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

나쁜 어린이표 - 웅진 푸른교실 1, 100쇄 기념 양장본 ㅣ 웅진 푸른교실 1
황선미 글, 권사우 그림 / 웅진주니어 / 1999년 12월

획일화된 교육의 현장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을 그렸다. 나도 학창시절을 통해 그런 억울함은 있었고 지금 우리 아이들도 학교에서 같은 억울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이 책을 만나 기쁜 것은 아이의 입장에서(즉, 억울함을 당한 약자의 입장에서)제 목소리를 내었다는 점이다. 건우는 문제아이거나 나쁜 어린이가 아닌데도 선생님이 만든 제도하에서 그만 나쁜 어린이표가 붙은 아이가 된다. 이런 경우에 현실에서 우리는 그저 '운이 없다' '찍혔다'라고 하며 얼른 학년이 바뀌어 선생님이 바뀌기만 기다릴 뿐이다. 그러나 그 한 해 동안 위축되어 학교생활을 할 아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렇다고 여기에 등장하는 선생님을 무조건 나쁘게 몰아 부칠 수도 없다. 지나치게 성과급제도가 만연한 사회에서 '나쁜어린이표'와 '착한 어린이표'는 자연스럽게 발상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사람의 교사가 맡는 학급 학생수가 많은 열악한 교육 환경탓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 성적도 뛰어나게 하고, 개개인의 인격도 다치지 않게 세심하게 배려하기를 바라는 것은 힘들 것 같다. 부모가 언제까지나 따라다니며 보살펴 줄 수 없기에 이러한 상황에 우리아이가 직면한다면 스스로 이겨낼 수 밖에 없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은 억울함도 풀 수 있고 부당함을 당했을 때 자기 힘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용기를 가질 것이다. 선생님도 완벽하지 않기에 이해해 주어야 할 대상이며, 내 몫의 정당함을 스스로 찾는 용기를 굽히지 않기를 이 책에서 배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