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

도요새에 관한 명상

저자 : 김원일

발표: 이재성

2001. 11. 15.


▶ 작가 소개:

1942년 경남 김해 진영에서 출생하여 대구에서 성장하였다. 서라벌예대, 영남대 를 졸업하였으며 1966년 매일신문에 <1961.알제 리>가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현대문학 상, 한국일보 문학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우경문화예술상 등을 수상.

1966년 등단이래 비중있는 작품들로 문학적 위치를 다져온 중견작가의 중단편전 집 총 5권, 30여 년 문학 인생의 발자취를 발표순 에 따 라 수록했다. <김원일 중단편전집> 은 6.25 전쟁으 로 말미암은 역사의 비극과 가족사의 아픔 등을 주제로 한 작품을 주로 발표해 우리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김원일 씨의 중단편 이 총망라된 다섯 권 짜리 전집이 다.

훼손된 가족사와 당시의 사회구조 속에서 소외된 민중의 삶을 그려내는 데 천착 해 온 작가의 문학세계를 정리한다는 의미를 지니 는 이 전집은 김원일 문학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장편소설 <노을>에서 <불의 제전>에 이르기까지 왕성한 작품활동을 해 온 중견 작가 김원일 씨는 중단편이 보여주는 완결미, 구성의 함축성, 문자의 정확성 등이 결 국 후반기에 쓰여진 많은 장편소설의 밑거름이 되 었 다고 하면서, 이번 전집의 세밀한 개작작업을 통해 주 제는 그대로 살렸으나 문장의 난맥상, 구성의 미흡함 등을 나름대로 완벽하게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이 전집은 장편소설만을 발표해 온 작가의 중단편들을 한자리에 모아 그의 문학 세 계의 변화를 한눈에 읽을 수 있는 기회를 마 련한다 는 의미 외에도 전 문학 생애 동안 분 단문제를 소설의 화 두로 삼아온 작가 나름의 문학적 위치와 그 소설 행간 에 숨어 있는 작가의 체험적 삶이 어떻게 형상화되었는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김원일 문학의 참맛을 음미해 볼 수 있 는 좋은 계기 가 될 것이다.

 

제1권 <어둠의 혼>, 제2권 <오늘 부는 바람>, 제3권 <도요새에 관한 명상 >, 제4권 <잃어버린 시간>, 제5권 <마음 의 감옥>

저서로는 『노을』『바람과 강』『마당 깊은 집』『겨울 골짜기』『늘푸른 소나 무 』『불의 제전』『어둠의 혼』『마음의 감 옥』『사랑하는 자는 괴로움을 안다』등이 있 다.


도요새에 관한 명상은 김원일 문학의 두 줄기 큰 계보인 <불의 제전1~7>과 <늘푸 른 소나무6>에 가려져 작품의 가치에 상응 하는 평가를 받지 못했었다. 사실 이 작품이야 말로 1970년대 에 20년 30년 후의 시대를 예비했던 탁월한 작품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작품의 큰 줄기는 운동권 출신인 김병국이 운동에 좌절한 후 새롭게 다가오는 영역에서 발견한 오염된 생태 계에 관한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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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리도요 [中-, whimbrel, Numenius phaeopus]

분류 : 도요목 도요과

분포지역 : 열대와 남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및 호주

크기 : 몸길이 약 43cm

몸길이 약 43 cm로 쇠부리도요보다 훨씬 크고 마도요나 알락꼬리마도요보다는 소형이 다. 비교적 짧고 직각으로 굽어진 부리와 갈색 세로무늬가 있는 위꽁지덮깃을 가지고 있으 며 정 수리 중앙에는 가는 담색 두앙선(頭央線)이 있고 두앙선 양쪽에는 넓은 암색선이 있다. 울음 소리 는 7음절의 특이한 소리를 낸다.

봄과 가을에 흔히 한반도를 통과하는 나그네새이다. 가을보다는 봄에 많은 무리 가 눈에 띈다. 다른 도요새와는 달리 내륙의 건조한 밭에서도 무리를 볼 수 있는데 초여름까지 늦 게 통과 한다. 해만 ․해안 및 하구의 갯벌, 하천, 염전, 농경지, 소택지, 초습지 등 물가에 도래한 다. 단 독 또는 20~50마리에서 100마리 이상의 큰 무리까지도 형성하며 때로는 큰윗부리도요, 흑 꼬리도 요, 알락꼬리마도요 등의 무리와도 혼성군을 이룬다. 갯벌을 걸어다니면서 먹이를 찾지만 농경지 의 건조한 땅이나 풀밭에 내려서 곤충류를 찾아 먹기도 한다. 날 때에는 V자 모양이나 가로 로 줄 지어 직선비행을 한다. 드물게는 나무 위나 쓰러진 나무 위에 앉기도 한다. 흔히 날아오르거 나 날 면서 울어댄다.

5월 하순에서 6월 중순에 3~5개의 알을 낳는다. 포란기간은 21~25일이다. 동물 성인 연 체동물의 복족류, 작은 조개류, 작은 새우, 작은 어류, 지렁이류, 곤충류 등 다양한 먹이를 먹는 다. 전북구에 불연속적으로 분포되어 북위 53°까지의 툰드라지대 남쪽에서 번식한다. 열대와 남아 프리카, 남아메리카 및 호주 등지에 걸쳐 월동한다.


   

  마도요                                    깝짝도요


    중부리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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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기행>(12)오이도 도요새에 관한 영상 - 문화일보 1999년 9월 28일


여러분은 시화호에 발을 담가본 적이 있는가. 흙 묻은 발을 씻으러 왔다가 남몰 래 슬픔 을 비우는 대부도 주민이 아닌 바에야 누가 썩은 물에 발을 담그겠는가. 그런데 우리는 그 날 시화 호에 발을 담갔다. 신발과 양말을 벗어놓고 바지를 허벅지까지 걷어올리고서 물 속으로 걸 어들어 갔다. 간조 때라 물은 종아리를 적시며 찰랑거렸다. 물빛은 간장을 부은 것처럼 거무스름했 지만 바닥이 훤히 비칠 정도로 맑았다. 우리가 물에 들어간 것은 도요새와 물떼새를 가까이 보기 위해 서였다. 처음에 물에 들어갈 때는 이처럼 생각이 단순했다.


방조제와 기역자로 맞물려 있는 오이도 갯벌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새가 몰 려와 있 었다. 방조제에서 물 속으로 한참 걸어 들어가면 호수 안쪽에서 갯벌의 새떼를 관찰할 수 있게 된 다. 그러나 새떼들이 사람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사진 몇 컷만 찍고나 면 멀찌 감치 달아나 있다. 시나브로 발걸음을 옮겨도 어느새 저만치 떨어져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망원렌 즈와 쌍안경으로 녀석들을 자꾸 끌어당겨본다. 그렇게 해서라도 섭금류(얕은 물에서 먹이 를 찾 는 새들)와 한데 어우러져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위안을 얻고 싶은 것이다.


아마도 그때 쯤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녀석들보다 더 나을 것도 없고 우리나 녀석 들이나 대등한 생명체임을 깨달은 것은. 깨달았다기 보다는 평소에 품고 있던 상념이 갑자기 피 가 통한 듯 꿈틀대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그 느낌은 물 속에 잠긴 발 밑에서부터 올라와 온몸 으로 퍼 져나갔다. 게다가 영적인 대화라도 청하듯이 무념무상에 빠져 있는 백로의 눈부시게 흰 자 태라 니! 녀석들이 먹이를 찾느라 감각을 집중시키고 있는 모습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드 넓 은 호수에 무리지어 점점이 서 있는 백로는 야산 소나무에 하얗게 앉아있던 백로와는 또 다른 신 비감을 던져준다.


처음에 이곳에 오자마자 만난 것은 방조제 밑에 모여있던 백로떼였다. 가풀막은 깨진 바 위조각으로 뒤덮여 있었는데 백로떼는 파도가 때리는 물가에 위태롭게 서서 자신의 발밑 을 하염 없이 노려보고 있었다. 우리의 눈길은 서둘러 녀석들의 뒷덜미를 더듬었다. 뒷머리에 20여 개의 장식깃을 달고 있는 천연기념물 노랑부리백로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동행한 이 지역 환경지킴이 최종인씨가 가르킨 대로 바람에 장식깃을 휘날리는 노랑부리 백로를 서너 개체 촬영했는가 싶었다. 허나 나중에 현상 해보니 어느 게 어느 건지 구분 이 되지 않았다.


노랑부리백로처럼 발이 노란색이지만 부리가 검고 장식깃도 두개 뿐인 걸 보면 쇠백로가 틀림없다. 그러면 장식깃은 없으면서 부리가 노란 것은 무엇일까. 부리 끝이 검은 것은 중백로이 고 그렇지도 않은 것은 감으로는 중대백로인 것 같다. 중대백로는 검은 부리와 발, 그리 고 눈 앞 의 녹색으로 동정을 하며 겨울이나 되어야 부리가 노란색으로 바뀌는 것으로 알려져 있 다. 하지 만 나이가 들어도 노래진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한국전쟁 전까지만 해도 여름을 서해안에서 보내고 겨울에는 필리핀으로 날아가 는, 흔하 게 보이던 철새가 노랑부리백로였다고 한다. 그러나 무분별한 개발과 오염으로 서식지가 줄어들 면서 언제부터인가 세계적인 희귀조가 되어버렸다. 87년 경기도 옹진군 외딴섬 신도에서 4 백여개 체가 번식 하는 것이 발견되었고, 최근 서해안 조사에서 6백마리 이상이 확인되었다. 전세 계 개체 수가 2천여마리에 불과하니 북한까지 합친다면 한국에서 절반 가까이 번식한다고 해도 과 언이 아 니다. 그러다가 지난해부터 먹이를 찾으러 시화호에까지 날아든 노랑부리백로가 최종인 씨 눈에 띄기 시작했던 것이다.


ꡒ시화호 물이 방류 되고 깨끗한 바닷물이 들어와 섞이면서 먹이 환경이 좋아졌 다는 증 거입니다. 무엇보다 시야가 확 트이고 새들을 위협할 만한 요소가 없잖아요. 황오리는 2천 5백마 리까지 날아온 적이 있어요. 전국 최대 규모죠.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저어새도 여섯마리가 발견 된 적도 있고, 검은머리물떼새는 둥지가 1백20개나 발견된 적이 있습니다. 지금 보이는 나그 네새 를 대충 훑어보면, 왕눈이물떼새, 검은가슴물떼새, 알락도요, 알락꼬리마도요, 쇠청다리도 요, 중 부리도요, 붉은어깨도요, 청다리도요, 민물도요, 꼬까도요 등이 보이는군요.ꡓ 한반도에서 볼 수 있는 40여종의 도요새는 저마다 한가지 이상씩 갖고 있는 독특한 특징으로 구분을 한다. 알 락꼬 리마도요는 부리가 낫같이 아래로 휘고 길쭉한 반면 중부리도요는 휘었어도 이보다는 짧고, 청다 리도요의 부리는 위로 살짝 휘었다. 부리가 위로 휜 것은 뒷부리도요도 이에 못지 않으나 다 리가 짧고 황색인 점이 확연히 다르다. 하지만 카메라 파인더에 비치는 족족 이름을 알아맞추기 가 어 디 그리 쉬운가. 붉은가슴도요와 붉은어깨도요, 알락도요와 삑삑도요처럼 닮은꼴들이 섞여 있으 면 특히 그렇다.


물떼새는 도요새보다 부리가 짧고 가슴에 띠를 두르고 있는 점이 다르다. 한참 달 려가다 먹이를 잡으면 고개를 들고 서 있는 모습도 계속 갯벌이나 물 속에 부리를 처박고 먹이를 찾는 도 요새와 쉽게 구분이 된다. 도요새는 긴 부리를 갯벌에 집어넣고 부리 끝의 작은 구멍 속에 있는 압 력감지기로 먹이를 찾아낸다고 한다. 녀석들이 머물다가 간 물 속을 들여다보면 그 격렬 한 흔적 을 엿볼 수 있다. 갯바닥은 새 발자국이 빈틈없이 촘촘히 박혀 있고 간혹 먹다가 흘린 갯지 렁이 가 보이기도 한다. 그 와중에도 살아남은 갯지렁이가 재빨리 구멍 속으로 몸을 숨긴다. 조개 나 게 도 잡아먹겠지만 오염으로 폐사한 것으로 보이는 빈 조가비만 여기저기 눈에 띌 뿐이다.


북극 툰드라 지대에서 여름을 보낸 도요새․물떼새는 가을에 중간 기착지인 서해 안 갯벌 를 찾아와 완벽하게 몸을 만든 다음 1만km 이상을 논스톱으로 비행하여 남반구의 호주까 지 날아 간다. 그리고 다시 봄이 되면 한반도를 거쳐 툰드라 지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지난해 봄 조 사된 바로는 50만마리나 되는 도요새․물떼새가 서해안 갯벌을 찾았다. 남북반구를 가로지르는 나그네 새의 이동 비밀은 조류학자들의 집요한 추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가사의로 남아있다. 다만 낮 이 길어지거나 해가 짧아지면서 내분비선이 변해(이 때 깃 색깔도 바뀐다) 먼 길을 떠나게 되는 것 이라든가, 태양과 별의 위치에 따라 방향을 잡는다는 정도가 밝혀졌을 뿐이다.


도요새․물떼새는 이처럼 우리가 자연에 대해 아는 것은 극히 일부분이라는 것, 그리고 자연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 때는 바로 이 사실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이 들 나그네새가 어느날 갑자기 이곳에 나타났을 때 시화호가 되살아나는 징표가 아닌가 해 서 자연 의 놀라운 복원력에 경외감을 느낀 점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만 볼 수 있을 까. 어느 한 지역에 갑자기 개체수가 늘어나는 것은 서해안 전체에 심각한 변화가 있다는 징후에 지나지 않 는다. 게다가 시화호 밑바닥이 썩어서 엄청나게 주위를 오염시키고 자신들의 식탁도 안 전하지 않 다는 것을 녀석들이 시시콜콜 알리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도요새․물떼새에 희망을 걸지 않을 수 없다. 보라! 저 힘찬 날 개짓을. 일제히 날아올라 군무를 펼치는 새떼를 보면서 누가 감히 희망이 아닌 것을 얘 기할 수 있 겠는가. 여러분은 달마가 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가면서 썩어가는 바다를 살렸다는 설 화를 들어 본 적이 있는지. 달마는 껍질을 벗고 바다로 들어가 거대한 이무기의 시체를 건져내지 만 자신의 껍질은 못찾고 엉뚱한 껍질을 뒤집어쓰고 나와 험상궂은 얼굴이 되고 만다. 우리는 고 작 신발만 벗고 시화호에 들어갔지만 껍질을 벗지 않고서는 희망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요 새, 물떼새 가 하늘에 달마의 얼굴을 검게 수 놓고 있었다.


<글 : 오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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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새에 관한 명상’


줄거리 :

1 병식의 눈 ; 무기력한 아버지와 돈에 눈이 먼 어머니, 그리고 새에 미친 형의 모 습이 묘 사된다. 이는 사실 단순히 병식의 눈으로 본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욕망의 논리로 세상 을 바라 본 것이다. 따라서 아버지의 무기력이란 경제적 무능력, 즉 자본주의적 욕망 실현의 좌절 과 불가 능성을 말하는 것이고, 어머니의 능력 있음도 그 반대의 측면에서 맥을 같이 하고 있다. 형 병국 은 미친 사람 또는 아웃사이더쯤으로 묘사되고 치부되는데, 이는 형이야말로 동생의 욕망 체계로 보자면 가장 저 편에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병국의 눈 ; 보편적인 사회적 시각으로 보자면 그는 실패자라 할 만하다. 속칭 일류대라 는 곳의 문을 밟아보았으나 이념의 문제에 가진 천착으로 인한 대학생활의 실패로 해서 실패한 투 쟁가가 된다. 그리고 그의 관심은 ‘생명에의 고귀함’이라는 데로 옮겨간다.

병국의 고민 속에는 생태의 오염 문제가 단지 자연환경의 오염문제로만 국한되 지 않는다 는 데 특징이 있다. 그의 생태적 안목으로는 인간의 정신체계도 처절하게 오염되어 있 다. 동생의 새 사냥이나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허영심이 모두 인간 정신체계의 오염으로 비춰진 다.


3 아버지의 눈(아버지와 병국의 관계) ; 병국과 가장 가까운 인물로 상정되어 있 다. 그 친 근성이란 아버지의 욕망과 병국의 욕망의 유사성에서 왔으며, 죽어가는 생명과의 유사함 과 그에 대한 욕구 때문이다. 그 소설적인 공통 고리란 형식적으로는 바다라는 존재 때문이며 내 용적으로 는 바다가 도요새와 물새들의 낙원이라면 아버지에게 바다란 두고 온 고향으로 갈 수 있 는 길이 다.


4 작가의 시점 ; 작가는 이 장에서 어용노조와 노동자들의 어려움, 자본주의 사회 의 전반 적인 성적 타락, 돈의 논리와 생태학적 상상력과의 적대성 등을 정리해 놓고 있다.



 작가는 우리가 사는 이세상 사람들의 이야기를 안온하게 그려내지 만은 않는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일어나는 복잡 다단한 이야기들을 작가 특유의 고유한 문체로 그 려내고 있는 것이다. 그 속에는 많은 이야기와 삶의 교훈 또는 쉽사리 느끼지는 못할 의미들이 담 겨져 있다.

이 소설의 첫 번째 특징은 환경오염의 문제와 싸우는 김병국의 모습이 결코 운동 권에서 의 좌절의 잔영이 아닌 힘찬 형상으로 그려져 있으며, 그것이 이념의 지평이 아닌 생명의 지평에 서 수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는 현대 사회의 끊임없는 무한 욕망의 논리가 병식과 어머니의 모습에 서 뚜렷이 드러나고 있으며, 작가는 분명히 이를 질 타하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 특징으로는 분단문제에 대한 아버지의 시각이라 할 만하다. 아버지가 평 생을 뿌리 없는 삶이 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분단의 상처, 즉 두고 온 고향과 가족 때문이었 다.

한편 어머니와 병식은 돈과 쾌락이라는 욕망에 편중되어 세상을 바라본다. 병국 의 경우 는 그 삶의 근거와 계기가 변화하는 인물인데, 이념에서 생명으로의 전화가 그것이다. 온 전한 생 명에의 목마름이 도요새에 대한 애타는 그리움으로 표현된다.

병식과 그 일당이 죽은 야생조류를 박제상에게 넘기고 그 박제 과정을 지켜보는 장면은 인간의 정신생태계의 오염과 자본주의의 황 금지향성과의 관계를 끔찍하게 연결시켜 놓은 장면 에 해당한다.


이씨는 메스를 들었다. 오후 네시경의 기운 햇살이 칼날 끝에 튀어 빛났다. 이씨 는 메스 로 힘들이지 않고 꼬마물떼새 목을 잘랐다. 이름 그대로 작은 새여서 이씨 손놀림이 가래 떡 베듯 경쾌했다. 병식이와 족제비는 이씨 옆에 서서 그 수술 장면을 보았다. 도막난 새 목과 몸 통에서 맑지 못한 피가 조금 흘러나왔다. 검붉은 피는 도마에 응고되었다. 이씨는 다리․날개꽁지 를 잘 라버리자, 새는 몸통만 남았다. 제 모양을 갖추지 못한 그 몸통을 보자 병식은 어깨를 으쓱 올렸 다. 얼굴을 찡그리며 개숫가에 침을 뱉었다. 이씨는 메스를 놓고, 새 대가리라는 말이 있듯 탁 구 공보다 조금 큰 꼬마물떼새 대가리를 쥐었다. 잘라낸 목 쪽을 통해 기관과 식도 일부와 심줄을 잡 아 빼고, 거기에 핀셋을 쑤셔넣더니 융기가 심한 한덩이 뇌를 뽑아냈다. 뇌는 실핏줄로 싸발린 핏 덩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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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아비산 용액이 묻은 솜 을 새 의 잘린 목구멍을 통해 빈 기관 안에 쑤셔 박았다. 핀셋에 집힌 한 뭉치 솜이 그 속으로 들어 갔 다. 이어 이씨는 새 몸통을 뒤집어 왼손에 놓더니 메스로 목에서부터 배를 거쳐 항문까지 얇게 갈 랐다.

. . . . . .

이씨는 항문에서부터 껍질을 벗 겨내 었다. 병식은 문득 지난 겨울, 대학입시 원서를 낼 때가 생각났다. 명함판 사진을 찍어 입시원 서 를 붙일 때, 시진 뒷면 한 겹을 벗겨내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얼굴이 찢어질까 봐 침칠하며 한 겹을 두 쪽으로 조심스럽게 나누어낼 때에 비해, 이씨는 콘돔을 까발릴 때처럼 껍질을 익숙하 게 벗겨나갔다. 오징어 껍질을 벗길 때처럼 얇은 피막이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 새란 날짐승은 원 래 필요 없는 살점이 없지만, 꼬마물떼새의 경우는 얇게 싸발린 대흉근 안쪽에 용골돌기가 불거 져 나와 있었다. 박피를 끝내자 껍질 벗긴 새 몸통은 누가 보아도 무슨 살덩이인지 알아볼 수 없 는 형체로 변하고 말았다. 이씨는 새 몸통을 도마 옆으로 던지고 껍질 안쪽을 하늘로 보게 도마에 펴 놓았다. 이씨는 아비산 액을 묻혀 안면에 칠했다. 그 일이 끝나자 이씨는 이제 새 대가리를 쥐 고 박피할 채비를 차렸다.


산업현장에서 사용자들이 그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행하는 반환경적 작태 역 시 그러하 다.

더불어 이러한 모습에 좌절한 병국이  선술집에 다다랐을 때 듣게되는, 아 버지와 친구분과의 대화는 병국의 심정만큼이나 비 관적이 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환경, 즉 생명에의 관심과 통일에의 염원이 같은 뿌리에 닿아 있음 을 암시 하는데, 통일이란 새벽같이 올 거라고 믿고 있는 실향민과 돌아올 도요새에 대한 염원을 놓지 않 는 병국의 희망이 마무리 부분에 결합되어 있는 것이다.



「. . . . . . 그러나 어김없이 새, 새벽은 찾아오지요, 이 고비만 넘기면 토, 통일 은 그렇 게 찾아옵니다. 설령 내가 죽을 때까지 고향 땅 못 밟는다 해도 아들놈은 바, 반드시 이 아 비 뼈 를 거기다 옮겨 묻어줄 거예요.」


바다와 하늘은 잔광마저 어둠에 묻혀 지워졌고 멀리 장진포 쪽 등대만이 빤하게 불을 켜 고 있었다. 병국의 눈앞에 홀연히 한 마리의 도요새가 날아올랐다. 도요새의 유연한 비상 은 날개 를 아래위로 움직여 나는 날개치기 비행이 아니었다. 날개를 펼친 채 기류를 이용하여 나 는 돛 역 할의 비행이었다. 맞바람 상승 기류를 타고 동그라미를 그리며 공중 높이 올라갔다 바람 을 옆으 로 받아 활공으로 미끄러져내리는 율동이 눈앞에 잡힐 듯 떠올랐다..

「도요새야, 너는 동진강 하구를 떠나 어디에 새로운 쉼터를 개척했니?」

             ;              ;              ;              ;              ;              ;    - 끝 -


토론주제 :

▷ 공업의 발전은 필연적인가?

▷ 환경친화적인 산업의 방향은?

▷ 보편적인 의미의 ‘발전’이란 어떠한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가?

▷ 현재 이루어지는 환경보호 정책, 국민적 인식은 어떠한 정도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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