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뇌의 80%이상이 망가졌던 우리 아버지,
그래서 방금 종종 썬 찐빵을 우유에 적셔 친히 맛있게 드셨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곤
빈 그릇을 보며, 이게 뭐냐,고 물으시던,
우리 아버지.
"아부지, 어느 부분이 제일 마음에 와닿으세요?" 한 달만에 주기도문 풀이를 끝내고 그렇게 묻자, 아버지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한참을 생각하시다가, ....그럼 다시 천천히 읽어줘보래이~, 하셨다. 그래서 나는 또박또박 낭송하였고 아멘- 소리 끝나기 무섭게 아버지는, 거기!,를 외치셨다.
거기! 그,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그 부분이데이~사람이마, 양심이 있어야 하닝기래이~
아무리 신이 사람 죄를 다 용서해준다꼬는 하지마능
지는 남을 쪼맨치도 용서하지 못하면서
용서 운운 케쌓는 것은 낯짝도 없는 짓이제이....
하셨다. 그때 나는 대단한 걸 아는냥 학자이셨던 아버지 앞에서 까불었지만 아버지는 나한테 유언을 하신 것이다. 믿는다고 성경책보만 끼고 교회 마당만 밟지 말고 신자가 되라고. 하나님 말씀을 아는 것으로만 끝내지 말고 진심으로 깨닫고 진정으로 실천하라고. 나는 진정 신자가 되었는가? 말씀을 배운지 수십년이 지나가는데 아직도 나는 내게 고까운 말 한 마디에 가슴 아프다고 누군가를 용서치 못하고 있지는 않는가?
20110326ㅌㅂㅊ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