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랑 흑구랑 - 책 읽는 가족 29 책읽는 가족 29
이금이 지음, 성병희 그림 / 푸른책들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솔모루 목장의 아이들>, <밤티마을 큰돌이네 집>, <도들마루의 깨비>, <너도 하늘말나리야>등의 주옥같은 작품을 지은 작가 이금이님의 첫 창작동화집이다. 총 15편의 짧막한 단편이 실려 있는데 <영구랑 흑구랑>과 <봉삼이 아저씨>는 그녀를 아동문학에 첫발을 내딛게 한 소중한 작품이라고 한다.


첫 작품들만 모아서 그런지 이금이의 여러 작품 가운데 가장 진솔하게 느껴졌다. 별다르게 꾸미거나 기교를 부린 티가 없이 심성 맑고도 성실하게 작품을 써내려간 작가의 모습이 작품에 배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첫 동화집이면서 이야기의 대개가 작가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배경으로 삼았기 때문에 1962년생(올해 44살)인 작가의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자면 요즘 아이들과는 세대차이가 많이 나는 “옛날이야기”가 될 것이다. 산새알을 꺼내러 다니고, 호박꽃 초롱을 만들고, 고무신을 벗어 가재를 잡으며 노는 그런 요즘은 보기 힘든 시골의 옛날이야기가 꿈처럼 펼쳐져 있다. 공부에 시달리고 컴퓨터 게임에 빠진 요즘 아이들은 이 책 속의 순진무구한 아이들의 생활이 부러울지도 모르겠다.


동화이지만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하는(아이들도 참 좋아한다) 옛 추억과 정서가 듬뿍 담긴 책이다. 책에 실린 작품들 가운데 표제작 <영구랑 흑구랑>을 잠깐 살펴보면 갖고 싶은 자전거를 사기 위해 홍수로 불어난 강물에 떠내려가는 염소를 목숨을 걸고 건져내는 아이-영구는 풍부 물질세계에서 갖고 싶은 것을 맘껏 가질 수 있는 요즘 아이들과는 참 대조적이다. 흑구라고 이름 지은 그 염소를 팔아서 자전거를 사려던 애초의 계획대로 하지 못하고 염소에 정이 들어 버린 아이의 때묻지 않은 인간미를 통해 가슴 뭉클한 감동이 느껴졌다. 참 아름다운 동화이다. 몇 번을 읽어도 지겹지 않은 좋은 작품들이다.


050618.ㅂㅊ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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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9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5-06-19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만 보이시는 님, 영구랑 흑구랑~**랑 **랑~
그런데 흑구가 염생인데도 괜찮것습니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