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고전
김성재 지음, 김광배 그림 / 현암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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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엔 고전을 차곡차곡 읽어 두면 호환, 마마 보다 더 무섭다는 논술시험의 기초체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에세이'에서 약한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논술이 도입되고 강조되는 것은 환영할 일이나, 읽기 힘든 고전이라고 요약이나 줄거리, 일부분만 발췌하는 따위로 졸속으로 대처하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중학시절에부터 고전 한 편 한 편을 깊이있게 감상해두면 좋겠다.

홍길동전은 워낙 유명하니까, 초등학교 때 부터 동화로 고친 것을 한 번 쯤은 읽어 봤을 것이고 또 책이 아니라도 인형극이나 연극, 드라마 등을 통해 접한 내용일 것이다. 내용을 안다는 것이 "홍길동전'을 제대로 감상할 기회를 뺏는 게 아닐까 은근히 걱정도 된다. 다 아는 내용이라 할지라도 꼭 한 번은 (가능한)원전을 잘 살린 책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분량이 얼마 되지 않으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은 그리 힘든 일이 아니다.
문제는 원전을 살린 책을 읽는 것이다. 한국고전은 외국어로 씌인 책보다 읽어내기가 더 어렵다. 한글이 창제되어 우리글로 쓰인 고전이라고 할지라도 벌써 수 백년을 넘겼으니 중세국어는 현대의 우리에겐 낯설다. 물론 국어학자들이 고어를 현대어로 고치는 작업을 대행해 준다. 국어학자들의 그러한 친절한 노력으로 현대어로 바꾼다고 바꾸어도 독자들은 여전히 어눌하고 재미없다가 중도에 팽개치게 만든다. 또 너무 현대인을 의식하여 원작과의 이질감을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서점에서 홍길동전을 몇 십 권을 견주며 봤지만, 현암사에서 펴낸 이 책이 제일 맘에 들었다.

1.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할 만한 길이 (팔십칠 쪽 밖에 안 된다)

2. 원작을 잘 살리되 소리내어 읽어보면 매끄럽게 현대어로 잘 옮겨졌다.

다시 읽어보니 홍길동전을 두고 할말이 아주 많아졌다.
'의적'의 타당성에 대해서도 아이들과 한 판 토론도 벌일 수 있을 것이고, 평화를 사랑하는 착하고 순한 기질족과 상반되는 홍길동의 용맹함과 개혁자질도 즐거운 이야깃거리가 될 것이다. 오천년 세월 동안 침략 당하기만한 나약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일제는 '백의민족'이라는 위장된 칭찬을 늘어 놓았었다. 역사를 연구하진 않더라도 고전만 읽어봐도 우리민족은 소극적이고 나약하고 순하기만 한 그런 민족이 아니란 걸 느낄 수 있다.

아무튼지! 고전을 감상해야 한다. 너무 너무 재미있다!

/051212ㅂㅊ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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