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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싸해지면 `산`을 떠올리는 일이 많아졌다.

며칠씩 걸리는 여행은 지금으로서는 엄두가 잘 나지 않고,

그저 하루 일정으로 산에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큰 것이다.

산 가운데서도 으뜸은 단연코 지리산! 이유는 딱히 알 수 없지만,

내 마음이 그렇다.

 

지난 10월 25일. 나는 가을을 핑계 삼아 지리산에 다녀왔다.

슬뫼와 아내는 남겨두고.

두 사람에게는 미안했지만,

그땐 내 마음에 신열같은 게 있었다.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집에서 두 시간여를 달려 거림에 도착했다. 가

까운 식당에서 소박한 시골 밥상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완만한 산길에 들어섰다.

가다 거림 계곡에 내려 다리를 잠시 쉬기도 했고,

예쁘게 물든 잎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했다.

무슨 생각을 했을까?

 

세석산장에서 간단히 라면을 끓여 먹고,

커피 한 잔으로 몸을 데웠다.

촛대봉에 올라 한 시간여를 상념에 젖었다.

 

 시골 밥상

 

  별꽃처럼

 

  가을이구나

 

  중간 전망대에서 바라본 능선

 

  촛대봉에서 반야봉과 노고단을 건너보다

 

  하산길 마지막 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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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엔 산악회 정기 산행에 자주 따라나선다.

 산에 오르는 맛을 이제서야 조금 알 것 같다.

 

 벌써 오래 전이 되어 버렸다. 5월 13일, 거창 단지봉에 올랐다. 1,300m 이상의 높이였다.

 

 

 

 거창 중촌리 마을 어귀에서부터 올랐는데, 이 마을엔 민들레가 지천이었다.

 

 

 길인지 길 아닌지 분간이 쉽지 않았지만, 일단은 오르고 본다.

 

 아직 나무빛은 조금 짙은 연두색이었다.

 

 

 

 땀도 제법 흐르고 가파르기도 해서 다리도 좀 당기기도 했다.

 

  단지봉 능선길에 붙었다. 여기가 아마도 탈의산 정상이지 싶다.

 

 

 이런 나무에는 꼭 신이 살 것만 같다.

 

 단지봉 정상, 나의 왼편으로는 합천 가야산이 내다보이고, 오른편으로는 수도산이다.

 

 

 하늘과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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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아를 하면서 무척 단순한 생활을 하고 있어 좋긴 한데, 조금 아쉬운 건, 걷거나 운동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아기와 산책을 나간다 하더라도 아기의 운동량 만큼 내가 움직일 수 있으니 나로서는 많이 부족하다. 아기를 재워놓고 밤에 운동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땐 이미 나의 체력도 바닥인지라 잠을 자거나, 인터넷으로 세상 돌아가는 거 구경한다고 정신이 없다.

 그러니 2주마다 돌아오는 산악회 산행이 기다려지는 건데.

 산악회를 꽤 오래 전에 알고 몇번 따라 나섰지만, 요즘처럼 산행의 맛을 제대로 느낀 적이 있었나 싶다. 새벽 6시 30분까지 범내골 로타리로 나가야 하는 어려움을 빼면, 산행 당일이 기다려진다. 이런 변화가 좀 놀랍다.

 

 지난 4월 22일, 밀양 화악산 산행에 나섰다. 그 전날 몹시 많은 비가 내려서 좀은 걱정이 됐지만, 또 마음 한 구석에는 비를 흠뻑 맞는 산행을 기대하는 마음 또한 있었다. 비를 맞으면 완전 자유로울 것 같았다. 하지만 새벽에 깨어 보니 비는 내리지 않았고, 하늘만 잔뜩 흐려있었다.

 

 

 밀양 화악산의 능선은 경남과 경북의 경계를 이룬다. 이날 산행은 단촐하게 10명. 산은 구름인지 안개인지로 둘러 싸였다.

 

 

 앞이 잘 보이지 않지만, 이런 것도 꽤 운치가 있어 보인다.

 

 

 진달래가 많은 산.

 

 산행 초반이 좀 가팔라서 쉬었다 걷기를 반복~

 

 구름과 나무

 

 사진이 마음에 들어서..

 

 화악산 정상에서

 

 능선길 산행 - 난 이런 길이 좋아. 내리막길은 힘들어~ㅠ

 

 윗 화악산에서 잠깐 휴식... 우린 여기서 길을 잘못 들었지~ㅠ

 

  한 20분 걸어내려갔나? 대장님이 갑자기 앞에서 멈추고 이상한 길을 들어선다. 우린 `에이고, 이번에도 빽하겠네..`하며 산도를 펼쳐들고, 길을 찾는다.

 

  가파른 길을 도로 올라와야했다~ㅠ 윗 화악산에서 아랫 화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우린 왜 발견하지 못했을까?

 

 

 멀리 보이는 산 능선들을 보면서, 뭐라 뭐라 말하는데...

 

 

 구름과 우리는 거의 같은 눈높이~

 

 

 모두 또 모여서...

 

 

자... 다들 각자 얼짱 각도를 찾아서~ㅋ

 

 화악산은 진달래로 봄을 알리고 있는 중~

 

 이런 오르막도 다 있고..(난 완전 기어 올랐다.)

 

하산 후 마무리는, 한재 미나리로~~

(한재 미나리와 엑기스를 사 왔는데, 음... 다시 주문하고픈 맘이 들 정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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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밖에는 비가 내린다. 벚꽃이 진지는 오래. 이제 연산홍이 필 차례다. 연산홍마저 지고말면, 여름이겠지. 설레는 순간은 봄처럼 어쩌면 짧은 순간일지도 모르겠다. 집 베란다 창 밖으로 보이는 금정산의 녹음은 며칠 전과 다르게 짙어 졌다. 그 푸르름이 상쾌하다. 고양이 가슴털 같은 새싹들이 벌써 굳세져서 여름을 준비하고 있다. 시간은 이렇게 흐르고 또 흘러갈 것이다.

 

 지난 4월 9일. 봄 산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산악회 산행에 따라 나섰다. 내가 좋아하는 벌교땅이 아닌가.(나는 벌교에 수 차례 갔었다. 한 번은 곽00 선배와 함께 문학 기행 사전답사를 갔다가 허름한 집에서 사는 이야기를 나누고 60년대 분위기가 나는 골목길을 밤늦게 배회했던 기억이 난다.) 그 벌교의 오봉산. 득량만을 연해 달리고 있어서 산행 중에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또 큰 매력이었다.

 

  산행의 시작. 6살 00이가 대장님 옆에 붙어서 걷는다. 우리 산악회는 이렇게 어린 아이까지 함께 걷는 산행을 하기도 한다.

  손을 잡고 오르는 모녀. 보기가 좋다. 나는 언제쯤 슬뫼 손 잡고 산행할 수 있을까?

 

 

 오봉산은 편마암이 많은 지대다.(실제로 90년대 초반까지 구들을 뜯어내는 채석장 같은 곳이 있었다 한다.) 그래서 이런 모양의 탑을 쉽게 쌓을 수 있었던 모양이다.

 

 

 두꺼비 바위 아래, 우리.

 

 

 

 이제는 내려가는 게 조심스런 나이가 되어 버렸다.

 

 

 

 산악회 회장님은 산행을 하면서 늘 이렇게 쓰레기를 주우신다. 그래도 나머지는 웃고 떠들고 쉰다.

 

 

 자연인??? ㅋㅋㅋ

 

 

  득량만이다. 나는 산을 타면서 바다를 보는 게 제일 멋진 산행이다.

 

 

 5살 00이는 정상에서 하트 모양의 바위를 찾았다. 여기까지 걸어온 녀석들이 참 대견타.

 

 

  우리 나라 영험한 산에 있는 폭포의 이름가운데 빈도수가 많은 게 용추폭포. 이 물줄기 바로 아래가 폭포를 이룬다. 우리 띠동갑이 찰칵~!!

 

  쉴 때는 가방도 벗어 던지고~ ^-^

  이번 산행에 함께 한 꼬맹이들~ㅋ

 

 이번 산행은 바다, 산, 계곡 모두를 즐길 수 있는 멋진 산행이었다. 채환이 표현을 빌면, 종합 선물 세트같은 산행.(그런데 정작 이 녀석은 함께 하지 못했다.) 이제 서서히 여름 산행을 준비해야 할 때다. 내가 정말 힘들어하는 땀흘리기~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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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기록해야 할 내용이 있긴 하지만, 일단은 최근의 일을 먼저 기록으로 남긴다.

 지난 2월 12일, 파르티잔 산악회의 시산제 산행이 있었다. 나도 파르티잔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1기 선배님들께서 서울에서 차를 몰고 시산제 진행 산에까지 찾아 오시는 걸 보면, 우린 산악회가 그냥 하는 등산 모임은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여튼 이번 시산제는 남덕유산에서 치르기로 결정이 났고, 우리는 그에 맞춰 산행을 준비했다. 하지만 우리가 잡은 산행 코스는 다른 사람들이 전혀 찾지 않은 등산로로, 우리 대장님이 앞장서 눈길을 헤쳐가야했다.(이걸 전문 용어로 뭐라 했는데, 들어도 기억하지 못하는 걸 보면, 내 삶에 딱히 중요한 것 같진 않다. 하긴, 나는 절대로 눈길에 앞장서 산행하지 않을 것 같다.) 허리 높이만큼 쌓인 눈을 헤쳐가며 걸어가야 한다는 건,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몹시-이것도 측정불가능한 어떤 영역을 지칭하는 말이다.-힘들 것 같다. 뒤에 따르는 사람들도 힘들어 지친 걸 보면, 앞장선 사람의 입장이랴 더 말해 무엇하랴.

 

 나는 시산제도 시산제이지만, 나의 제자와 함께 하는 산행이어서 더 뜻깊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반장. 왜 3학년 때 반장이 아니냐고? 내가 3학년 담임에서 잘렸으니까~~ㅋㅋㅋ  이래 저래 어려움이 없지 않았지만, 그 시절의 분위기로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물론 반장의 희생이 컸음은 내가 잘 안다. 나는 자율 학습도 학부모와 학생의 동의 하에 다 자율로 해줬으니까. 그러니 학교 측에서는 좀 못 마땅했을 수도 있다. 그걸로 우리 반을 핍박하는 어리석은 사람도 있었다.) 특히 이 녀석과는 독서 토론 동아리를 하면서 꽤 많은 경험을 공유하지 않았던가. 어떻게 성장할지 잘은 모르지만, 함께 읽고 토론하고 글을 쓰면서 공유했던 삶의 가치나 방향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믿는다.(어쩌면 이것도 무리한 기대일 수도...)

 

 시산제. 나는 시산제 때마다 3가지의 바람을 드러냈지. 그런데 돌아보면 하나도 틀리지 않게 다 들어주신 것 같다. 내 바람이 소박했나? 이래 물으면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은데. 올해도 역시 나는 소박한 바람 셋만 말씀드렸다. 그런데 대강의 대원들 바람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힘들어서 이제 사진으로 이야기해야겠다.

 

 

 

 덕유산 산행 초입 부분이지 싶다. 나는 여기서 `우와~ 여기 넓고 좋네. 시산제 딱이네~~!!` 했지. 하지만, 우린 여기서 약 2시간은 더 눈길을 헤쳐가야 했다. 왜냐고? 산행 시작 20분 정도 돼서 찍은 곳이 여기거든~ㅋ

 

 

 찍사와 넘 거리가 멀었나? 앞에서 잠깐 쉬고 띡은 사진이 시산제 사진이구먼. 내가 이 사진을 고른 건, 대현이 때문. 대현이는 산악회 회장님도 지냈지만, 나와 동갑이다~ㅋㅋ

 

 시산제 상차림이 이렇게 소박하게 차려진다.

 

 

 파르티잔. 좀 무섭긴 한데, 이런 깃발도 붙고... 대장님이 왼쪽에 서 계시네.

 

 

 파르티잔이라고, 빡센 사람만 있는 것은 아임~~!! 이런 처자, 아줌씨, 언니, 누님 들도 다 있다는 거~~~

  시산제 때 참석한 모든 대원이 보이남요? 우린 이래 갖고 산신님께 기원한답니다.

 

  서울서 내려오신 선배님께서 산신을 부르는 식을 거행하고요.

 

 뭔지는 모르지만, 저는 이렇게 묵념을 올리고 있네요.

 

이렇게 모든 대원이 산에 기원하는 절을 올리지요.

 

 

산악회 대장님이 술을 한 잔 올리는데, 사실, 술을 따르는 우리 하선배님의 표정이 더 좋습니다.

 

  제가 좀 좋아하는 사람입니다.(산악회 기수로는 선배인데, 인생으로는 후배죠. 그래서 마 00야 래 부럽니다.) 웃기기도 하고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참 따뜻한 후배입니다.

 

 

 저와 제 제자가 잔을 올리는 군요.

 

 

 간절했습니다.

 

 

  제 바람은....

 

 캬, 이렇게 줄줄줄....

 

 

 혼자 독 사진~ㅋ

 

  시산제 단체 사진 촬영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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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 2012-02-28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돈이닷..ㅋㅋ 제가 아는 오○○도 보이네용! 시산제때마다 소원하던 일이 다 이뤄졌다니 신기해요. ㅎㅎ 이번에도 간절히 바라던 일 모두 이뤄지시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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