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쓰는 방학일기 사계절 저학년문고 19
박상률 지음, 김유대 그림 / 사계절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가장 곤혹을 치르는 방학숙제가 일기이다. 아이들은 방학동안 느슨해진('게을러진'이라고 굳이 표현하고 싶지 않다)생활때문에 날마다 일기쓰기가 어렵다. 개학 앞두고 밀린 일기를 몰아쓰는 풍경은 우리집 아이들만의 일은 아닌 듯 하다.

여기 이야기 속의 슬기와 슬민이는 깜찍하게도 그 일기를 미리 쓴다. 슬기와 슬민이의 엄마는 방학이 무작정 쉬는 시간이 아닌 부족한 과목을 따라잡고 실력을 쌓을 적기라고 여긴다. 그래서 아이들이 가고싶어하는 시골 할아버지댁에 보내 주지 않겠다고 한다. 지난 겨울, 시골에서 마음껏 놀았기 때문에 아이들은 다시 가고 싶어하고, 바로 그 이유때문에 엄마는 보내주지 않으려는 것이다.

이 책 속에는 박상률의 동화 다섯편이 있다. 작가 특유의 유머감각이 있는 개구장이같은 작품들이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의 마음을 낱낱이 잘 헤아려 준다. 마치 철없는 아이들 눈높이로 작가는 주절주절 쏟아내는 것 같지만, 같이 읽는 어른들 마음에 오래 남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이다. 바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자연스럽게 지적하는 점이다. 슬기엄마의 모습에서 성적지상주의와 학원열풍을 보여주고, 이웃의 어려움을 방관하는 냉정한 세상에 대한 비판도 있으며 이 책 외에 작가의 다른 작품 "내 고추는 천연기념물"에서도 포경수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짚어 준다. 그러나  따뜻하고 바른 아이들을 등장시켜 이야기가 모나지 않게 처리되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동화는 아이와 함께 부모님이 보는 책이다. 이 책도 초등학교 2학년 정도의 어린이와 엄마가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아이는 재미있게, 엄마는 반성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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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4-09-01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문고에서 본 책이네요..제목만 보고...다음에 빌려다 주어야지 했답니다..일학년인 우리 아들이겐 아직 벅찬듯해서요..다음에 빌려다 읽어봐야겠네요..

진주 2004-09-03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왜 2학년에게 추천했냐면요, 겨울방학에 대한 경험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