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벌써 사월도 중순이네. 사진은 지난 삼월 법정스님 입적후 다녀온 운문사 솔숲길이다.

법정스님이 <일기 일회>에서  운문사 승가대 학승들에게 한 법문이
인상적이어서 오랜만에 겸사겸사 운문사도 한번 찾아 본 것이었다. 운문사는 평일이라 조용했으나
그래도 쉴새없이 차들이 오고갔다.

'차'라고 쓰고 나니 지난 3월 느꼈던 갑갑증이 지대로 밀려온다. 
오랜만에 가보니  운문사는 매표소에서 운문사 절 바로 앞가지 솔숲길을 따로 정비해 놓았었다.
하므로, 오랜만에 절에 왔으면 차는 주차장에 좀 두고 그 솔숲길을 걸어도 좋으련만
무엇이 그리 급한지 다들 차로를 쌩쌩 달렸다.   






물이 얼마나 맑은지.... 10여년 전엔 이 물에 내려가 발도 담그고 그랬는데 요샌 입수 금지다.
규칙은 처음에 정하기가 어렵지 막상 정해 놓으면 시간이 지나면 자리를 잡는터..
절 바로 밑에서 삼결살 냄새 피우던 그런 시절이 있었는지 지금은 기억조차 안난다.^^ 아마 저 물도
바위도 다 잊어버렸을 것이다.   







처진 소나무는 변함없이 푸르렀다. 진시황이 못다이룬 불로의 삶을 처진 소나무는 가뿐하게
구가하고 있었다. 시골 동네 어귀의 오래된 느티나무를 보면 나무둥치에 벌레먹은 부분도 있고
때로는 텅빈 부분에다 깁스를 하여 아슬아슬해 보이기도 하는데
운문사 처진 소나무는 몸통이 발그레하니 앞으로 천년도 끄덕없어 보였다.

천년전에는 사람몸만했을까. 오랜세월 한자리에 서서 온갖시대 다 겪으면서도
상처하나 없이 저런 미끈한 자태를 뽐내다니.... 멋. 있. 었. 다.

........

이렇듯 자연은 변함없이 황홀한데 .... 인간사에는 너무도 가슴아픈 일들의 연속이라
꽃을 보고 웃기도 죄송스럽다. 법정스님이 '업의 파장' 이라는 말을 했는데
요즘 그 업의 파장 이라는 말을 절실히 느낀다.

'업'자의 앞에 '선'자를 붙히면 그 업의 파장이 클수록 좋겠지만
그 앞에 '악'자를 붙히면 그 업의 파장은 내만 괴로운게 아니라 파장의 영역에 있는
모든 사람을 괴롭게 하는 것이니 실로 삼가고 삼가고 또 삼가서 악업의 파장일랑은
되도록 적게 해얄 것인데.....

지금 우리 사회를 보면 악업의 파장이 끝도 없이 번져 나가고 휘져어 지는 것 같다.

성형수술이 아무리 일상화 되었다지만 국토 성형수술이 웬말이며
군함은 무삼일로 두 동강이 났으며,
꽃다운 지연씨는 한번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그 젊은 나이게 가고,
북한과 소말리아 해적들은 우리나라가 얼마나 시퍼 보였으면.......

어느날 갑자기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일상을 빼앗기고 삶 전체를 빼앗기면
도대체 억울해서 어떻게........

.......

악업의 사슬은, 그것을 짓는 사람은 좀처럼 스스로 끊지 못할 것이니
평범한 우리네가 끊어주어야 할것이다.
.
.
.
권정생 선생님 돌아가시고 나서야  예수님에 대한 오해를 씻을수 있었고
법정스님 가시고 나서야 역시 부처님에 대한 오해를 씻을 수 있었는데
요샌 불교의 진리가
내 가슴을 친다.

틀린말 하나도 없고 세상사 모든일을 2천년전에 어찌그리
현미경으로 본듯이
망원경으로 본듯이 콕 찝어 주는지....



(둘째가 수두에 걸려 일주일째 학교를 쉬었는데 앞으로도 일주일 더 쉬어야 원상복귀 될것같다.
정작 본인은 학교를 안간다는 사실에 룰루랄라 인데 보는 내가 지겨워 생병 나겄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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