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사람 마음이 조변석개라지만 영화에 대한 내 마음이 이리 빨리 식을 줄 몰랐다. 즉, 지난해 연말, <보석비빔밥>의 큰딸이 연인에게 ‘나는 영화와 책만 있으면 돼요.’ 할 때만 해도 ‘하먼, 하먼이라’ 하면서 공감을 했었다. ‘어쩜, 저리도 내 마음을 대변해 줄까!’ 순전히 그 한마디를 우연히 듣고서 그 드라마를 본방 사수했었다.
그랬는데 해가 바뀌고 나서 그새 웬 일 인지 조조영화를 볼 때면 깜박깜박 졸기를 수 회, 두 시간 앉아있는 일이 얼마나 좀이 수신지.... ‘나도 이제 다 되었나벼~ 체력 딸린다는 말이 실감나네.’ 하다가, ‘저런 영화는 극장에서 봐 줘야 하는데’ 하면서 놓친 영화가 부지기수.
그러면서도 예전처럼 아쉬움을 몰랐던 것은 ‘사모님 쿡티비 두 달만 무료로 보세요.’ 수시로 걸려 오는 전화를 거절하다 여유가 생겼겠다.
‘이젠 극장에 안가도 돈만 내면 안방에서도 영화를 쉬이 볼 수 있는 세상이니 왕복 두 시간 혹은 3시간씩 버스타고 가서 영화 보는 일에 골몰할 필요가 없....’ 하다가 많은 영화 놓쳤다.
‘13년째 보고 있는 안방 티비의 브라운관이 나가는 순간 보다 화질 좋은 티비를 사면 그때 쿡을 신청하는 거야. 암만. ’
그랬는데 .... 어제, 좋아하는 감독 두 분이 동시에 ‘신상품’을 내놓았다. 전작들이 준 감동과 신선함을 생각하자면 신상품에 예를 표해야 하였기에 번갈아 보았는데 모처럼 식었던 영화에 대한 애정을 도로 찾을 수 있었다.
‘역시, 영화가 있어야 세상은 살만 한 거야. 저런 영화 만드는 감독들은 진짜 훈장 줘야 해. 짝짝짝~~’
이창동 감독은 우리네 마음속에 있는 선한 본성에 자극을 주어 개인의 인간성(도덕성) 회복은 물론 사회의 그것까지 일깨워 주는 듯하다. 음악이 없는 종료 자막에서 하얀 것은 글자이나 까만 배경은 글쎄 우리네 새까만 양심? 무관심? 억울한 이들의 절망감? 그 침묵의 종료자막은 가슴을 턱턱 막히게 했다.
김용탁(김용택) 시인과 최문순 의원은 직업을 바꿔야 할 듯~ 김 시인은 대사 분량이 많았는데도 무척 자연스러웠고, 연출의 흔적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는데 수십 번 되풀이 찍어서 나온 화면이라고. 그것을 끌어낸 감독도 인내하며 이겨낸 시인도 대단. ‘탁’ 이라는 이름 끝 자도 넘 웃겨~
그런가 하면 임상수 감독은 변함없이 ‘냉소’와 ‘세련미’가 독보적. 한마디 한마디 속이 다 시원하여라. 마지막 ‘샨데리아 불꽃그네(?)’는 특히 너무 갑작스럽고 허무하였는데, 감독은 어이하여 그런 결말을 냈을까. 내 머리론 해결 안 되어 <씨네 21>의 도움을 받았는데. 오호라, 문석 편집장의 지난해 온 국민을 울렸던 ‘부엉이 바위’에 대한 ‘상징’이 아닐까 하는 해석은 절절하게 이내마음을 적셨다.
높은 곳에서 아래로 뛰어내릴 수밖에 없었던 그 심정..... 정말이지 두 영화 다 사람 사는 세상이 올 때까지 그 상징을 잊지 말아야 함을 상기시키기 위하여 그런 장치를? 부엉이 바위에서만이 아니라 곳곳에서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뛰어 내리고 뛰어내림과도 같은 삶을 살고 있는 현실이여.
여하간, 이창동, 임상수 감독 넘 멋져 부러. 임상수 감독은 영화판 싸이 같은 그 독보적 지성, 감각, 독성의 표현력 늘 보존 하시옵고. 이창동 감독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양심이라는 씨앗의 존재를 늘 일깨워주고 싹트게 해 주세요. 얼쑤~~
2010년 상반기 본 영화 목록
1. 웰컴
2. 셜록홈즈
3. 바더 마이오프.....(극장 아닌 친구집에서 쿡 티비로 보다 뿅~~)
4. 용서는 없다
5. 500일의 썸머
6. 의형제......(서로가 서로를 포용하고 빛내주는.... 남북도 그와 같이..)
7. 벨렌타인데이
8. 하모니
9. 공자
10. 피에스 온리유
11. 디어존.......(자폐증 주인공 아부지가 나를 울려)
12. 인빅터스.......(지도자는 부하에게 영감을 줘야...그 혼란스런 나라에서도 마디바(만델라)는 여전히 살아있는데 우리네 두 대통령은....)
13. 평행이론
14. 사랑은 복잡해......(누가 메릴을 환갑할매라 부르랴. 우리 할매들에게도 로멘스를!)
15. 그린존.......(똑똑한 장교가 아무리 진실을 밝혀도 벌 받는 사람이 없으니 도로아미타불)
16. 작은연못......(어쩜! 지난 우리네 삶의 모습을 그러코롬 복원 할수가 있는지. 그 섬세한 풍경에 그런 몹쓸 짓을 하다니.)
17. 허트로커......(도무지 쪽팔림을 모르는 미국 사람들. 감독마저도 이라크인은 안중에 없는듯. 하나같이 잘 생긴 미군병사에다 탁월한 심리포착, 연출력. 눈은 시원했다만 씁쓸했다.)
18. 베스트 셀러........(엄정화씨만이 할수 있는듯. 다시 봤다. 상 줘야 할 듯~)
19. 셔터 아일랜드.......(어디까지가 환영, 어디까지가 실재 인지 몰라 우왕좌왕하다 블로그 후기를 여러편 보고 나서야 크흐~ 수(秀)작도 이런 수작이 없구나!)
20. 프롬파리 위드러브
21. 밀크..........(김용철 변호사도 영화 한편 만들어 줘야 하는데..)
22. 블라인드 사이드
23. 위대한 침묵.....(썰매 타는 신부님들 넘 인상적^^)
24. 하녀.........(다빈치의 인체 비례도가 훈으로 환생한듯^^, 눈내린 풍경이 절경. 자본주의 괴물(훈)이 베토벤을 그러코롬 해석한다는 것은 비현실. 베토벤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그런 삶 안살아. 부자들 살림살이 어유 피곤해. 왜들 그러고 사니.)
25. 시........(강물은 무심한 것일까. 다 감싸 안고 흐르는 것일까. 강물아 말 좀 해다오.)
26. 하하하 (볼 예정, 생각만 해도 하하하~)
2010년 상반기 꼭 보고 싶었으나 못 본(볼) 영화 목록
1. 페어러브
2. 바비
3. 채식주의자
4. 멘온와이어
5. 칼라스 포에버
6. 경계도시2
7. 제로 포커스
8. 시리어스맨
9. 예스맨 프로젝트
10. 어웨이 위고
11. 알제리 전투
12. 사이즈의 문제
13. 미투
14. 사요나라 이츠카
15. 공기인형
16. 클래스
17. 파라노말 액티비티
18. 브라더스
19. 데저트 플라워
20. 선라이즈 선셋
21. 섹스볼런티어
22. 아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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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역쉬 좋은 매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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