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나는 아무의 제자도 아니며 누구의 친구도 못된다. 잡초나 늪 속에서 나쁜 꿈을 꾸는 어둠의 자손, 암시에 걸린 육신.
어머니 나는 어둠이에요. 그 옛날 아담과 이브가 풀섶에서 일어난 어느 아침부터 긴 몸뚱어리의 슬픔이예요 .
밝은 거리에서 아이들은 새처럼 지저귀며 꽃처럼 피어나며 햇빛 속에 저 눈부신 天性의 사람들 저이들이 마시는 순순한 술은 갈라진 이 혀 끝에는 맞지 않는구나. 잡초나 늪 속에 온 몸을 사려감고 내 슬픔의 독이 전신에 발효하길 기다릴 뿐
뱃속의 아이가 어머니의 사랑을 구하듯 하늘 향해 몰래몰래 울면서 나는 태양에의 사악한 꿈을 꾸고 있다.
詩 최승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