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이 너무 좋은 텍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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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전역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됐다.

세상은 어쨌든 변한다.

오랜 세월이 지나면 우리의 후손은 전혀 새로운

결혼제도(혹은 결혼이 아닌 그 무엇들)로 사회를

꾸려나갈 것이다.

나는 이성애자이지만 동성애자들이 하는 사랑과

이성애자들이 하는 사랑이 뭐가 다른지 알 수 없다.

어떤 사랑이든 사랑은 그 자체로 숭고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목소리와 연설은 언제들어도 멋지다.

 

"This ruling is a Victory for America"


"This decision affirms what millions of Americans already believe in their hearts. 

When all Americans are treated as equal, we are all more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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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미시령 창비시선 260
고형렬 지음 / 창비 / 200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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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형렬의 산문집<은빛 물고기>를 매우 감명 깊게 읽었다. 강원도 양양 남대천에 소상하는 연어를 소재로 한 서사 산문이었는데 하나의 소재로 그렇게 아름다운 산문을 써내는 작가가 또 누가 있을까? 삶과 생명에 대한 깊은 성찰과 사색의 결정이 응집된 고형렬의 산문 문장들은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얻기 어려운 문학적 희열을 제공한다.

 

 이번엔 고형렬의 시집 <밤 미시령>.

고형렬은 1979년 현대문학에 <장자>등이 추천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작가다.

이 시집<밤 미시령>에 수록된 시의 소재들은 평범하다.

그러나 시인이 형상화해낸 뒤의 그 평범한 소재들의 이미지는 독자들에게 전혀 새로운 차원의 이미지를 선사한다. <동물원 플라타너스>라는 시는 동물원에서 본 기린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사다리 같은 긴 목을 펼쳤다.

사과모양 입이 항문처럼 오물거린다.

그 주먹 안에 혀가 있어 잎사귀를 부드럽게 말아넣는다.

내 손바닥을 덥석 따 먹을 것처럼 친구 입은 벌레와 풀을 밟지 않는

발처럼 부드럽고, 고기를 모르기에 잎사귀들 네 몸에 얼룩얼룩 나타난다.

 

                                                                           -동물원 플라타너스-

 

 위의 시에서 시인은 기린의 작은 머리와 잎사귀를 따 먹는 기린의 입을 주먹과 사과, 항문에 비유해서 묘사하고 있는데, 사과모양 입이라는 형상과 항문처럼 오물거리는 근육의 물리적 운동이 기발하게 융합되어 나뭇잎을 먹고 있는 기린의 입을 재미있는 시각적 형상으로 이미지화하고 있다.

 

 덕분에 독자들은 시인의 독특한 사물 해석과 이미지화 덕분에 새로울 것 없는 기린에게서 전혀 다른 생명을 얻는데, 이것은 시를 읽는 독자들의 적지 않은 즐거움이다.

 

 또 마지막 행 “고기를 모르기에 잎사귀들 네 몸에 얼룩얼룩 나타난다” 라는 구절에 이르면 이 시인이 바라보는 평범한 한 마리 기린은 기린만의 개성을 초월하여 자신이 먹었던 잎사귀들이 몸에 얼룩얼룩 나타나게 되는 주와 객의 구분이 사라지고 윤회의 굴레를 벗어난 불교적 해탈자의 모습까지 보여주게 된다. 고형렬의 산문과 시 곳곳에서는 불교적 색채가 짙은 세계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시인의 詩心에 걸리는 것들은 다양하다. <메뚜기들 죽은 곳>의 가을 메뚜기 떼, <젖, 차양을 쳐주어라>의 어미 진돗개, <폐차 통지서를 받고, 서울 45라 4706>의 9년 된 프라이드 승용차 등..

 

 이 흔해빠진 사물들도 인드라망처럼 질기게 연결된 인과의 그물에서 시적운율에 맟추어 고형렬의 시세계에 등장한다. <메뚜기들 죽은 곳>이라는 시에서 시인은 시적 기본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메뚜기의 얇디얇은 겉날개와 속 날개를 “풀잎 누런 겉날개 한 벌, 연노랑 속치마”로 이미지화하고 있는데 이런 시적 이미지는 뇌리에 깊게 각인된다. 평범한 메뚜기 날개하나로 인해 정신이 풍부해지고 윤택해지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또, <젖, 차양을 쳐주어라>에서 시인은 유기견인 진돗개의 출산과 새끼를 향한 본능을 무심한 듯이 바라보고 있는데 유기견 어미견을 보살로 인식하는 시인의 시선은 무척 따뜻하다.

 

 그의 산문 속에 등장하는 영북지방(강원도 속초,양양 등지를 말함)의 풍경은 비록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지만, 작가의 문학적 역량으로 인해 매우 친숙한 또 다른 고향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누구라도 그의 산문과 시를 읽는 사람이라면 영북지방으로의 여행을 꿈꾸게 한다.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고향을 꿈꾸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작가가 바로 고형렬이다.

 

 그만큼 그의 시들이 자아내는 영북의 이미지는 사람들이 가진 보편적 감수성을 자극한다. 그의 시들이 부추기는 이 여행은 실현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아직은 계획에 불과하지만 그 여행이 성사되기까지 나는 영북지방의 아름다움과 유년의 눈부신 추억을 노래하는 고형렬의 글과 시들을 자양분처럼 의식에 간직하고 쌓아둘 것이다. 마침내 내가 언젠가 작가의 고향에 이른다면, 그동안 내가 쌓아왔던 자양분들은 비로소 그곳의 자연풍경과 온갖 사물에 녹아들어 그때 내가 바라보고 느끼는 모든 것들을 더욱 풍족하게 해주기를 기대한다.

 

ps: 이 글을 작성하고 2013년도 봄에 강원도 속초와 설악산 여행을 다녀왔다.

강원도 인제쪽에서 속초쪽으로 가려면 미시령을 넘어야 하는데 당시에도 미시령 터널공사가 완료되어 있었지만 고형렬의 시집<밤 미시령>을 접한 뒤라 터널이 아닌 미시령 옛길을 넘었다. 어차피 두 번 오기 힘들 곳이라는 생각에 미시령을 넘는 길을 택했는데 길은 험해 멀미가 나고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 타는 냄새가 진동했지만 미시령 정상(아마 황철봉 주변일 것이다)에서 바라보는 동해와 속초 전경은 환상 그 자체였다.

 

 동해쪽에서 외설악을 타고 올라오는 시린 안개를 온 몸으로 받으면서 동해를 바라본 느낌도 잊을 수 없다. 설악 소공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에 올라 바라본 외설악의 장엄한 능선들도 감동이다. 그 높은곳에서 떨어지는 토왕성폭포를 보고 있으면 세상에 이런 곳이 다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설악산과 금강산 곳곳에 숱하게 전해내려오는 신선, 선녀 이야기들이 왜 생겼는지 짐작이 간다. 서북능선과 대청봉쪽으로 올라 공룡능선과 광대한 동해를 조망하면 조개껍질같은 도시에서 아웅다웅하며 사는 인간의 삶이란 얼마나 하찮은 것인가..

 

나는 이쪽 설악, 속초쪽 동네가 너무 마음에 들어 나중에 돈이 많이 생긴다면 이곳에 정착하면 어떨까하는 짧은 생각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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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9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트라슈 2016-06-24 15:45   좋아요 0 | URL
나타샤 님 사연을 보니 파스칼 메르시어 소설<리스본행 야간열차>가 생각납니다.
한 권의 책이 인연이 되어 불같은 사랑을 찾아가는 아름다운 이야기..

저도 그 낙서의 뒷 이야기가 참 궁금하네요. 그런데 그렇게 갑자기 계정이 사라진 건 정말 무슨 사연이 있긴 있는 모양입니다. 아마도 미시령에 얽힌 사랑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그분과 계속 메일을 주고받았으면 <리스본행 야간열차>같은 또다른 아름다운 이야기가 탄생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사람의 삶이란 결국 무수한 사연과 이야기, 서사로 이루어지는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비밀댓글인줄 모르고 공개댓글로 달았다가 수정했습니다.~~)
 

 

 

 

2003년 봄, 대학을 졸업하고 직업을 구하기 위해 그해  봄내내 서울과 경기도를 전전했다.

3월초인가.. 아침햇살이 좋은 어느날 면접보러 가다 면접펑크내고 무작정 들어간 종로의 한 극장(현재의 서울극장 인듯)에서 조조로 본 영화  클래식

미래에 대한 불안에 떨며 심신이 지쳐있을 때였는데 영화도 좋았고 사운드 트랙도 너무 좋았다.  

영화 ost중에서 한성민의 <사랑하면 할수록>이 흘러나오는 장면에서 그만 눈물을 찔끔..

<사랑하면 할수록>외에도 자탄풍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도 눈물샘 자극하는 명곡들.. 

 

<사랑하면 할수록>,한성민

감상은 요기로..

https://www.youtube.com/watch?v=9iMU4cqrl5E

 

노을 지는 언덕너머 그대 날 바라보고 있죠 차마 말하지 못한 내 마음을 이미 알고 있었나요 왠지 모르게 우리는 우연처럼 지내왔지만 무지개 문 지나 천국에 가도 나의 마음 변함없죠 사랑하면 할수록 그대그리워 가슴아파도 이것만을 믿어요 끝이 아니란걸

 

<너에게 난, 나에게 넌>,자전거 탄 풍경

https://www.youtube.com/watch?v=5ysdHjaeGGU

 

너에게 해질녘 노을처럼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음-후회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나에게 넌 내 외롭던 지 시간을
환하게 비춰 주던 햇살이 되고
조그맣던 너의 하얀 손위에
빛나는 보석처럼 영원의 약속이 되어
너에게 해질녘 노을처럼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음-후회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나에게 넌 초록의 슬픈 노래로
내 작은 가슴속에 이렇게 남아
반짝이던 너의 예쁜 눈망울에
수많은 별이 되어 영원토록 빛나고 싶어
너에게 해질녘 노을처럼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음-후회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너에게 해질녘 노을처럼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음-후회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봤을 풋풋한 사랑의 추억들로

가득찬 너무나 아름다운 명작영화-클래식

 

<영화 클래식 명대사>

 준하가 주희에게

 

 창밖을 봐, 나뭇가지가 살며시 흔들리면

니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널 사랑하고 있는 거야.

 

귀를 기울여봐, 가슴이 뛰는 소리가 들리면

니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널 사랑하고 있는 거야.

 


눈을 감아 봐,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면

니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널 사랑하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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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신입생 때 늘상 귀에 이어폰을 꽂고 다니는 동기가

있었다. 무슨 노래를 듣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니 내 귀에

다가 이어폰 한쪽을 넘겨받고 들은 노래가 바로

 

메탈리카the unforgiven

 

이날 우리는 수업을 째고 508번을 타고 동부정류장으로

가서 포항행 버스에 올랐고 칠포해수욕장으로 가는 내내

이 노래를 들었다. 바닷가에서 둘은 대화도 없이

소주를 나눠 마셨다. 바람이 미친듯이 부는 5월말이었다.

 

노래 초반에 기타사운드 리듬과 드럼연주는 환상적이다.

메탈리카 노래중에 그나마 듣기가 수월한 곡.

 

감상은 요기로..

https://www.youtube.com/watch?v=Ckom3gf57Yw

 

The Unforgiven

New blood joins this earth
And quikly he's subdued
Through constant pain disgrace
The young boy learns their rules

With time the child draws in
This whipping boy done wrong
Deprived of all his thoughts
The young man struggles on and on he's known
a vow unto his own
That never from this day
His will they'll take away

What I've felt
What I've known
Never shined through in what I've shown
Never be
Never see
Won't see what might have been

What I've felt
What I've known
Never shined through in what I've shown
Never free
Never me
So I dub thee unforgiven

They dedicate their lives
To running all of his
He tries to please them all
This bitter man he is
Throughout his life the same
He's battled constantly
This fight he cannot win
a tired man they see no longer cares
The old man then prepares
To die regretfully
That old man here is me

What I've felt
What I've known
Never shined through in what I've shown
Never be
Never see
Won't see what might have been

What I've felt
What I've known
Never shined through in what I've shown
Never free
Never me
So I dub the unforgiven

You labeled me
I'll label you
So I dub the unforgi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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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6-18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8번은 제가 졸업한 대학교로 가는 버스였어요. 학교 수업 일찍 마치면 저는 508번 버스를 타고 동성로나 광장코아에 내려서 친구들과 술 마시고 놀았습니다. ㅎㅎㅎ

파트라슈 2015-06-18 11:08   좋아요 0 | URL
요즘도 508번은 여전히 그 노선으로 다니고 있던데요. 가끔 지나가는 버스보면 옛날 생각 나죠. 508번 노선 종점이 성서계대하고 대구대.. 아무튼 같은 버스 타고 다니신 분 보니 반갑습니다. 아마 과거 어느날 cyrus님하고 저하고 같은 버스 안에 앉아 있었던 적도 있을 겁니다ㅎㅎ