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승주나무 > 정신이 번쩍 드는 말

그래, 내가 야구에 취해 있었어.
미국 네티즌들이 무미건조한 이유가 있었던 거야.



[뒤집어 보는 세상] ‘야구 월드컵’과 신자유주의
입력: 2006년 03월 15일 18:09:24 : 4 : 0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한국팀이 우리나라를 4년 전 월드컵 때와 비슷한 흥분과 열광 속에 빠뜨렸다.

한국뿐 아니라 이번 대회에 참가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경기에 지대한 관심을 쏟으며 자국팀을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그러나 주최국인 미국팀의 경기에서는 스포츠 국가대항전 특유의 치열함을 찾기 어렵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지 않는 듯한 인상을 풍기고 대회를 사실상 주관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승패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인상이다.

실상 미국의 입장에서 이번 대회의 승패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따로 있다. 바로 ‘야구의 세계화’다. WBC는 메이저리그가 미국과 중남미, 아시아 지역 일부에서만 성행하고 있는 야구를 글로벌 스포츠로 흥행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대회다.

세계 곳곳에서 야구를 하는 나라가 늘어나면 메이저리그는 우수한 선수자원을 싼 값에 확보해 자국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 또한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국가에서는 자국의 유망주를 빼앗기면서도 경기 중계권과 각종 상품을 사는 데 많은 돈을 치러야 한다. 메이저리거의 탄생은 그 나라의 야구가 메이저리그에 종속되는 시발점인 것이다.

한국이 메이저리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1994년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이었다. 일본도 노모 히데오의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팬들의 관심이 그쪽으로 쏠려버렸다. 이후 한·일 양국의 국내 프로경기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시들었다. 박찬호와 노모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것이 아니라 메이저리그가 한국과 일본에 진출한 것이다.

WBC는 미국이 추구하는 신자유주의가 야구의 영역에도 불어닥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메이저리그가 지금 가장 고대하는 것은 인구 13억명의 중국에서 하루 빨리 메이저리거가 배출되고 중국의 야구시장이 개방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미국은 지금 WBC를 통해 ‘문제는 승부가 아니라 돈이야, 멍청아!’라고 외치는 듯하다.

〈유신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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