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부터 멀다
칸칸마다 밤이 깊은
푸른 기차를 타고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년이 걸린다
- 서정춘(1943~ ) '竹篇(죽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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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시를 만났을 때 머릿속이 시원하다못해 팔뚝에 소름이 돋도록 경이로웠다.
자연을 대상으로 노래한 시는 크리스탈처럼 투명하다고 느껴진다.대나무의 마디 마디를 칸칸이 나뉘어진 기차로 본 것이 참 신선하다. 푸른 대나무를 보고 누가 기차로 볼 수 있을까. 순수한 시인의 눈이 아니고서야 어찌.....
눈 앞에 푸른 바람 이는 대나무숲이 순식간에 수학여행가는 아이들을 가득태운 기차로 바뀌는 듯하다. 아..나도 그 푸른 대나무 기차를 타고 아름다운 마을로 가고 싶다. 100년에 한 번 핀다는 대나무꽃이 핀 마을로.
좋은 시에 좋은 노랫꾼 장사익이 노래를 부르니 한결 시가 산다. 흔히 시를 망치기 쉬운데, 음악과 노래하는 이가 시와 잘 어우러진다.
좋은 시를 만나면 이렇게 행복하다.^^
/2004. 9.7.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