크신지..^^스물부터 여든 넘은 지금까지 선남선녀 짝지어주고...화초는 또 얼마나 잘 키우시는지...^^
 
할머니









 

"그래서요?"
"보약 한재, 소다리 긴 것 하나, 뱀장어 세 마리를 고아먹이니 겨우 소생하더라."

 

"할아버지가 그 정도였으면 아드님도 한 가닥 할 만한데 할머니가 자식들에게 할아버지 험담을 하진 안으셨나 봐요?"

 

"머 할라고 그래. 안했지. 내가 이래 뵈도 머리는 있거든. 호호.  푸념해봐야 자식한테 좋을 것 하나 없어. 오히려 눈치 못 채게 감쌌지."

 

할머니의 현명한 처신 때문인지 할머니의 1남 3녀는 모두 부모로부터 좋은 것만 물려받았다. 할머니의 어진 성품과 생활력에다 할아버지의 '인물'을 닮아 다들 수려한 '외양과 내모'로 마음의 상처 없이 행복한 가정들을 꾸리며 잘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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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방화사건에서도 그랬듯이 상식으로 이해안가는
그런 일들이 벌어질때 나는 속으로 늘 뜨끔한다.
'혹 문제의 인물이 경상도 사람이면 어쩌나.....'

김대중 대통령 방화는 누구라고 밝혀지지 않아 모르겠으나
그때도 뜨끔했다. '혹시 또 경상도라면 이 쪽을 어이하리...ㅠㅠ'

어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심코 컴을 켰다가 노대통령 묘소에 인분을 투척했다는 기사제목을  보고
'필시 또 경상도이지 싶다'는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는데...... 이런.... 역시나 였다.

아유, 쪽....참으로 부끄럽고... 이렇게 해서 '고담대구'라는
'낙인'을 또 한번 크게  '찍는'구나.

다른 곳도 아닌 내가 사는 지역 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가 봉하마을 갈때의 딱 그 코스로 '똥물'을 들고 가셨네.

노무현 재단 입장이야 당연히 강경해야 겠지만
한편으로는 그분이 진정으로 자신의 어리석음을 자각할수 있는 심심한
대화의 시간, 공부의 시간도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어제는 막연히 꽉 막힌 나이든 사람의 우발적 행동이겠거니 했는데
오늘 그분의 필체를 확인하고 보니 결코 무학인 사람은 아닌듯 하다.
그리고 10년 전 60이라면 노인이 맞지만 요즘 60은 정말 청춘이다.

62살이라고 하던데,

따지고보면 내 큰 형부 보다 젊은 나이고  오빠보다 기껏 두어살 더 많다.
우리 오빠 올 내일 환갑 되어가지만 정말 예전 할배하고 다르게 그저 조금 늙은 청년일 뿐이다.
그러니 똥물 투척 그분도 육십 할배가 아니라 육십 오빠다.

그러니 고지식한 노인의 우발적 행동으로 우야 무야 할게 아니라
전문 교수진과 심리 상담가등을 초빙해서 그분에게
현대사 강의나,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던 전직 대통령을,
그것도 억울하게 돌아간 대통령을 이해하는 방법등에 대해 '과외' 좀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게 진정 노인(노인도 아니지만)공경 아닌가.

그리고 자신이 자신의 똥물(이럴땐 언론도 한자 쓰지말고 우리말을 써야... 그래야 그 행위의
진정성(?)이 확! 드러난다)을 던질 때만해도 스스로의 행위가 백프로 정당했겠지만
혹, 그 후 마음속으로 뭔가 내가 크게 잘 못 한 게 아닌가 하는 양심이 깨어난다면,

비난하기 보다 법적으로 단죄하기 보다 먼저 스스로 속죄할수 있게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스스로의 잘못을 깨달을수 없을지
모르니 이 역시 전문가연하는 사람들이 붙어서 강요가 아닌,

대화를 통해서 그분의 머리속이 똥물 그 이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새로운
사고의 길을 열어갈수 있게 도와 주었으면.... 너무 이상적인가.

뭐, 나는 똥물 이분 덕분에 간만에 노무현 재단 누리집에 들어가 잊었던
눈물 한자락 쏟고 왔다.  
노래 하나 발견하고 왔다.
올 해 가기 전에  봉하마을 한번 가야지 생각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또 님에게 마음의 빚을 하나 더 지는군요. 죄송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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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돈은 귀신도 부린다."

"돈만 있으면 처녀 불알도 산다."

"돈이면 지옥문도 여닫는다."

"돈만 있으면 의붓자식도 효도한다."

"돈 있어 못 난놈 없고, 돈 없어 잘난 놈 없다."

 
위는 조정래 선생의 신작 <허수아비 춤>(조정래 저, 문학의 문학 펴냄)에서 주인공들이 돈에 대한 속담을 주고받는 대화 속에 나오는 말들이다. 이게 다인가 하면 그렇지 않다. 본문에서 보면 2천여 년 전에 사마천은 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자기보다 열 배 부자면 그를 헐뜯고, 자기보다 백 배 부자면 그를 두려워하고, 자기보다 천 배 부자면 그에게 고용당하고, 자기보다 만 배 부자면 그의 노예가 된다."

 
예나 지금이나 시공을 초월하여 돈은 요물인가 보다. 시장만능주의가 득세하는 작금의 세상, 비밀이 보장된다면 거액의 뇌물 앞에 초연할 사람 그 몇일까. '일광그룹'의 '문화 개척 센터' 3인방 윤성훈과 박재우, 강기준은 돈으로 구워삶지 못하는 사람이 없다.

 

간판은 문화 개척이라 달고 있지만 실상은 그룹의 비자금을 관리하며 그중 일정 금액을 뇌물로 쓰며 나름 회장일가의 안위와 세습을 돕는 전위 부서이다. 국가의 주요기관 최고 실세 수천 명의 지위고하를 철저히 분석하여 그에 합당(?)한 뇌물을 정기적으로 바쳐 그들을 자신들의 그룹에 이롭게 포섭한다. 뇌물을 주는 방법 또한 철저하여 뒤탈이 없다.

 

"첫째, 우리 일광의 돈은 절대로 뒤탈이 생기지 않는다. 둘째, 만에 하나 로비 증거가 드러나도 그 상대를 절대 불지 않고 100%보호한다."

 

때문에 일광 그룹 문화 개척 센터가 넘지 못할 장벽은 없었다. 그들의 뇌물 전법에 실패란 없다. 예를 들어 국세청 직원을 구워삶을 경우 재직 전과 후 모두 관리 한다. 즉, 재직시에는 재직시 대로 상납하고 퇴직하고 나와 세무서를 차리면 계열사 하나 물어주며 관리한다. 검찰 또한 마찬가지. 변호사 개업하자마자 수임료 좋은 큰 사건을 맡겨 주면 다들 감읍한다.

 

여기서 웃지 못할 사실 하나. '만 원 권으로 1억이면 골프가방 하나 가득'인데 5만 원 권이 나와 주는 바람에 이들의 돈 세는 일이 5분의 1로 줄었다고. 뿐인가. 10만 원 권이 나오면 돈을 세는 시간도 전달 부피도 10분의 1로 줄어든다는 사실. 선조들이 하늘에서 이 사실을 알면 참으로 그 기분 얄궂지 싶다.

 
아무튼, 미국에서 박사 따온 윤성훈의 두 부하들이 서로 암묵적 경쟁을 해가며 그룹회장에게 충성하는 모습을 보면 씁쓸하다. 이들이 진짜 박사 맞나 싶다. 이 책을 단순히 한권의 소설로 읽어 넘길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다. 소설 속 재벌들의 비자금 조성과정과 3대 세습 등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특히 자기들의 대척점에 있는 진보언론에는 광고를 안 줘 피를 말리거나 작은 꼬투리로 시민단체 도덕성 흠집 내기, 노동조합원 매수, 피해소송 남발 등은 익히 보아온 우리네 기업들의 수법들이다. 돈으로 모든 권력을 구워삶아 철옹성 같은 '문화 개척센터'에 비하면 그들과 맞서는 '경제민주화 실천연대'는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롭다. 그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투명유리 덮개 하나 씌우는 일은 결국 시민의 몫일 터.

 

경제 민주화, '불매운동'과 '시민 단체육성'이 해법

 

저자는 국가나 국회보다 상위인 작금의 자본권력이 세상을 지배하는 이 상황을 타개하는 유일한 길은 '불매운동'과 '시민단체의 육성'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투표가 피 흘리지 않고 민주주의를 계속 신장시켜 나갈 수 있는 '정치혁명'이듯이, 우리가 단결한 불매운동은 기업들과 우리들이 모두 함께  행복해질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경제 혁명'이다. 우리가 그 어리석은 환상과 몽상과 망상에 사로잡혀 뿔뿔이 흩어져 있으면 기업들은 더욱 신바람 나게 경제 범죄를 저지르고, 우리는 점점 더 비참한 노예가 되어 간다.

 

감기 고뿔도 남 안준다는 말이 있다. 하물며 왜 재벌들이 당신들에게 돈을 주겠는가. 모기도 모이면 천둥소리 내고, 거미줄도 수만 겹이면 호랑이를 묶는다. 조상들의 일깨움이다. 국민, 당신들은 지금 노예다.- 본문 326~327쪽

 

저자에 의하면 우리와 비슷한 인구의 프랑스나 독일같은 나라에는 '5만여 개'의 시민단체들이 활약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국민들의 생활과 직결되어 있는 '모든 권력기관들'을 이중, 삼중으로 감시하고 감독한다고 한다.

 

그에 비해 우리는 어떠한가. 대충 '2만여 개' 있지만 생명력 있게 활동하는 단체는 '2백여 개'를 넘지 못한다고 한다. 원인은? 물론 국민들의 참여 부족과 무관심 때문이라고. 그러나 선진국들의 시민단체 역사가 '100년'이 넘는데 비해 우리는 겨우 '20여 년'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시민단체 활동의 저변확대 또한 우리의 관심여하에 따라 남들이 100년에 이룬 것을 우리는 앞으로 10년, 20년에 이룰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선망하는 선진국에 이르기 위해서는 결속력 강한 회원들로 이루어진 5만여 개의 시민단체를 갖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하여 그 수수 많은 눈들로 정치권을 감시하고, 경제권을 감독하고, 법조계와 공직 사회와 언론계를 눈 부릅뜨고 지켜야만 비로소 전 사회는 맑고 깨끗해져 선진국의 문이 열리게 된다. 시민단체들의 활성화만이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열리는 유일한 길이요. 희망이다.- 본문 376쪽

 

결국 재벌에 대한 '자발적 복종'을 끝내는 것은 역시 우리 자신이다.

 

이 소설은, 소설이되 소설을 넘어 현실을 반영한다. 소설처럼 술술 감칠맛 나게 넘어가는 문장이며 풍자가 재미있다. 동시에, 진지하게 현 상황에 대한 올바른 지향점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조정래 선생 아니면 누가 이런 글 쓸 수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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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바위 위에 가만히 앉아 보면 나는 바위와 다를 바 없고,  

나무들 속에 가만히 앉아 보면 내가 한갓 나무와 같고. 

짐승들과 함께 섞여 있어 보면 내가 한갓 짐승과 같고. 

사람들 속에 섞이면 나는 많은 사람들 중에 단 지 한 사람일 뿐입니다. 

나라고 할 만한 무슨 특별한 것이 없지요. 

그래서 삶은 그저 길거리에 피어있는 한 포기의 잡초나 들풀 같습니다. 

남이 밟아도 거기에 구애받지 않고 자라며. 

봐주는 사람이 없어도 꽃을 피웁니다. 

그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씨앗을 뿌리고 살아가지만  

이 지구를 아름답게 가꿉니다. 

이런 한 포기 들풀이나 잡초처럼 나 자신을 생각한다면  

남이 칭찬하든 안 하든. 남이 인정하든 안 하든 

구애 받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  

(법륜스님의 법문중)

 

낮에 '대구 정토회'에 갔다가 <월간 정토> 과월호를 하나 갖고 왔는데 표지 안쪽에  

위와 같은 글귀가 한편의 시와 같은 스타일로 자리하고  있었다.  

좋아서 두번 읽었다.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 옮겨 적어 본다. 

요샌 매주 수요일 오전 대구 정토회를 간다. 스님의 가을강좌 즉문즉설이 8회에  

걸쳐서 행해지고 있기 때문에.  

 

스님의 그 숱한 책들속에 인간사 고민, 나올 얘기 다 나왔다 생각했는데   

막상 가서 들어보면 또 새로운 얘기다. 

오늘로, 아니 어제부로 4회를 마치고 앞으로 12월 1일 까지 4회 남았다. 

남은 4회도 기대 된다. 

지난 1,2,3,4회 매번 새로웠다. 매번 새로운 고민을 질문해주는 분들이 고맙다. 

그분들이 그런 질문들을 해주니 듣는 많은 사람들은  

'아하, 저런 문제에는 저러한 것이 정답이구나' 알게 된다. 

 

그러고  보니 법정스님이 적멸하신 지난 3월 부터 계속 불법의 매력에 빠져있다.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다 하며 갔다가 매번 다음번을 기약하고 만다. 

말하자면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심히 중독성이 있다. ㅋㅋ.. 

그것도 아주 유쾌한 중독 말이다. 내 삶의 보약이 되는 중독 말이다. 

 

무엇보다 빼놓을수 없는 즐거움 중의 하나는,  

즉문즉설 후 공양시간이다. 아침을 먹고 가도 두시간 열심히 듣고 나면 

배가 얼마나 고픈지. 밥알 한톨 남김없이 싹 비운다. 아, 물론 한 숟가락 부족하다. 

쩝쩝..... 이 부족함을 어디서 채운다? ㅎㅎ 

집에와서 절밥이랑 비슷하게 무우생채를 해서 앙! 비벼 먹고나면  

포만감이 기분을 관장하는 뇌에 전해지는지 행복 바이러스가 퍽퍽 나오는 듯하다. 

 

'듯하다'라고 하는 순간 즉문즉설 시 스님이 했던 말씀이 떠올랐으니, 

북한에는 지금 결핵이 창궐하고 있다고....

결핵이 무엇인가. 못먹어서 영양실조로 걸리는게 아닌가. 전염성이 있으니 한사람 걸린 것을 

치료하지 못하면 여러사람에게 옮을수 있고....ㅠㅠ  

그 전염성을 제때에 잡지 못하면 결핵바람이 남쪽으로 아니불어온다 누가 장담할수 있으랴. 

 

꼭 한 바람 불어줘야 그 때야 정신이 번쩍 나서 쌀 좀, 결핵약 좀 넉넉히 보내주려나. 

더 많이 퍼지기 전에 일단 사람부터 살리고 봐야 할텐데....  이렇게 경색지국이니..

..... 

동북아 정세에 대한 쉽고도 정곡을 찌르는 설명 또한 감탄에 감탄......! ^^  

...... 

아무튼, 이 낙엽지는 가을, 좋은 말씀 많이 들을수 있어 행복하다. 

여담이지만 불법(부처님 말씀)을 접하고 나서 수녀님 만나 성호 긋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몇년에 한번의 만남이지만  예전에 1년에 한번쯤 만날 시에 만나는 것 까지는 좋은데 

무얼 먹기 앞서 성호를 긋는 것이 그리 어색할수가 없었다.   

그런데 일전에 만났을 때는 잘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 진심으로.   

그런가 하면 노래연습 한다면서 가끔 찬송가를 부르기도 한다. 어릴적 교회다닌 흔적이 

찬송가로 남아있다.^^  

 

모든 종교는 형식만 다를뿐이지 진리는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가다 받게 되는  

'천리교' 행동강령(?)을 보면 좋은 말은 그 속에 다 있더라.  

요는 언제나 실천의 문제.  

 

우좌간, 모두들 좋은 가을날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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