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도둑/피테르 브뢰겔.나무에 유화
'정치가 부패한 것은 국민이 그만큼 부패했기 때문'
이라는 인용된 영국속담만 봐도 '어린이를 위한 이주헌의 주제별 그림읽기'라는 부제가 무색할 만큼 어린이 전용 책이 아니다. 그림에 대한 교양을 쌓고 보는 눈이 열리길 바라는 어른도 수용하는 멋진 길라잡이. '둥지도둑'은 새 둥지를 터는 도둑이 제 모자가 떨어지는 걸 모르고 있고 지나가는 사내는 그 것을 비웃지만, 남 비웃을 상황이 아니다. 한 걸음만 더 가면 시냇물에 빠진다는 걸 그는 모르고 있기 때문. 남의 어리석음을 비웃기 전에 나를 먼저 살피자는 교훈이 깃든 풍속화이다.
경찰의 찬송 / 레오니드 솔로마트킨. 캔버스에 유채
에고...어느 나라 할 것 없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무원 및 경찰의 부패상이란..쯧쯧. 한 상인의 집에 다짜고짜 들이닥친 경찰관 세명이 찬송가를 시끄럽게 불러고 있다. 여인은 듣기 싫어 아예 귀를 틀어막았고, 뒤탈이 무서운 상인은 지갑을 연다.
플랑드르의 속담 / 피테르 브뢰겔. 나무에 유채
아이와 함께 재밌게 감상할 수 있다. 윌리를 찾아라,처럼 해설에 해당하는 인물들을 구석구석에서 찾는 재미^^ 그림 속에 120여개의 속담이 담겨져 있는데 우리나라 속담과 비슷한 속담도 있고 속담내용도 재밌다. '돼지 배에 칼 꽂혔다'라는 속담은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되었다는 뜻이란다. 우리나라 속담도 이런 식으로 한 장의 그림에 담아보면 재밌겠다. 같은 재미를 주는 이 작가의 그림 '어린이들의 놀이'는 5학년인가 미술교과서에 실린 그림이다.
학교가 파하다 / 엘리자베스 암스트롱. 캔버스에 유채
흐뭇하고 정겨운 교실 풍경이다. 작은 시골 학교, 한 교실에 전 학년이 복닥대고 공부하다가 방금 막 학교가 파하는 싯점의 분주한 장면을 포착한 그림인데, 혼자 구석 의자에 앉아서 우는 남자애가 보인다. 아마도 수업시간에 장난쳐서 혼난 듯..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온화하고도 따스한 분위기를 만든다. 참 맘에 드는 그림!
목욕 / 메리 커샛. 캔버스에 유채
이 그림에 대한 이주헌씨의 해석이 아름다워 그대로 옮겨 본다.
'메리 커샛의 <목욕>은 고단한 일상의 순간으로부터 사랑과 행복을 끌어올리는 어머니의 모습' <<느낌이 있는 그림>>에서도 이주헌씨의 설명에 매료되었는데 이주헌씨는 그림을 보는 따스한 눈을 가진 사람이다.
볼가 강에서 배를 끄는 인부들 / 일랴 레핀. 캔버스에 유채
상상해보자. 무려 131.5 X 281cm의 거작으로 그려진 이 그림 앞에 선 기분을. 젖 먹던 힘까지 다 짜내어 배를 끄는 한 무리의 노동자들의 모습에서 전율이 느껴질 것 같다. 화가는 노동자의 얼굴에 고통과 괴로움만 담지 않고 자긍심 또는 근성도 표현하고자 했다. 비록 고된 육체 노동으로 생명을 이어나가지만, 어떠한 한계 상황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잃지 않으려는 투쟁의 의지를 느껴보자.
성난 백조 / 얀 아셀레인. 캔버스에 유채
이 새가 오리였다면 우리는(아들과 나)그림을 보자마자 웃음보를 터뜨리지 않았을 것이다. 고니라고 하면 우아하고도 고고한 자태를 연상시키는데, 어째서 이 고니는 이렇게 화가 났을까. 깃털이 날리며 푸드득거리고 버티고 선 두 발. 무서운 부리. 고니를 이렇게 성나게 만든 건 알을 훔치려는 개 때문이다. 알은-홀랜드(네덜란드)를, 개는 국가의 적, 고니는 네덜란드의 위대한 영웅인 요한 데 위트의 직함인 국무장관이라는 글씨가 그림에 씌여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