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학교 시민교육
김헌숙 지음 / 땅에쓰신글씨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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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신도 영국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이자 영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두 아들의 엄마로서 바라본 영국의 학교교육이다. 저자의 글솜씨가 유려하면서도 편안해서 이야기 듣는 것처럼 편하게 영국의 교육의 전반적인 내용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장점은 영국의 교육을 하나의 교육제도로서가 아닌 하나의 가치체계를 통해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저자가 책의 초반에서 교육에 대한 견해를 밝힌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민족혼'과 '인류 보편의 가치'라는 두 기둥을 교육의 정신으로 곧추 세우는 것이 교육을 올바르게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여긴다.'

실제로 영국의 공립학교에 5년 이상을 다닌 두 아들의 학부모 입장에서 책이 쓰여져서인지 보다 현실적이고 객관적이다. 저자는 때론 한국아이들에 비해 너무 노는 것만 같은 아이들에 대해 우려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스스로 배우려고 하는 아이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영국의 교육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갖게 된다. 얘기를 듣다보면 참 부럽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것일수도 있지만 바람직한 부분이 눈에 띈다.

...책의 맨 뒷부분에는 아이의 성적에 대한 평가서와 학습지, 시험지의 예를 부록으로 싫고 있다. 제시된 간단한 예만 봐도 영국교육이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생각하는 힘'이란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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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예린이 꿈꾸는 학교 반쪽이가 그린 세상 반쪽이 시리즈 7
최정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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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이 아저씨를 알게 된건 꽤 오래전의 일이다. 아저씨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도 만화를 그리고 계셨다. 재작년엔가 우리집에서 정기구독하는 요리잡지에 아저씨가 나왔다. '부엌'에 관한 특집기사에 아저씨가 직접 꾸민 주방이 소개됐다. 부엌에서 쓰이는 자잘한 도구에까지 정성과 노력을 쏟는 사람이라니..아저씨가 참 재미있는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이 만화는 매 쪽마다 비슷한 구성에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고만고만한 일들을 그리고 있다. 그렇지만 그 일상에 반쪽이 아저씨와 부인 변재란씨, 그리고 하늘에서 내린 예쁜 딸이라는 뜻의 하예란이 주인공으로 들어가 있다는 점이 이 만화가 다른 만화와는 다른점이라는 것이다.

아저씨는 가정에서의 가사분담을 실천하면서 평등부부상을 우리사회에 보여주신 분이다. 그렇지만 아저씨도 매번 밥을 하는 일이 쉽지는 않으신 것 같다. 그런 모습이 오히려 솔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더욱더 친근하다. 추석때 듣기 싫은 말에 대한 만화는 정말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무엇보다 만화의 중요한 요소인 그림은 참 수수하다. 그래서 책을 보다가 남자가 2명 이상 나오면 누가 반쪽이 아저씬지 헷갈리기도 한다. ㅡ,.ㅡ; 그런데 어질러져 있는 방에 쌓인 물건들을 그린 그림은 평소에 청소 안하는 나도 어쩜 이렇게 지저분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명장면들이다.

어쨌든 지금도 반쪽이 아저씨는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가족들을 위해서 식사도 준비하시고 집안에 필요한 물건들도 직접 뚝딱뚝딱 만들고 계시겠지? 아저씨의 활동이 더욱 널리 알려져서 점점 더 많은 반쪽이 아빠들이 나온다면 우리 사회,,, 명랑사회 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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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것은 싫다
조홍식 지음 / 창비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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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후기에서 그는 이 책의 장르를 굳이 구분한다면 문화에세이라고 했다. 문화에 대한 포괄적이고 전반적인 지식과 상상력, 동시에 치밀한 논리적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자책하면서 말이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나서 저자의 후기를 보았다. 이 책 자체에 신뢰가 생겼다. 프랑스의 모든 것에 대해 진지한 고민 끝에 쓰여진 책이란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수백의 미묘한 향취의 조합의 결정체인 향수가 제조되는 나라답게 프랑스 사회는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나라이다. 각자의 개성이 다른 프랑스를 통치하는 지도자의 일이 가장 어려울 것이라는 우스갯 소리도 있듯이... 지난 여름, 인상깊게 본 프랑스 영화 '타인의 취향' 역시 그러한 개인의 취향에 관한 영화이다. 그러나 프랑스에서의 취향이란 것은 단순한 기호를 넘어서서 인간에게 부여되는 하나의 권리와도 같은 것이다.

'프랑스는 결코 실용주의적이거나 상황과 경우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난 나라가 아니다. 프랑스는 이성에 의해 합리적 원칙을 세워놓고 정열적으로 이를 추진하는 나라이다. 설사 이러한 원칙을 추진하는 것이 자국에 손해가 되더라도 말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위에서 저자가 말하는 것에 비출때 그러한 취향은 인간의 보편성을 추구하려는 끊임없는 투쟁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다양성과 복잡함은 결국 하나의 목표를 향한 과정에서 나오는 것임을 깨닫자 프랑스 사회가 단지 과거의 문화적 유산에만 안주하고 있는 사회가 아닌 유럽의 지도적 위치에 오를 수 있는 나라중의 하나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내가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정치분야마저도 이 책은 간략한 역사의 설명을 통해서 흥미롭게 풀어나가고 있다. 어쨌든 이책을 계기로 나는 프랑스 사회를 계속 지켜보게 될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 책을 통해 한 사회를 들여다보고 많은 점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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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 없는 세상 - 제6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박현욱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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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장난기로 가득차 있는 소년이 주인공이다. 소년의 성장기라고 할 수 있겠다. 성인의 문턱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이 소년은 어떻게 하면 '여자친구와 한 번 자 볼까'하고 궁리한다.

소년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삼촌이다. 불완전한 소년을 이끌어주는 역할의 삼촌은 말하는것 하며 행동이 꼭 교과서에서 튀어나온 사람인 것 같다. 사실 삼촌은 박식한 지식으로 무장해서 주인공에게 나름대로 충고하는데 왠지 우스운 느낌을 지울수 없다. 삼촌 또한 완벽한 어른이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설정이 아닐까 싶다.

소년은 소설의 말미에서 소년일생 희대의 꿈을 쟁취하게 된다. 그러나 그가 꿈꾸던 완벽한 자유외에도 그를 따라오는 어떤 책임같은 것..이제 그 소년은 맘껏 상상해왔을 때만큼 더 이상 자유롭지만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왜 나는 여기서 정일의 소설 '아담이 눈뜰때'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가짜 낙원에서 잘못 눈을 뜬 아담처럼, 내 이브는 창녀였으며, 내 방은 항상 어둡고 습기가 차 있다. 어쩌다 책이 썩는 냄새를 없애려고 창문을 열면, 네온의 십자가 아래서 세상은 내 방보다 더 큰 어둠과 부패로 썩어지고 있다. 나는 내가 눈 뜬 가짜 낙원이 너무 무서워서 소리내어 울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알아버린 두 주인공의 시대를 초월한 공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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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 - 당당하게 느긋하게 합리적으로 살 줄 아는 영국사람들 이야기
전원경, 이식 지음 / 리수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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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라를 알기 위한 방법중 옛 문화나 역사를 공부하는 것도 있지만 이방인으로 현재의 그 나라에서 살았던 사람의 경험담을 듣는 것만큼 공감할 수 있고 흥미로운 방법이 또 있을까? 영국,,하면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다 비슷비슷할 것이다. 안개낀 날씨와 빅벤의 나라..곰털 모자를 쓴 근위병들.. 이런것들은 영국에 가지 않아도 매체를 통하여 충분히 알 수 잇는 것들이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라면 보통의 영국사람, 영국 생활에 대한 느낌을 갖을 수 있다.

저자는 영국사람의 성향에 대해 소개할 때 영국사람들이 무지무지 고집이 세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가장 먼저 이룩한 나라이면서 세습귀족제를 아직도 갖고 있는 나라이다. 현대 사회를 사는 사람들,,아니 자본주의의 중심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보기에 이 책에서 말하는 영국사람들은 참 이해가 안될 정도로 고집스럽다. 옛것을 바꾸기 싫어서 그냥 그 전통이 이어지는 영국사회는 하루라도 새것을 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소한 그런것들이 모여 우리가 '영국'이라고 규정지을 수 있는 것들, 또한 영국의 결코 밉지 않은 전통이란 것이 만들어진다고 볼때 우리나라에도 우리나라만의 고집스레 내려오는 무언가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것은 결코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비교할 때 느끼는 박탈감과 동경이 아니라 바람이다. 대단한 것이 아니어도 사소한 한 것에 목숨 건다고 손가락질 할지라도 말이다.

저자의 생활반경의 제약때문인지 몰라도 영국의 정치나 교육제도의 전반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없었지만 영국인의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던 것만이라도 큰 소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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