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하다뿐이었겄냐. 신작로를 지나고 산길을 들어서도 굽이굽이 돌아온 그 몹쓸 발자국들에
아직도 도란도란 저 아그의 목소리나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는 듯만 싶었제.
산비둘기만 푸르륵 날아가도 저 아그 넋이 새가 되어 다시 돌아오는 듯 놀라지고.
나무들이 눈을 쓰고 서 있는 것만 보아도 뒤에서 금세 저 아그 모습이 뛰어나올 것만 싶었지야.
하다 보니 나는 굽이굽이 외지기만 한 그 산길을 저 아그 발자국만 따라 밟고 왔더니라.
내 자석아, 내 자석아, 너하고 나하고 둘이 온 길을
이제는 이 몹쓸 늙은 것 혼자서 너를 보내고 돌아가고 있구나!

    <눈길, 중에서... 이청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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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2-03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소설..읽었었죠. 끝마무리 즈음에 찔끔 울었어요. 와와와!!! 오늘 눈 왔어요!!!

플레져 2005-12-03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님... 저두요, 많이 울었어요. 막...엄마 생각나서 전화걸고...ㅎㅎ
첫눈이 오셨으니 겨울은 시작된거지요? 괜히 짠해요.

▶◀소굼 2005-12-03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봤던 것...짠해지죠 정말..

반딧불,, 2005-12-03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님 전 왜 못봤답니까^^;;
그나저나 날이 춥군요.

mong 2005-12-03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소설 읽었는데~
다른 곳에서도 많이 써먹었죠 어머니 얘기
읽을때마다 눈물나던...

반딧불,, 2005-12-03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었을텐데 참..낯설군요.
이청준 화두 읽으면서 졸던 생각만 나는 것이^^;;

플레져 2005-12-03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굼님, 소금맛 나는 눈물이 흐르죠...
반디님, 화두는 최인훈 작품 아닌가요?^^;;
몽님, 저 명작을 지난 여름에 봤어요. 그 무더운 가운데에도 눈길이 선명하게 그려졌어요...

superfrog 2005-12-04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옴마나.. 저 사진, 저도 예전 페이퍼에 썼었지요. 2004년도에..^^

Phantomlady 2005-12-04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청준의 눈길.. 왜 나는 못 읽었을까.. 꼭 읽어봐야지.. ^^

blowup 2005-12-04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짝 얼었을 눈길을 디디고 식료품을 사러 가야 하는 상황이 걱정되는 걸요. 히히.

플레져 2005-12-04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붕어님, 어제 낼롬 주웠습니다~ ^^
스노드롭님, 올 겨울이 가기 전에 꼭이요~
나무님, 바람이 몹시 부네요. 장갑끼고 주머니에 손 넣지 마시고 조심히 다녀오세요 ^^

가시장미 2005-12-04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정말 사진이 예쁘네요. 눈이 내릴 때는 참 예뻤는데.. 담날은 너무 주워지는 것 같아요. 바람이 장난이 아닙니다. ㅠ_ㅠ 플레져언니~ 아직도 손이 많이 안좋으세요? 빨리 안쾌되시길!! 제가 언니를 위해 이벤트를 마련했습니다. 꼭 참여해주세요. 언니라면 맞춰주실수 있는 문제가 꽤 많으리라 예상하옵니다. ^-^* 헤헤

플레져 2005-12-04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미야. 바람 분다. 문 닫았지?^^

2005-12-04 15: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레져 2005-12-04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저 부분은 모두의 가슴에 박힐 수 밖에 없지요...ㅠㅠ
켈님, 그럴게요. 저는 최근에 와서 이청준님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같이 친해져요 ^^

어룸 2005-12-05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637373

플레져 2005-12-05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3, 투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