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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디자인하라
카림 라시드 지음, 이종인 옮김 / 미메시스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광고를 보고 더군다나 출근길 지하철 입구에서 나누어 주는 무가지에 실린 광고를 보고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이번이 처음이였다. 한 달간 본의 아니게 지하철로 한시간 반씩 이동하는 생활을 하며 꼬박꼬박 챙겨봤던 무가지 광고에 실린 깔끔한 표지에 이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따로 지면을 할애해서 소개하는 본인의 배경에 대해 카림 라시드는 이집트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알렉산드리아, 로마, 파리, 런던 등을 돌아다니다 파리에 살게 되었다가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하는 일상을 이어갔다고 한다. 이러한 경험이 자신의 디자인 감각의 토양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그는 그가 어렸을 때부터 몇시간이고 몰두할 수 있었던 일(스케치)을 할 수 있는 디자이너로서의 길을 걷기로 한다.
그가 나만의 인생을 디자인하라고 한다.
모 통신사 광고가 연상되는 그의 구호 'Live Love Work Play'에 따른 4-5가지의 주제에 따라 자신의 경험을 통한 철학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체크리스트로 나열하는 친절함을 발휘한다. 사실 여기 제시된 지침들은 여느 자기계발서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일수도 있지만 전세계 사람들의 일상에 파고들어 있는 다양한 생활용품을 디자인 하는 '카림 라시드'가 그것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이 내게 와닿았던 것 같다.
파슨스 디자인 대학원 (Parsons school of Design) 의 강사로 취칙했으나 대학당국의 요구대로 실제적인 디자인 방법이 아닌 이론과 철학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사흘만에 쫒겨났던 그의 이력이 이 책을 통해서 어김 없이 드러난다. 생활이 디자인이고 디자인이 곧 생활인 물심일여(物心一如) 의 세계에서 경계를 넘다들며 노니는 듯한 카림 라시드,,, 세상의 모든 것들이 끊임없이 변화한다고 보고 그를 통해 도(道)가 성립된다는 것을 주장한 만물일원론(萬物一元論)의 장자가 오버랩됬다는 것은 나만의 비약일까?
문득 그가 말하고 있는 '그의 철학이 집약된' 디자인 용품이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해서 그의 홈페이지를 찾아가 보았다. (http://www.karimrashid.com/) 본문 중 각 챕터 사이에 들어가 있는 화려한 그림들 사이에 상징적으로 보여지는 아이콘들 또한 홈페이지에 그다운 방법으로 구성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열린 눈, 코, 귀, 가슴, 그리고 감각적인 손끝... 을 갖고 현재를 즐기는 태도야 말로 우리가 삶의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는 필수조건이라고 말하는 그로부터 생동하는 기운과 용기를 얻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