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기록해야 할 내용이 있긴 하지만, 일단은 최근의 일을 먼저 기록으로 남긴다.
지난 2월 12일, 파르티잔 산악회의 시산제 산행이 있었다. 나도 파르티잔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1기 선배님들께서 서울에서 차를 몰고 시산제 진행 산에까지 찾아 오시는 걸 보면, 우린 산악회가 그냥 하는 등산 모임은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여튼 이번 시산제는 남덕유산에서 치르기로 결정이 났고, 우리는 그에 맞춰 산행을 준비했다. 하지만 우리가 잡은 산행 코스는 다른 사람들이 전혀 찾지 않은 등산로로, 우리 대장님이 앞장서 눈길을 헤쳐가야했다.(이걸 전문 용어로 뭐라 했는데, 들어도 기억하지 못하는 걸 보면, 내 삶에 딱히 중요한 것 같진 않다. 하긴, 나는 절대로 눈길에 앞장서 산행하지 않을 것 같다.) 허리 높이만큼 쌓인 눈을 헤쳐가며 걸어가야 한다는 건,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몹시-이것도 측정불가능한 어떤 영역을 지칭하는 말이다.-힘들 것 같다. 뒤에 따르는 사람들도 힘들어 지친 걸 보면, 앞장선 사람의 입장이랴 더 말해 무엇하랴.
나는 시산제도 시산제이지만, 나의 제자와 함께 하는 산행이어서 더 뜻깊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반장. 왜 3학년 때 반장이 아니냐고? 내가 3학년 담임에서 잘렸으니까~~ㅋㅋㅋ 이래 저래 어려움이 없지 않았지만, 그 시절의 분위기로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물론 반장의 희생이 컸음은 내가 잘 안다. 나는 자율 학습도 학부모와 학생의 동의 하에 다 자율로 해줬으니까. 그러니 학교 측에서는 좀 못 마땅했을 수도 있다. 그걸로 우리 반을 핍박하는 어리석은 사람도 있었다.) 특히 이 녀석과는 독서 토론 동아리를 하면서 꽤 많은 경험을 공유하지 않았던가. 어떻게 성장할지 잘은 모르지만, 함께 읽고 토론하고 글을 쓰면서 공유했던 삶의 가치나 방향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믿는다.(어쩌면 이것도 무리한 기대일 수도...)
시산제. 나는 시산제 때마다 3가지의 바람을 드러냈지. 그런데 돌아보면 하나도 틀리지 않게 다 들어주신 것 같다. 내 바람이 소박했나? 이래 물으면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은데. 올해도 역시 나는 소박한 바람 셋만 말씀드렸다. 그런데 대강의 대원들 바람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힘들어서 이제 사진으로 이야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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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산행 초입 부분이지 싶다. 나는 여기서 `우와~ 여기 넓고 좋네. 시산제 딱이네~~!!` 했지. 하지만, 우린 여기서 약 2시간은 더 눈길을 헤쳐가야 했다. 왜냐고? 산행 시작 20분 정도 돼서 찍은 곳이 여기거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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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사와 넘 거리가 멀었나? 앞에서 잠깐 쉬고 띡은 사진이 시산제 사진이구먼. 내가 이 사진을 고른 건, 대현이 때문. 대현이는 산악회 회장님도 지냈지만, 나와 동갑이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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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산제 상차림이 이렇게 소박하게 차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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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티잔. 좀 무섭긴 한데, 이런 깃발도 붙고... 대장님이 왼쪽에 서 계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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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티잔이라고, 빡센 사람만 있는 것은 아임~~!! 이런 처자, 아줌씨, 언니, 누님 들도 다 있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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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산제 때 참석한 모든 대원이 보이남요? 우린 이래 갖고 산신님께 기원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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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내려오신 선배님께서 산신을 부르는 식을 거행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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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지는 모르지만, 저는 이렇게 묵념을 올리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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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모든 대원이 산에 기원하는 절을 올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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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회 대장님이 술을 한 잔 올리는데, 사실, 술을 따르는 우리 하선배님의 표정이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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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좀 좋아하는 사람입니다.(산악회 기수로는 선배인데, 인생으로는 후배죠. 그래서 마 00야 래 부럽니다.) 웃기기도 하고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참 따뜻한 후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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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제 제자가 잔을 올리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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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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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바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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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이렇게 줄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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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독 사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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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산제 단체 사진 촬영으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