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입담의 비결은 스크랩이죠"

"하루라도 신문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쳐요."
 
연예가 최고의 입담꾼 김제동의 성공 뒤에는 매일 신문을 스크랩하는 꼼꼼한 정보수집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4개 이상의 신문을 보며 만들어낸 스크랩북이 벌써 10여권에 달할 정도다.
 
겉보기와는 다른(?) 섬세한 버릇은 군복무 시절에 생겼다. 문화선전부대에서 18개월간 복무한 김제동이 당시 맡은 역할은 사회자. 매일 5개 신문 사설의 논조를 녹음기에 담아 다시 듣는 훈련을 받았다.
 
"같은 사안에 대해 신문마다 다른 의견을 갖고 있잖아요. 무척 재미있더라고요. 그 버릇이 여태껏 남아 매일 아침마다 신문기사를 오려요. 경제는 잘 모르고 대부분 사회·정치·문화에 관심이 많아 제 생각을 적어놓기도 합니다."
 
신문 스크랩에 얽힌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다. 김제동은 잘 알려진대로 야구선수 이승엽과 두터운 친분을 쌓아왔다. 이승엽의 신인시절부터 신문 스크랩을 해온 김제동은 당시 그 위에 "죽기 전에 한번 만나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적어놓았다고 한다.

그는 최근 이승엽에게 스크랩된 과거의 기사를 보여줬다. 이승엽은 "이런 기사가 난 줄 몰랐다"며 무척 즐거워했다. 지난 1일 일본으로 출국한 이승엽은 자신이 지니고 있던 건강팔찌(사진)를 선물했고, 이에 김제동은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며 멋쩍은 듯 미소를 지었다.
 
신문뿐만이 아니다. 책에서 얻는 명언은 모두 기억해 머리 속에 담아둔다. 심지어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 붙어 있는 '오늘의 말씀'도 기억해 둔다. 그의 팬들이 인터넷 팬카페에 정리해둔 '김제동 어록'은 이런 노력에서 나온 산물이다.
 
"사실 제가 생각해낸 이야기는 30% 정도예요. 나머지는 훌륭한 분들이 남겨 놓은 말을 제가 옮기는 것 뿐이죠. 그것을 정리한 팬들의 어록이기도 하고요."
 
"IQ 128이 제일 높게 나왔던 수치였다"는 김제동은 "기억력이 좋은 것이 아니라 버릇이 된 것일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김호은 기자 hekim@hot.co.kr
굿데이   2003-11-04 10: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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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거울 2004-09-20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그만 사람이 정말 알토랑 같이 사네요. 역시 그 입담은 근거 있는 입담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