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길 주역의 길
김석진 지음 / 한길사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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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역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오래전 조용헌 교수의 글 속에서 '야산 이달'선생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서는

그의 제자가 남겼다는 '야산'선생의 자취가 궁금해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뿐이다.

'주역'의 길은 하나의 방편이었을 뿐

오로지 묵묵히 자신의 길을 살다간

'야산 이달'선생의 발자취를

이 책을 통해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엔 도인의 체취가 동시에 남아있었다.

스승인 '야산 이달' 선생에 대한

제자의 공손함은 이 책의 저자인 '김석진'옹에게서 배울 바가 무궁무진하나

제자의 공손함을 뛰어넘은 지극한 사랑은

'야산 이달'선생의 또다른 제자 '이달원'의 일화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스승 대신 자신의 목숨을 먼저 내놓는

'이달원'의 모습이 자꾸 눈앞에 아른거린다.

'삶'이라는 '배움'의 길에서

진정한 스승을 만나게 된다면

이 책에서 그려진 '제자'된 공손함과 감사함을 당연히 느끼리라.

하지만,

이 책에서는 오로지 '제자의 길'을 그려낼 뿐...

정작 '스승의 길'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못하고- 있다.

도인의 길은

그가 남긴 존재의 향기에 의해서도 충분히 확인되기 때문일 것이다.

묵묵히 스승을 사모하며 따르는 마음으로 정진하는 제자의 모습에서

세상에 뿌려놓은 스승의 향기로운 기운이 확인되기 때문이다.   

아...

아름다운 스승을 따를 수 있는 기회란, 그 자체로도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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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폴로의 모험] 서평단 알림
마르코 폴로의 모험
러셀 프리드먼 지음, 배그램 이바툴린 그림, 강미경 옮김 / 두레아이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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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마르코 폴로 이야기를 드라마로 본 적이 있다.

마르코 폴로가 중국에 머물며

신비롭고 환상적인 경험을 하는 장면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과연 내 아이에게도

'내가 기억하는 마르코 폴로 이야기의 신비로움을 전해줄 수 있을까?'

생각해보던 차에,

이 책의 서평단 모집 소식을 접하여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마르코 폴로는 상인이었다.

하지만, 중세의 상인은 상인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문화적, 사회적 교류의 교두보 역할까지 하였던 걸로 보인다.

(조선시대 상인들의 활약을 그린 소설'상도'가 이 시점에 떠오른다^^)

길고 험난한 여행을 추진하고 완수해내는 인내력과 적응력을 갖춘 상인으로서의 마르코가

중국에서 칸에게 융숭한 대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칸과 같은 지도자가 사람의 그릇을 알아보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 마르코의 됨됨이를 고향 사람들은, 즉 유럽인들은

믿지 못해서 의심하고 질시하고 조롱하기도 하였다고 하니,

'무지하면 용감하다' '둔하면 뵈는 게 없다'라는 말이 맞긴 맞는갑다.

문화의 교류에 대한 교두보는 용기있는 몇몇에 의해 놓여지고

그 뒤를 이어 튼튼한 다리가 완성되어

지금의 세계적 문화교류가 가능해진 점을 고려해볼 때

마르코 폴로의 이야기는...

'한비야의 중국견문록'을 읽듯이

'박종인의 나마스떼'를 읽듯이

나 대신 새로운 문화를 먼저 체험하고 전해주는 이야기꾼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읽어볼 만한 것이라 하겠다.

다만,

그림이 많다해도 내용이 쉬운 건 아니므로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 되어야

읽기에 좋을 책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읽기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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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콘텐츠, 스토리텔링을 만나다 SERI 연구에세이 66
최혜실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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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기대를 가지고 읽은 책 중의 하나였다.

나는 국문학 전공자들을 특히 안좋아하는데,

글의 구조가 엉망이고 문체가 난잡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이 책도 그 두 가지의 실망을 안겨주었다.

내가 생각하는 '스토리텔링'의 실체란

<대중의 '총체적 경험'의, '총체적 경험'에 의한, '총체적 경험'을 위한 욕구 >이다.

그리고 '스토리텔링'의 힘이란

<'총체적 경험'을 통한 진실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준다>는 점이다.

왜 대중문화가 '스토리텔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창조해내는지에 대한 통찰없이

대중문화와 스토리텔링이 '그저' 만나고 있는 면만을 제시하는 내용이

과연 얼마만큼의 연구가 필요한 것인지 의문스러울 따름이다.

(아무리 얇은 책이라도 자료수집해놓고 엮어놓는 수준에 머물러서야 되겠는가!)

그리고,

제발 이런 모호하고 광범위한 문장 좀 자제해주었으면 한다.

p.8

"이 책의 출발점은 바로 매체서사학의 가능성이다.

이야기의 본질을 밝히며 매체에 따라 다르게 변모하는 이야기의 법칙을 도출하는 것,

그 꿈이 이루어질 때 한국의 문화산업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면서

보다 안전한 흥행의 보험을 들 수 있게 될 것이다"

'매체서사학'이 뭔지 뜻도 안밝히고서는

그게 가능한 것과 이야기 본질,이야기법칙 도출이 무슨 관계인지도 안밝히고서는

그게 꿈이라고 해놓고 그 꿈에 따라 문화산업이 흥행보험을 들게 된다고  부추기고 있으니,

이게 도대체 처음부터 끝까지 뭔소리인지 모르겠다.

부풀리고 멋을 부려 종국에는 뭔소리인지 모를 소리를 잔뜩 써놓은

'각종 사업보고서' '연구기획서'들의 서문이 왜 자꾸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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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생각쓰기
윌리엄 진서 지음, 이한중 옮김 / 돌베개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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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혼자 생각해본 적이 있다.

'쓸모없는 표현들이  잔뜩 들어간 글을 쓰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1차 원인은 내 생각이 쓸모없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었다.

2차 원인은 쓸모없는 표현이 잔뜩 들어간 글들을 좋은 글이라고 배워온 습관 때문이었다.

-80년대 중고등학교를 다녔는데, 그 때 내가 가장 싫어했던 교과는 바로 국어였다.

 이유는 '국어교과서'의 글들이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간 후 전공서들과 각종 신문, 잡지 등을 읽으면서

 그 마음에 안드는 '국어교과서'적 글들을 계속 만나야했다-

그러나,

좋은 습관은 인간의 인격마저도 바꾸어낸다.

나는 글쓰기 습관을 조금씩 뜯어고치면서

내 사유가 한결 간결해지고 쓸모있어지는 걸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첫 도움을 주신 분은,  지도교수님이셨던 '이대규교수님'이셨다.

그분의 저서들 '국어교육론' '수사학' '문학의 해석' '수필의 해석' 속에는 군더더기 표현이 없다.

그래서 그 책들을 읽어가고 옮겨적으면서

나는 간결하고 효과적인 글쓰기 훈련을  시작했던 셈이다.

하지만, 교수님 글은 모두 설명문이었고 논증문이었기에

실제 내가 즐겨쓰는 다양한 글-실용문(논픽션류)들, 문학 소품들-을 쓰기 위한

효과적인 지침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가 만난 책이 바로 이 책 '글쓰기 생각쓰기'이다.

(여기서 문학적 글쓰기의 방향을 섬세하게 제시하는 책도 추가로 발견했는데,

 바로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였다)

내가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국어를 가르친 지 몇 년 되지 않았지만,

가장 흥미롭고 답답했던 부분이 바로 '글쓰기'지도영역이었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국어교과서'(특히, 생활국어 교과서)를 아예 내팽개치고

새로운 좋은글의 전형을 제시하고 그것을 흉내내어 쓰게 하고

'군더더기를 다 빼라, 이런 순서가 더 효율적이다, 이런 점은 정말 매력적이다'라며

아이들에게 쉴 새 없이 쓰고 또 쓰게 했던 경험과 이 책의 내용은 맞닿아 있었다.

내게 배운 아이들은 "우와, 오늘도 또 써요? 제발 이제 그만..."

그렇게 앓는 소리들을 시간마다 낸다.

그 소리가 내게는 "선생님, 정말 감사해요~~"라고 자동번역되어 들리니,

내 착각 덕분에 나는 나대로 '쓰기지도' 때문에 바쁘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쓰느라' 바빴다.

이제 이 책 덕분에 나와 아이들은 더욱 제대로 바빠질 것 같다.

이 책의 목차에는 글쓰기 지도의 모든 것이 다 아우러져 있다.

여러번 읽고 '나의 글쓰기 '를 실험삼아 반복하여

아이들에게 딱 맞는 '글쓰기' 방향과 지침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좋은 책일수록 소장해두고 두고두고 봐야한다.

이 책을 책장에 가득 꽂아놓고 선물용으로 -동료교사들, 교수님들,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고 싶지만, 내 월급이 그걸 허락하지 않으므로...

일단 홍보부터 해둔다.

"일단 한 권 사 두거라/두세요! 무조건 사서 여러번 보아라/보세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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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2008-02-09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순대선생님의 감식안을 믿고 살게요.^^ 전에 님의 글 보고 여태 보관함에 넣어두고 있었는데...책 추천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순대선생 2008-09-22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책 보는 눈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닌데요...^^ 참고해주신다니, 앞으로 책을 더 열심히 깊이 읽어가라는 은근한 협박(^^)으로 들리네요. 새학년 새학기 산뜻하게 출발하시길~~~~

느티나무 2008-09-22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혹시 위에 비밀 댓글 있잖아요? 저에게 보내시는 건가요? 그렇다면 위 비밀 댓글을 제가 읽을 수가 없어요^^;; 혹시 저 읽으라고 하신 거면...댓글달기를 클릭하시고, 댓글을 올려주시면 됩니다. 어제부터 곶감과 수필, 읽고 있어요 ^^

순대선생 2008-09-22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비밀댓글' 체크하는 게 버릇이 되어나서리...(죄송^^...그런데, 선생님께 드리는 댓글이라는 걸 우찌 아셨어유?^^)
'곶감과 수필', 이 가을에 읽기에는 딱이죠?
다 읽으시고 느티나무님도 리뷰 올려주시면 저도 감사히 읽어볼게요.
건강하세요~~~(아, 아기가 무럭무럭 잘 크고 있네요^^ 이뻐요^^)
 
삼국유사 그 다양한 스펙트럼
김대식 지음 / 대원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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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학과 관련된 전공을 가졌던 이, 혹은 가진 이들이라면

'삼국유사'를 피해갈 수 없다.

'삼국사기'과 함께 꼭 외어야 할 사서 정도로만 알고 있던 이 '삼국유사'에서

스펙트럼의 감동을 맛본 이가 국학자들(국문학, 한국사, 동양철학 전공자들...) 중의 하나가

아니라, 외교학과 출신의 소설가이자 사진가라는 점은 의외로 당연하다.

왜냐하면, 국학자들이 '삼국유사'를 가운데 두고 벌인 논쟁들은

텍스트에 대한 기본적인 해석이나 감상 수준의 담론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학자들의 삶이 '일연 스님의 삶과 사유' 앞에서 몸을 낮추고

머리를 조아리는 겸허함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반면, 소설 쓰고 사진 찍으며 일연의 삶의 흔적과 사유의 궤적을 따르던 저자는

결국 일연 스님을 마음으로 그려내고

'삼국유사' 앞에서 몸을 제대로 낮추기 시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성스러움을 따라 햇살이 따라오고 유화가 알을 잉태하여 주몽이 되었듯이..."

저자는 '삼국유사'가 가지는 신성스러움 속에서 따스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 책을 '알'처럼 품어서 탄생시켰던 것이리라.

겸손하게 기존 국학자들의 학문적 접근을 정리하는 것과 함께,

삼국유사에 대한 접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

목차를 통해 잘 드러난다.

1.삼국유사라는 책

2.삼국유사의 역사

3.삼국유사를 읽는 두 개의 키워드

4.삼국유사의 구성

5.삼국유사의 다양한 스펙트럼

6.일연과 그 시대

이 중 가장 돋보이는 내용은 3.과 5.이다.

3.삼국유사를 읽는 두 개의 키워드

 3.1 신이 개념

 3.2 불국토 사상

5.삼국유사의 다양한 스펙트럼

 5.1 신화집

 5.2 미술사 텍스트

 5.3 문학사 텍스트

 5.4 역사적 민속지

 5.5 불교서

 5.6 역사서

저자는 삼국유사를 읽어내는 키워드를 제대로 짚어냈다.

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두 개의 키워드 중 우선 순위가 바뀐 것 같다.

즉, "3.2불국토 사상"이 먼저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3.1신이개념"이 아닐까 싶다.

또한 그런 점에서 삼국유사의 스펙트럼의 순서도

"5.5불교서"가 가장 먼저이고 이에 뒤따르는 것으로

"5.6역사서" -"5.1신화집"-"5.4역사적 민속지"-"5.3문학사"-"5.2미술사 텍스트" 의 면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키워드의 순서와 스펙트럼의 우열을 다르게 보는 것은,

일연의 삶을 바탕으로 '삼국유사'의 편찬의도를 이해해볼 때

'삼국유사'는 불성에 대한 감화를 '역사,사회,문화,예술'에 투영시켜낸 작품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삼국유사'에 대한 깊이있는 접근을 감히 꿈꾸는 전공자들과 교양인들에게

이 책은 성실한 징검다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나역시 저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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