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민들레처럼
김녹촌 / 지식산업사 / 1997년 7월
평점 :
품절


어린이의 손으로 직접 쓴 글을 만나면 두 가지의 기분을 느낀다. 첫째는, 지도한 선생님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아 아이답지 않은 데서 느끼는 씁쓸함이다. 어른이 원고를 수정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글짓기지도를 잘 못 받은 탓인지 어린이 답지 못한 글이 많다. 어린이 글이 어린이 글 답지 못한 것은 순결을 잃어버린 것 같아 씁쓸할 수 밖에......

그러나 서툴기는 해도 아이들의 손때가 그대로 묻은 글을 만나면 가슴이 찡해온다. 누군지도 모르지만 글쓴 아이가 귀엽고 정겹게 느껴진다. 쓸데없는 말장난도 없고 거짓으로 쓴 흔적이 없으면 그 아이가 글짓기 지도를 잘 받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아이들의 글짓기는 못땐 곁가지만 무성해서 미운 글이 되고 마는데 참 가슴아픈 일이다.

이 책을 엮은 김녹촌 선생님은 오랜 교직 생활 중에 아이들에게 글짓기를 지도해 오신 분으로 정직한 글을 쓰도록 지도해 오신 훌륭한 분이시다. 이오덕선생님만큼 정직한 글을 강조하시는 분이다. 애석한 것은 누구나 주위에서 이렇게 좋은 선생님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최선이 없으면 차선을 택하라고 했던가? 좋은 선생님을 만날 여건이 안 된다면 좋은 '본보기(모델)'를 보고 배울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또래의 글들을 본보기삼아 배울 수 있다.

알라딘에서는 초등학교 5,6학년 책으로 분류를 해 놓았지만 3학년부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글은 4학년 아이들이 쓴 글부터 수록되어있고 3학년 아이들이 읽어 충분히 공감할 이야기이다. 5,6학년용으로 분류된 것은 이 책의 편집상태 때문인가 싶다. 삽화는 별로 없이 빽빽하게 글자가 실려있다. 내가 책을 만든다면 좀 더 눈이 편하게 배치할텐데....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친구들이 쓴 수더분한 글에 재미를 붙여 잘 읽는 것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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