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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의 행복 ㅣ 채우리 저학년 문고 18
신현신 지음, 이웅기 그림 / 채우리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에게 천원을 주면 뭘 할 수 있을까?
연필 세 자루,
공책 두 권,
떡뽁이 한 컵에 하드 하나,
딱지나 팽이....
학교 앞 문방구라면 아이들의 주머니 사정에 걸맞는 1~2백원짜리 상품들이 즐비하니 천원짜리 한 장으로 최대효용을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쪼개어 쓸까 고민하는 5분이 즐겁다. 300원으로 쥐포를 사서 100원짜리 게임을 두 어 판 하고, 내일 학교가서 친구들에게 자랑할 스티커공책에 붙일 몬스터 스티커를 산다.
이렇게 천원의 돈을 다 탕진(?)하고 돌아서는데 알록달록한 젤리와 소프트 아이스크림, 그리고 떡뽁이와 꼬치들이 뱃속을 쪼르륵 소리나게 만든다. 이럴 때 애들이 하는 말,
"요즘 돈 천 원은 너무 가치가 없어."
아이들에게도 천 원은 그리 큰 돈이 아니다. 학교 앞 문방구에서 군것질이나 꼬질꼬찔한 장난감 나부랭이로 금새 다 써버릴 그런 돈이다. 신현신이 지은 <천 원의 행복>은 아이들에게 천 원의 의미를 좀 더 확대시켜 준다. 고작 군것질 따위로 내 입을 즐겁게 하는 도구로 단 번에 없애버릴 수도 있는 돈인데, 인수라는 아이는 고마운 이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쓴다. 이기적인 성향을 버리고 남을 위하고, 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자고 교훈하는 것은 힘든데-아이들의 용돈으로 만지는 천원짜리 지폐로 자연스럽게 메시지로 접근한 것이 좋다.
'내 마음을 좀 알아줘', '해송 이발소 박동혁', '호식이네 생선가게' 이 책에 실린 다른 이야기 세 편도 아이들의 생활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잔잔한 소재들로 이야기를 꾸려 나간다. 주제는 '천 원의 행복'과 마찬가지로 약하고 소외된 것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눈높이에서 현실적인 것을 자연스럽게 표현하였다.
문체나 책의 구성도 초등학교 저학년-한글을 습득하여 책읽기의 즐거움에 마악 눈뜨는 시기-이 소화해 내기에 무리없다. 그러나 이야기가 어쩐지 조금은 진부하다는 느낌이 든다. 어디선가 엇비슷한 이야기를 듣었던 것도 같고, 어디서나 있을법한 그런 이야기.그러다보니 이야기의 긴밀감이라든지 흥미진진함은 크게 기대할 수 없다. 저학년 단편생활동화에서 다룰 수 있는 이야기의 한계를 생각하면 그것도 어쩔 수 없겠다 싶다. 아이들에 비하면 늙어빠진 내겐 그닥 큰 감흥은 없었지만, 역시 아이들은 재미있어 했다-그러니까 결론은 아이들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친근하게 다가가는 책이라서 아이들이 만만하게 읽을만한 책이다-요런 책, 책읽기 싫어하는 애들에게 권해주면 좋아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