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차별철폐대행진 행사가 진행되었다.
급하게 정리해야 하는 회계업무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가려는데 대표님의 호출. 해외지원사업에 대한 의견을 나누다가 혼자서만 한참 늦게 집회장소로 나갔다.
휑한 부산역 광장. 벌써 집회를 마치고 이른 저녁을 먹으러 갔단다.
식당으로 가서 밥을 먹고 다음 집회장소로 이동했다.
시간대별로 서로 다른 '차별'을 주제로 집회를 이어가는 중이었다. 

5시 30분, 남포동
교사, 공무원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인다.
수업을 마치자마자 부리나케 달려온 전교조, 공무원노조 활동가들이 피켓을 들고 홍보물을 나누주고 있다. 사람들은 쉽게 서명에 나서지도 않고, 열심히 홍보물을 나눠주는 사람들의 손길을 외면한다. 
소형 앰프를 켜고 거리를 지나가는 이들에게 호소한다.
"한나라당에 수백만원의 후원금을 낸 교사, 공무원들은 눈감아주고, 민주노동당에 월 1만원 후원그을 낸 교사 1365명, 공무원 수백명이 검찰에 의해 기소당했습니다. 공무원, 교사들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을 위한 서명운동에 동참해 주십시오."
*나라당이 너무 싫다며 노점상 아저씨가 서명하시더니 주변의 노점상 아저씨들을 죄다 몰고 오신다. 서명대 선생님들이 좋아하신다.
1시간여 서명운동을 벌인 후 다시 자리를 정리한다. 한진중공업으로 가기 위해서다. 

7시 30분, 한진중공업 맞은편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85호 크레인으로 그녀가 올라간지 300일.
300일 기념 문화제가 시작되었다.
300일을 기념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지를 계속 되묻게 된다.
모처럼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고, 노조원들은 반기셨다.
그러나 내일이면 다시 외로움 속에서 싸워야 할 그들.
찰나의 만남이 그들에게 줄 수 있는 작은 위로.
그게 지금은 전부인 것 같아 허허롭다. 

그녀는 지금도 85호 크레인에 위태롭게 서 있다.
그녀와 함께 천막에서 126일을 버틴 3명의 동지들.
그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포기하고 감옥보다 못한 저곳에서
끊임없이 이 사회를 향해 SOS 구조요청을 하는데도, 
계속 여기서 그저 바라보는 것 밖에 할 일이 없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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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1-11-03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차 희망버스가 선포되었더군요... 항상 같이하지 못하지만...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조금 덜 외로우실까요? 김여진씨가 김진숙씨와 통화하면서 울먹이던 모습을 보았더니 뭔가 울컥했습니다.. 300일을 넘어서다니...

rosa 2011-11-08 13:57   좋아요 0 | URL
일요일, 독일에서 온 활동가들과 영도를 방문했습니다. 그곳에서도 힘찬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시는 분.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 때마다 걱정입니다. 모두들 걱정하고 모두들 잘 해결되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저기 저 1%를 제외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