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그 다양한 스펙트럼
김대식 지음 / 대원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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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학과 관련된 전공을 가졌던 이, 혹은 가진 이들이라면

'삼국유사'를 피해갈 수 없다.

'삼국사기'과 함께 꼭 외어야 할 사서 정도로만 알고 있던 이 '삼국유사'에서

스펙트럼의 감동을 맛본 이가 국학자들(국문학, 한국사, 동양철학 전공자들...) 중의 하나가

아니라, 외교학과 출신의 소설가이자 사진가라는 점은 의외로 당연하다.

왜냐하면, 국학자들이 '삼국유사'를 가운데 두고 벌인 논쟁들은

텍스트에 대한 기본적인 해석이나 감상 수준의 담론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학자들의 삶이 '일연 스님의 삶과 사유' 앞에서 몸을 낮추고

머리를 조아리는 겸허함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반면, 소설 쓰고 사진 찍으며 일연의 삶의 흔적과 사유의 궤적을 따르던 저자는

결국 일연 스님을 마음으로 그려내고

'삼국유사' 앞에서 몸을 제대로 낮추기 시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성스러움을 따라 햇살이 따라오고 유화가 알을 잉태하여 주몽이 되었듯이..."

저자는 '삼국유사'가 가지는 신성스러움 속에서 따스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 책을 '알'처럼 품어서 탄생시켰던 것이리라.

겸손하게 기존 국학자들의 학문적 접근을 정리하는 것과 함께,

삼국유사에 대한 접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

목차를 통해 잘 드러난다.

1.삼국유사라는 책

2.삼국유사의 역사

3.삼국유사를 읽는 두 개의 키워드

4.삼국유사의 구성

5.삼국유사의 다양한 스펙트럼

6.일연과 그 시대

이 중 가장 돋보이는 내용은 3.과 5.이다.

3.삼국유사를 읽는 두 개의 키워드

 3.1 신이 개념

 3.2 불국토 사상

5.삼국유사의 다양한 스펙트럼

 5.1 신화집

 5.2 미술사 텍스트

 5.3 문학사 텍스트

 5.4 역사적 민속지

 5.5 불교서

 5.6 역사서

저자는 삼국유사를 읽어내는 키워드를 제대로 짚어냈다.

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두 개의 키워드 중 우선 순위가 바뀐 것 같다.

즉, "3.2불국토 사상"이 먼저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3.1신이개념"이 아닐까 싶다.

또한 그런 점에서 삼국유사의 스펙트럼의 순서도

"5.5불교서"가 가장 먼저이고 이에 뒤따르는 것으로

"5.6역사서" -"5.1신화집"-"5.4역사적 민속지"-"5.3문학사"-"5.2미술사 텍스트" 의 면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키워드의 순서와 스펙트럼의 우열을 다르게 보는 것은,

일연의 삶을 바탕으로 '삼국유사'의 편찬의도를 이해해볼 때

'삼국유사'는 불성에 대한 감화를 '역사,사회,문화,예술'에 투영시켜낸 작품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삼국유사'에 대한 깊이있는 접근을 감히 꿈꾸는 전공자들과 교양인들에게

이 책은 성실한 징검다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나역시 저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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