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후기에서 그는 이 책의 장르를 굳이 구분한다면 문화에세이라고 했다. 문화에 대한 포괄적이고 전반적인 지식과 상상력, 동시에 치밀한 논리적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자책하면서 말이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나서 저자의 후기를 보았다. 이 책 자체에 신뢰가 생겼다. 프랑스의 모든 것에 대해 진지한 고민 끝에 쓰여진 책이란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수백의 미묘한 향취의 조합의 결정체인 향수가 제조되는 나라답게 프랑스 사회는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나라이다. 각자의 개성이 다른 프랑스를 통치하는 지도자의 일이 가장 어려울 것이라는 우스갯 소리도 있듯이... 지난 여름, 인상깊게 본 프랑스 영화 '타인의 취향' 역시 그러한 개인의 취향에 관한 영화이다. 그러나 프랑스에서의 취향이란 것은 단순한 기호를 넘어서서 인간에게 부여되는 하나의 권리와도 같은 것이다.'프랑스는 결코 실용주의적이거나 상황과 경우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난 나라가 아니다. 프랑스는 이성에 의해 합리적 원칙을 세워놓고 정열적으로 이를 추진하는 나라이다. 설사 이러한 원칙을 추진하는 것이 자국에 손해가 되더라도 말이다.'주목해야 할 점은 위에서 저자가 말하는 것에 비출때 그러한 취향은 인간의 보편성을 추구하려는 끊임없는 투쟁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다양성과 복잡함은 결국 하나의 목표를 향한 과정에서 나오는 것임을 깨닫자 프랑스 사회가 단지 과거의 문화적 유산에만 안주하고 있는 사회가 아닌 유럽의 지도적 위치에 오를 수 있는 나라중의 하나임을 확신하게 되었다.내가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정치분야마저도 이 책은 간략한 역사의 설명을 통해서 흥미롭게 풀어나가고 있다. 어쨌든 이책을 계기로 나는 프랑스 사회를 계속 지켜보게 될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 책을 통해 한 사회를 들여다보고 많은 점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