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는 낡은 전축과 레코드판이 빽빽하게 꽂혀 있었어. 그런데 전축에는 먼지 하나 없이 말끔하더라고.나중에 알았는데, 할머니가 하시는 일이었어.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나는 레코드판을 한 개, 두 개 빼 보았지. 그러다 카라얀 그림이있는 판을 보았어. 카파얀은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노을빛 같은 배경으로 꿈꾸는 듯한 표정이었어. '운명'교향곡이었지. 낡은 전축에 레코드판을 올려놓았어.

"바바바......바."

나는 누워서 레코드판이 돌아가는 걸 보고 있었지. 집채만한 파도가 덮치는 것만 같았어. 가슴이 '쿵쿵' 뛰었지. 그런데 밀물처럼 부드럽고 향기로운 소리가 뒤이어 다가오는거야. 내 속에는 파도처럼 출렁거림이 일었어. 나도 모르게 눈물이 괴더군. 내가 구석방을 처음 만난 날이야.



-김춘옥의 '작은 나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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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교향곡을 처음 들었던 것이 언제였을까? 아마도 오늘 공부한 아이들 또래였을 듯 한데......아이들 눈높이로 옛날의 내가 느꼈던 느낌을 생각하며 함께 . -2004. 8. 23. 5학년 은꼼팀/ 讚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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