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나무 틈으로부터, 집에 있나 하고 들여다보니, 미케코는 설날이라 새 목걸이를 달고 얌전하게 툇마루에 앉아 있다. 그 잔등의 동그스름한 모양새가 형언키 어려울 정도로 아리땁다. 곡선미의 극치라 하겠다. 구부러진 꼬리의 곡선, 발을 꺾고 앉은 품, 나른한 듯 귀를 이따금 쭈뼛거리는 모양 등등, 도저히 형언할 수가 없다.
더구나 햇볕에 잘 드는 곳에 포근한 듯 얌전히 대령하고 있는지라, 신체는 정숙 단정한 태도를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벨벳도 못 당할 정도로 매끄러운 온몸의 털은 새봄의 햇빛을 반사하여, 바람이 없음에도 살랑살랑 움직이는 것만 같다.
나는 얼마 동안은 황홀하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이윽고 제정신을 찾음과 동시에 나직한 소리로, "미케코, 미케코" 하고 부르면서 앞발로 손짓 (발짓인가?) 했다.
미케코는 "어머, 선생님" 하고 툇마루를 내려선다. 빨간 목걸이에 달린 방울이 짤랑짤랑 울린다. 옳아, 설을 맞아 방울까지 달았구나, 참 좋은 소린데, 하며 감탄하고 있는 동안에 내 곁에까지 와서, "어머, 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고 꼬리를 왼쪽으로 흔든다. 우리들 고양이 족속 사이에서 서로 인사를 할 땐, 꼬리를 막대기처럼 곧추세워서, 그걸 왼쪽으로 빙글 돌리는 것이다.
<나쓰메 소세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문학사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