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불 장군과 작은불 왕자 아동문학상 수상작가문고 8
송재찬 지음, 장은주 그림 / 문공사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똑똑한 아이가 되길 바라기 보다는 마음이 고와지길 더 바란다. 그리고 옳바른 가치관이 정립되어 참다운 용기를 가지기를 바란다. 아이가 앞으로 자라나면서 지식의 폭을 넓혀 나가는 것은 그리 힘들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나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 할 세상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는 것은 자라나는 매 순간마다 느끼며 배웠으면 좋겠다.

이 책은 유치원을 졸업하여 '학생'이라는 타이틀을 처음 달게 되는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이 때 나는 딱히 1학년이니 2학년이니 하면서 숫자적인 경계는 넣지 않고 싶다. 단지 부모와 사회의 무조건적인 보살핌의 요람에서 벗어나 '학생'이라는 신분을 자각한 시기를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즉, 스스로 유아기를 벗어나 학생이 되었다는 것을 은연 중에라도 느낀 아이라면 이 책은 그에게 좋은 안내자가 될 것이다. 단순히 공부만 배우러 학교에 가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 가서 친구들을 대할 때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를 미리 준비를 하게 하는 책이다. 3, 4 학년이 되도록 친구를 깊이 사귀지 못하고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아이가 있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다)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주제는 심오하고도 숭고하다. 작고 아름다운 섬나라에 도둑떼들이 처들어와 횡포를 부리고 약탈하는데 섬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한다. 그들은 미움도 모르고 싸움도 할 줄 모르는 착하기만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무기를 휘두르는 도둑떼에게 대응한다는 것이 겨우 주먹만한 돌덩이만 던질 뿐이다.

이 때 이 섬사람들을 구원하는 인물이 있었으니! 그는 다름아닌 평소에는 두 눈을 감고 다니는 '큰불'라는 사람이었다. 섬사람들은 그저 그가 두 눈이 먼 장애인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그런 그가 섬을 구출하고 도둑떼를 물리친다. 그에게는 신체에 엄청난 비밀이 있었다. 눈을 뜨면 불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번 불을 쓰고 나면 죽고 만다. 일생을 눈을 감고 지내다가 섬사람들을 위기에서 구출하기 위해 눈을 떠고 불을 사용한 '큰불'은 숨을 거둔다.

독서 수준이 앝은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라고 할지라도 책 한 권을 읽는 데 그다지 힘들진 않다. 기승전결의 형식으로 흥미진진 하게 펼쳐지는 이야기에 빠지다 보면 어느새 책 한 권을 다 읽을 것이다. 집중력이 부족하고 산만한 아이였다면 스스로도 놀랄 만큼 한 권을 다 읽을 때 까지 손을 떼지 못하게 한다. 책읽는 재미와 감동, 그리고 두꺼운(아이들 수준에서, 110P) 책을 다 읽었다는데서 성취감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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