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나는 아무의 제자도 아니며
누구의 친구도 못된다.
잡초나 늪 속에서 나쁜 꿈을 꾸는
어둠의 자손, 암시에 걸린 육신.

어머니 나는 어둠이에요.
그 옛날 아담과 이브가
풀섶에서 일어난 어느 아침부터
긴 몸뚱어리의 슬픔이예요 .

밝은 거리에서 아이들은
새처럼 지저귀며
꽃처럼 피어나며
햇빛 속에 저 눈부신 天性의 사람들
저이들이 마시는 순순한 술은
갈라진 이 혀 끝에는 맞지 않는구나.
잡초나 늪 속에 온 몸을 사려감고
내 슬픔의 독이 전신에 발효하길 기다릴 뿐

뱃속의 아이가 어머니의 사랑을 구하듯
하늘 향해 몰래몰래 울면서
나는 태양에의 사악한 꿈을 꾸고 있다.

詩 최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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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5-11-09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악한 꿈....뜨끔
이 분의 시가 점점 맘에 들어요 ^^

물만두 2005-11-09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분 시가 한번 빠지면 중독성이 강합니다^^ 그림이 너무 좋군요^^ 퍼가요~

플레져 2005-11-09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님, 점점...차츰차츰...활활~~~ ^^
만두님, 전 만두님에게 중독된듯..캬캬~~

하이드 2005-11-09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뜨거.

이리스 2005-11-09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나침반님의 의견에 한 표! ㅎㅎ

2005-11-09 1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레져 2005-11-09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스하이드님, 언넝 내려놓으세요 ^^;;
행복나침반님, 그런가봐~요~ ㅎ
낡은구두님, 한 표 더!
속삭님, 고마워요. 고쳤어요 ^^

비로그인 2005-11-09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름 말구 심야전기 때자는 공익광고포스턴가요. 흐흐..다리 김돠, 부럽삼=3=3

미네르바 2005-11-09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를 읽다가 문득 플레져님의 시집리뷰를 읽고 싶다는 충동이... 시집 리뷰도 써 보아요. 시집 리뷰만큼은 결코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닌 것 같아요. 저는 평생에 시집 리뷰는 꿈을 못 꾼다니까요. 최승자님에게 빠져 계시는군요.^^

플레져 2005-11-09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님, 달을 보며 소원 빌자는 대보름 공익광고 포스터로도 쓰입니다. 흐흐... 긴다리, 저두 몹시 부럽구만요.
미네르바님, 리뷰 쓴 지 넘 오래되서... 조만간 한 편 쓰긴 써야할텐데요 ^^

가시장미 2005-11-10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뱃속의 아이가 어머니의 사랑을 구하듯
하늘 향해 몰래몰래 울면서
나는 태양에의 사악한 꿈을 꾸고 있다.

너무 애절하게 와 닿는데요? ^-^
떠오른 노래 한곡이 있어서...


 Angel, Sarah Mclachlan



플레져 2005-11-10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훗~ 장미, 고마워 ^^

icaru 2005-11-10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최승자 님의 시에 플레져 님의 마음이 꽃혔군요!!!

플레져 2005-11-10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님~ 그런가봐요~ ^^

2005-11-11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1-10 2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1-12 0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1-14 0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