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아저씨 결석하다 - 저학년이 좋아하는 책 14 저학년이 좋아하는 책 14
초록손가락 지음, 권현진 그림 / 푸른책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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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붕어빵 아저씨 결석하다'에는 초록손가락 동인 열 명이 시를 써서 엮었다. 十人十色이라고 했던가. 시인마다 말투가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다.  각기 제 고운 빛을 내는 무지개처럼 시맛이 아롱다롱 다르다. 특히 박혜선 시인의 요즘 아이들(또는 도시아이들)의 삭막한 환경에 대한 풍자적인 시가 기억난다.

박혜선의 "부럽다 리모콘"

퇴근하신 아빠 / 소파에 앉아/ 리모콘을 찾는다.//

도돌도돌 튀어난 숫자들 / 아빠가 엄지 손가락으로 / 누룰 때  마다/

-네 네 네 네. / 화면도 착, 착, 바꿔 주며 말도 잘 듣는다.//

숙제를 하다 말고 / 아빠를 쳐다본다//

-니네 아빠 손 / 얼마나 따뜻한지 모르지?//

-너, 아빠 품에서 / 잠 든 적 있어?//

으으으~/ 손바닥만한 게 / 아빠 옆에 짝, 달라붙어 / 날 놀린다

아이들이 생활 중에 겪는 일을 어떤 시인은 흥미진진 놀이처럼 다루었고, 어떤 시인은 곱고 따스한 눈빛으로 바라 보았다.표제작 "붕어빵 아저씨 결석하다"하다를 쓴 최윤정의 동시들은 온정을 잃지 않은 고운 심성을 노래했다. 하교길에 학교담장 근처엔 코흘리게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붕어빵 아저씨가 어디에나 있는 모양이다. 500원으로 두 마리나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시 속의 화자인 한 어린이는 매일 친구 옆에서 얻어먹기만 해서 그게 미안했다고 한다. 용돈을 모아 붕어빵을 사먹으러 갔더니 그날 따라 붕어빵 아저씨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보통 아이들 같으면 먹고 싶었던 붕어빵을 못 먹어 아쉽다거나, 속상하다고 할텐데 아이는 붕어빵 아저씨를 걱정하는 것이다. 혹시 아파서 못 나오신건가 하며.

30센티미터 자를 산 까닭도 재미있는 시이며(신형건). 봉숭아 꽃잎((이혜용)은 어른인 내가 보아도 한눈에 반할 만한 시이다.'저학년을 위한 동시'라고 언급되어 있지만 누구든지 읽을 수 있다. 저학년까지 수용할 수 있다는 말로 해석하고 싶다. 아이들이 시를 가까이하고 사랑하는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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