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아프단다 

                               

나는 늘 사람이 아팠다
나는 늘 세상이 아팠다
아프고 아파서
X-ray, MRI, 내시경 등등으로
정밀진단을 받았더니
내 안에서도 내 밖에서도 내게는,
나 하나가 너무 크단다,
나 하나가 너무 무겁단다

나는 늘,
내가 너무 크고 무거워서,
잘못 아프고 잘못 앓는단다

나말고 나만큼 나를 피멍들게 한 누가 없단다
나말고 나만큼 나를 대적한 누가 없단다
나말고 나만큼 나를 사랑한 누가 없단다
나말고 나만큼 나를 망쳐준 누가 없단다
나말고 나만큼 내 세상을 배반한 누가 없단다

나는 늘 나 때문에 내가 가장 아프단다.

詩 : 유안진



올 한 해 잘 견뎌준 나, 내년에도 잘 해보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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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巖 2004-12-31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 참 잔잔하게 가슴에 와 닫는군요. 퍼 갑니다.

로드무비 2004-12-31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장하세요.

내년에도 우리 함께 잘 놀아보아요.

하나님의 축복이 듬뿍 내리길......^^

플레져 2004-12-31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오늘 이 시를 읽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로드무비님, 님의 우정 고마웠어요. 잘 놀자구요~ ^^

2004-12-31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05-01-01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퍼갈께요...참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