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있으면 이제 이해도 마지막이네... 참으로 사연많은 한해였다.
나라밖은 밖대로 안은 안대로....

개인적으로 올 한해는 '살다 살다 주식에 흥미를 느낀'  뜻밖의 해였다.
시작은 삼양라면 주식을 사면 찌라시 박멸에 도움이 될수 있다고 해서,
게으르고 소심한 내가 할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  동참했는데,
동참하고 보니 뜻밖에도 그 세상이 너무 흥미로웠다.

해서 호기심 충족차원에서 한국경제티비를 시청하게 되었다.
이전엔 뭐 저런 채널도 다 있나하며 단 몇초도 머물기 힘들었던 곳을 매일 한두차례씩 들렀다.
예전엔 '대박타임' 어쩌고 하는 프로 제목을 보고는 '제목 한번 상스럽기는...'
'대박은 커녕 쪽박이나 차지마라'하면서
지나쳤는데 세상에 내가 한때나마 그프로 애청자가 될줄이야.

뿐인가, 서점엘 가면 예전에 역시 경멸하며 지나치던 주식으로 몇억벌었어요, 하는 류의
책들을 막 펼쳐보고는 하였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거기까지.
나의 주식공부는 구구단 졸업하고 사칙연산 수준에서
흥미를 잃고 만 단계라고나 할까. ㅎㅎ

여고시절, 쌍곡선 배울때 열심히 했으면  좀더 그래프들이 흥미로울 수 있었을까.
수학적으로 무딘 나,
엘리엇 파동이니, 볼린저 벤드니 , 양초모양이 거꾸로니 옳게니...
그리고 별 매력적이지 못한 각종 용어들....아 머리아퍼...ㅋㅋ

때문에 주식세상은 그냥 영화보듯이 구경만 하기로 하였다.
몇해전, 영화에 빠졌을때, 영화를 자주보다 보니 자동으로 나름 체계적으로
영화를 보게 되었었던바.

감독별로, 배우별로, 혹은 연대별로, 장르별로....또는 나라별로.... 그렇게 영화를 보면
뭔가 정리가 되고 영화에 대한 시야가 일목요연 트이는 느낌이어서 좋았는데,

그 경험을 주식을 구경하면서도 써먹었다.
현대가의 주식들은 가격이 이렇고 엘지가의 주식들은 저렇구나.
부품을 만드는 회사의 주가들은 이렇고,
식품을 만드는 회사의 주가들은 저렇구나.
....
세상만 넓은게 아니라 주식시장도 넓구나.

그리고, 예전엔 '개미들 곡소리 난다.'는 표현의 의미에 그렇게 무수한 사연이
있는 줄 몰랐는데 경제티비의 주식상담 코너를 보니 사연들은 다들 왜그렇게 절절한지...

노후자금을 몽땅 넣었다가 반을 까먹었네.
자식이 벌어다 준 돈 관리하던 엄마, 은행이자보다 더 번다해서 역시 몽땅 투자했는데
손해를 봐, 잠을 못자는데.. 자식은, 남편은 이 사실을 모르네....알면 난리나네...ㅠㅠ.
.
.
.
결론은,

칼로 흥한자 칼로 망하듯, 주식으로 흥한자 주식으로 망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칼든 자, 칼로 다 망하고 주식든 자 주식으로 다 망하면 무슨 재미로 살아가나...
칼을 들어도 의사처럼 들면 사람을 살리듯이
주식을 든자도 투자할 회사의 장래성을 면밀히 따진다거나
자신의 욕망을 절제할줄 안다면 삶의 활력소가 될것이니.

그러나, 산 높은것만 알았지 골 깊은것 미쳐 생각 못하기 쉬운것이 인간임에랴.

하여간 흥미로운 세계였다.

처음엔 아주 살짝,'나도 한탕?'하는 생각을 한적도 있었으나,
사는 연습 몇번 , 파는 연습 몇번 해보니 이것도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해서 원래의 목적대로 라면주만 계속 갖고 있기로 했다.
내주제에 주식이 웬말이냐?

그저 주식의 세계가 얼마나 '비정'한지 구경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할 뿐이다.

....
하여간, 2008년 한해가 저문다.
내년엔 또 어떤 날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비관적 전망들을 보면 무섭다.

그러나, 매일 매일 떠오르는 저 태양처럼 무수한 절망속에 희망또한 하나쯤은 떠오르리라.

모두들,
가는 해 마무리 잘 하시고,오는 해 좋은 일 많이 있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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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8-12-28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리없이 내리는 눈처럼 님의 서재를 들렀다 갔답니다.
처음 인사드리네요.
눈에 파묻혀 오도가도 못하고 갇혀버리는 세상,
저도 꿈꾼답니다.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지으시고 받으시길..._()_

폭설 2008-12-29 16:13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09년이 어떻게 전개 될지 참 걱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