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끼나와에서 보낸 일주일은 슬프고 아프고 무거운 시간이었다.

오끼나와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그 오랜 상처와 고통이 내게로 스며들었다.

고급 리조트에 머물며 스노클링을 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같은 사람도 있는 거겠지.


고속도로를 달리는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시외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는 사람들 눈에만 보이는 미군기지. 버스 안에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무수히 많은 미군기지들. 오끼나와 사람들의 삶을 옥죄고 있을 지난한 시간들이 상상되었다.


일본 영토의 0.6% 밖에 되지 않는 오끼나와. 오끼나와현 땅의 20%가 미군기지이고 이는 일본에 주둔한 미군기지의 75%에 해당한단다. 그런데 다시 이땅에 또 새로운, 더 거대한 첨단의 미군기지를 세우겠다고 난리를 피우는 중이다. 오우라만을 메워 헤노코 기지를 만들겠다는 것. 1966년 미군이 꿈꾸던 기지는 50년이 지나도록 계속되고 있다. 


오늘 아침에도 헤노코 미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카누에 몸을 싣고 콘코리트를 바다에 때려 붓는 미-일 정부에 맞서 싸웠을 것이다. 아침마다 슈와브 캠프로 들어가는 차량을 막아서다 용역들의 손에 비명을 지르며 들려나왔을 것이다. 따가운 햇살 아래 저마다의 손에 든 항의 팻말을 들고 미군 기지를 돌며 구호를 외쳤을 것이다. 그리고 조촐한 점심을 먹고 캠프 앞 천막 안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얘기를 나누고 노래를 부르고 있을 것이다.


전쟁을 위한 땅이 아닌 평화의 땅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싸우고 있는 이들이 마침내 승리하기를 바란다.



후텐마 기지의 땅이 일부 반환되었을 때 그땅에 세워진 사키마 미술관. 이 경계 너머는 미군의 땅이다. 


헤노코 마을에 주둔한 슈와프 캠프 앞. 헤노코 신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이들이 달아놓은 파란 종이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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