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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뼈 일반판 (dts)
최양일 감독, 기타노 다케시 외 출연 / 기타 (DVD)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어제 저녁 모처럼 영화채널에서 일본영화 한편을 봤습니다.
예전에도 드문드문 스치듯 몇 장면 보긴 했으나 , 그 스치듯 본 장면들이
너무 지독하여 처음부터 보기를 망설였는데 어제는 제일교포 최양일 감독의 작품이라는
광고를 보고 작심을 하고 보게 되었습니다.
아 그런데.... 이 영화 증말 너무 징혀요.
나중에 자막올라가는 데 보니 원작은 아꾸다가와 수상작가인 역시 제일교포인
양석일씨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로 한 것이더군요.
소설 읽기를 접은지 너무 오래되어 양석일씨가 상탔다는 것만 단답형 시험문제
답하듯 기억하고 있었더랬는데 이 영화를 보고나니
원작에 대한 궁금증이 확 일었습니다.
김준평.
그는 고향이 어딘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오사카로 가서 지독히도 돈버는 일에
열중합니다. 돈에 한이 맺혀도 그렇게 맺힌 인간은 듣도 보도 못한 아주 독종중의 독종이었습니다.
돈에 대한 집착만큼이나 색에 대한 집착도 강하여 이건 사랑이 아니라 숫제 강간의 연속이었고
워낙이 강한 인간이어서 그런지 자식들 구박도 엄청 하면서 줄줄이 자식수 늘이는 일은
월매나 좋아하는지
영화에 나오는 자식들만 합쳐도 축구팀 너끈히 만들고도 남을 듯 했습니다.
주인공의 엄마는 매일 신단에다 한국말로 기도하기를 하느님 제발 저인간 좀 잡아가주소하며
지문이 마르게 염원을 하더군요.
그런데 그 나쁜 인간은 죽지도 않고 돈만 잘 버더군요.
죽은 첫째 부인의 아들이 건달이 되어 돌아와 '울엄마 당신인데 맞아죽었으니 그 한을 어이할꼬'
하면서 '그 아들이 불쌍하지 않느냐 그러니 집 한칸 살 돈이나 좀 주쇼.'하면서
델고온 애인이란 허구헌날 사랑놀음에 쩔며 어서 돈좀 쥐어서 쫓아내 주길 기다리는데
십원도 안 내 놓겠다고 해서 에라이 썅!
돈을 차곡차곡 넣어두고 신문으로 도배를 한 벽을 확 띁어서 만엔권 돈을 패대기 치면서
돈이 이렇게 만쿠만은 왜 한푼 못 주냐며 행패를 부리다가
하이고, 준평씨 맷집이 얼마나 좋은지 비가추적추적 내리는 거리를 영화화면으로 족히 십분은
엎어치고 매치고 구르고 떨어지고 던지고 부수고....니가 죽나 내가 죽나
둘중에 하나죽자하며 싸웠는데 ...결국은 준평씨 승!
건달아들 막판에 힘이 부쳐서..헥헥.. 도저히 젊은 혈기 하나만으로는 감당이 안되는
'아부지'였습둥.ㅠㅠ..
아부지의 기세에 너무 어이가 없어서 헥헥 숨을 고르며 다시한번 역전을 생각하며 서있는데
주인공의 엄니가 만엔권 돈을 한다발 허리에 찔러주며 어서여기를 떠나라는데.....그 아들 그렇게
떠나서 1년(?)인가 후에 야쿠자 손에 죽고 말았다고..
한편, 갈수록 승승 장구 돈을 벌은 준평씨 물찬 제비처럼 날아갈듯한 기생과 사랑에 빠져
주인공 엄니 집 바로 앞에 집을 얻어 동네사람들의 수군거림에도 아랑곳 하지 않았는데
그 꽃같던 여인은 2년이 넘도록 아이가 없어 실망하면서도 불가사이하게 사랑을 해 주었는데..
어느날 이 여인 불치병에 걸려 대소변을 받아내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모진 인간이 이 불치병 걸린
여인에게는 월매나 헌신적인지 정말이지 눈꼴이 시다 못해 나중에는 기이한 감동이 느껴질 정도였는데, 그러나, 긴병에 열부 없는지
어느핸가는 자신의 마눌겸 아픈여인 수발상대로 애 하나 딸린 여인을 맞아들였는데 복수혈전은 간병인겸 마눌겸인 이 새로온 여인이 확실히 해주었습니다.
즉, 준평은 자신의 딸이(친딸인가 아닌가는 확실히 모르겠음)죽자 충격을 받았는지
상가집을 줄초상이라도 치르듯 몽둥이 들고 사람들을 패다가 끼익-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오른쪽 반신불수가 되었지요.
이때를 놓칠수 없는 간병인겸 마눌겸인 여인 먼저 시비를 걸어온 준평씨에게 '좋다 니 한번 맞아봐라'하며 물씬 패주고는 미리 빼돌려 놓은 돈을 들고 튀어버렸습니다.
드디어준평씨 죽는구나 했는데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재활 훈련을 얼마나 잘했는데 조금 절둑인다뿐 사채놀이 하며 돈벌이를 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지요. 제때 돈안값는다고 야쿠자에게 1000만엔이나 주면서 채무자 쥑여달라는 부탁꺼정....(으슬으슬)
(참 그는 처음 어묵장사를 해서 돈을 벌었는데 어묵장사가 사양길에 접어들자 주로 사채놀이를 하면서 돈을 갈쿠리로 끌었습니다. ㅋㅋ)
그래도 늙으니 마음이 약해지는지 장남인 주인공에게 자기밑에와서 일하며 예전에 빌린돈
갚으라는데 주인공이 거부하자 충격이었는지 그길로 전재산 들고 북한으로가서 북한정부에기부 하고 얼마를 살다 죽었다고. 가면 혼자갈것이지 가기 싫다는 막내아들, 대여섯 살 쯤 되어보이는 막내
아들 질질 끓고 가서 수족 처럼 부려 먹었다고...
1984년 그가 북한에 기부한 돈
: 자동차 다섯대, 트럭 두대, 돈 7000만엔(지금 싯가로 하면 도대체 월마여?)
그리고 기타등등 많았습니다.
죽을때 싸 갖고 갈 것도 아니면서 그렇게 자식들과 친적아해들을 패 가면서
부려먹더니 벌기는 많이 벌었군요. 쩝...
.....
결론적으로 이 영화의 주제가 무엇이냐?
몰르것씨유.
그러나 이 영화가 만약 에누리 없는 실화라면 그런 지독한 인간이 있었다. 주인공과 그 주변은 그 고통의 늪에서 증오를 불태우며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 회한에 대한 비망록을 품으로서 조금이라도 치유 받을수 있었으면...아니 차라리 그 인간을 걍 이해하고 넘어가자. 더이상 상처 덧내지 말자?
준평씨는 정도가 심했지만 불과 반세기 전만해도 그런 가장 조선에 많이 있었음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키타노 다케시.
이 배우가 대단하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그도록 대단할줄 몰랐습니다. 아마 죽은 준평씨도 하늘에서
'캬아, 저양반 나보다 더 지랄같네 '하며 낄낄 할지도 모를일입니다.
아주, 악의 화신도 그런 화신 본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그 역할을 완벽히 소화한 만큼이나 돌아서서는 그 만큼 무당처럼 아프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름은 까먹었는데 일본의 무슨 영화제에서 이 영화에 상을 몽땅 휩쓸어주었다고 했는데
암암, 하먼이라..
.....
하여간 기회 되면 '피와뼈'이 영화 꼭 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글구 저는 못 읽어 봤지만,
곧 읽어 볼거지만,
소설 '피와 뼈'도 꼭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